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나라의 목욕탕에 가 보면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다니는 사람을 보기 어렵습니다. 가끔 황토방에서 몸에 수건 하나 가리지 않고 큰 대자로 누워 계시는 분들을 보면 남자인 제가 보기에도 민망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며칠 전 우리 나라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의 어느 리조트에 갔다가 새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이 리조트는 일본 사람들이 많이 이용해서인지 운동시설과 함께 스팀 사우나를 갖춘 목욕탕도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많이 찾게 된 곳입니다.
그런데 그 곳에 "나체로 다니지 맙시다"라는 주의 사항이 여기저기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그것도 한글로 말입니다. 아마 이 곳을 방문하는 우리 나라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항의를 한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부른다는데 이의를 달 분은 안 계실 것입니다. 이런 배경에는 어릴 적부터 그렇게 배워 왔기도 하지만 자유 분방한 서양 사람들은 왠지 예절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로 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우리가 우리가 사회에 진출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릴 적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자부심 속에서 자란 우리들이 새삼스럽게 식당에서 식사하는 매너를 배우고 대화하는 요령을 배웁니다.
그것이 서양의 문화이고 우리가 그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배워야 한다고 할 수도 있으나 가장 무질서하고 시끄러운 곳이 한국 식당입니다.
신발을 벗고 의자에 앉아 있거나 다리를 꼬고 앉아 있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기 발에 부딪쳐도 그대로 있는 것을 보면 아직 고칠 점이 많은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어릴 적 목욕탕에 갔을 때는 수건으로 잘 가리고 다녀야 한다고 배웠고 그렇게 한 기억이 있는데, 언제부터인지 별 신경을 안 쓰고 다닌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니면서도 그런 행동이 주의사항을 붙여 놓고 경고를 할 정도로 남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동이란 걸 사실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 외국에 왔을 때 남자가 여자들처럼 큰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옷을 벗고 입는 것을 별스럽다는 표정으로 보곤 했으니 말입니다.
이제부터는 사소하게 느껴지는 것일지라도 그 사람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로 받아들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