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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지난 봄 부여군에서 의욕적으로 만든 공동 상표인 “굿뜨래”에 대한 홍보와 설명이 부족했다는 것이었다. 부여군을 대표하는 ‘굿뜨래’ 상표를 단 특산물 코너가 행사장 너무 안쪽에 배치되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했다.
축제의 중반에 접어들어서야 도우미들을 투입해서 외지인들의 눈길을 유도하는 안간힘으로 ‘굿뜨래’가 무슨 뜻인지 물어보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굿뜨래”는 부여의 좋은 들에서 나는 좋은 상품을 말하는 부여군의 공동 상표입니다”
부여군청에서 부여군의 상품들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사비장터’ 운영을 맡고 있는 이원주 계장을 만나보았다. 그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굿뜨래’와 ‘사비장터’를 알리는 호객 행위(?)를 마다하지 않았는데 이전 공무원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부여군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들은 굿뜨래 상표를 쓰는 건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 내부 규정에 의해 엄정한 심사를 통과한 제품들에게만 ‘굿뜨래’ 상표를 쓸 수 있도록 인증을 해주고 있습니다. 친환경이라든지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해서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고 군이 책임을 지는 물건들만을 선정했습니다.”
농산물 수입 개방을 앞두고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지자체마다 지혜를 모아 특색있고 차별화된 제품들을 만들고 홍보하는데 부여군의 ‘굿뜨래’ 상표가 일조를 하겠다는 포부였다.
각 지자체마다 비슷비슷한 제품들에 상표를 만들어 가격만 올리고 있다는 비난의 소리도 있지만 현장에 와 보면 그런 식으로나마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농업인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가공품들보다 농산물 생산이 절대적으로 많은 부여의 특성상 입점업체들이 많지 않았다는 것도 타 지역 축제들에 비해서는 아쉬운 점이었다. 부여군의 경제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가공품을 개발하고 독려하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
그 와중에서도 외지인들은 구입한 쌀이며 메론 등 부피가 큰 물건들을 사서 동네슈퍼의 배달서비스를 이용하듯 현장에 나와 있는 택배로 접수하는 풍경은 요즘 시장의 변화를 한 눈에 보는 듯 했다.
“정말 하루만에 이 물건들을 무사히 받을 수 있을까요? 택배비도 무시 못할 텐데요?”
현장에 나와서 고객들이 부탁하고 간 물건들을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는 이혁주씨에게 물어 보았다.
“물론입니다. 고객과 연락이 되는 한 하루만에 받을 수 있고요. 물건은 인터넷으로 확인도 가능하답니다. 택배비는 부여군과 협약한 금액이라 부담은 없을 겁니다.”
이혁주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한 노신사분이 부여의 대표 쌀, 키토미를 사서 주차장까지 들고 갈 걱정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혁주씨는 그 노신사에게 성큼 다가가 쌀 포대를 어깨에 둘러메었다.
“주차장까지도 택배가 가능하다는 것은 모르셨지요? 차량 번호와 차종을 알려주시면 제가 지금 즉시 배달해드리겠습니다.”
‘굿뜨래’라는 부여군의 공동 상표와 택배 직원의 이런 친절한 서비스 정신도 올해 부여에서 열린 양대 축제를 빛낸 숨은 공신이었다. 농업 종사자들은 그런 마음가짐으로 무장을 한 다음에 농산물 수입 개방에 맞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