"여자들만 오세요."
여성전용파티 '피도 눈물도 없는 밤'이 오는 15일 늦은 7시 선유도 공원에서 열린다.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유영철 살인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여성들의 밤거리 되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마련된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과 노인들을 교묘하게 살해한 유씨는 "여자들 몸 함부로 굴리지 말라"며 살인의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전가시켰다.
대다수 언론은 한술 더 떠 그의 범죄행위가 가족 해체와 청혼 거절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에 따르면 여성들은 이혼을 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청혼을 받더라도 거절해서는 안된다).
'피도 눈물도 없는 밤'은 이러한 사회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밤 파티라는 형식으로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밤'과 '공원'이라는 조건을 택한 것은 그 때문이다. 평소 위험한 것으로 인식되어온 시간과 공간에서 자유롭고 안전하게 놀아보자는 것이다.
파티의 내용은 지난 9월 <이프>의 온라인 사이트(www.iftopia.com)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여자들이 밤에 하고 싶은 것'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놀이들로 채웠다.
대안영상문화집단 '아이공'의 여성을 주제로 한 독립영화 상영을 비롯해 '춤추는 언니들', '스윙시스터즈', 여성주의 마임이스트 박이정화, 여성원맨밴드 '재규어' 등의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또 참가자들이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오픈 마이크', 다양한 주제로 수다를 떨 수 있는 '수다 돗자리' 등도 마련된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먹고 마실 것, 따뜻한 옷 등은 각자 챙겨야 한다. 예비 피해자도, 잠재적 가해자도 없는 밤을 위해 남자들의 참석은 금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