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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존 케리 후보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접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3일 TV 토론이 끝난 이후 21일(미국 현지 시간) 현재까지 두 후보는 오차 범위 내에서 시소 게임을 벌이고 있다.

2004 미 대선 부시-케리 지지율 최근 여론조사 추이

   여론 조사 기관 발표         여론 조사 대상 부시 케리 오차한계
AP통신&Iposos

10.21

투표의향자 976명 46% 49%  ±3%

ABC&워싱턴포스트

10.21

투표의향자 1248명 51% 45%  ±3%
이코노미스트

10.20

투표의향자 및 등록유권자 3125명 46% 48%

 ±2%

조그비

10.19

투표의향자 1213명 46% 46%

 ±2%

TIPP

10.19

투표의향자 796명 47% 46%  ±3.5%
GQRR

10.18

투표의향자 1001명 47% 50%  ±3.1%
NBC방송

10.18

투표의향자 1004명 48% 48%

 ±3.1%

퓨리서치

10.19

투표의향자 1070명 47% 47%  ±3%
폭스뉴스

10.18

투표의향자 1000명 49% 42%  ±3%

AP통신과 Iposos가 976명의 투표의향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조사의 오차 한계 ±3%)에 따르면, 케리는 49%를 얻은 반면, 부시는 46%를 얻어 케리가 부시에 3%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날 ABC방송과 <워싱턴 포스트>가 1248명의 투표의향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51%를 얻은 부시가 45%를 얻은 케리에 6%P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3125명의 투표의향자 및 등록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오차한계 ±2%)에서는 케리가 48%를 얻어 46%를 얻은 부시에 2%P 앞섰다.

최근 조사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난 것은 <폭스뉴스>가 18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수 1000명, 오차한계 ±3%)로 49%를 얻은 부시가 42%를 얻은 케리에 7%P를 앞선 것이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는 조사기관 마다 서로 다른 승자를 내놓고 있을 정도로 두 후보가 혼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선거 예측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쌓아 온 조그비 여론조사 기관의 조그비 박사는 "겁난다(scary)"는 표현으로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들을 표현하고 있을 정도다.

전체 지지율, 부시가 케리에 1~3%P 앞서…막판 표쏠림 변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전체 지지율 추이로 볼 때 현재 부시가 케리에 1~3%P정도 앞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오차 범위 내에서 부시가 케리를 근소한 차이로 이기고 있는 셈이다.

부시 미 대통령이 16일 플로리다 주 선라이즈의 오피스 데포 센터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이 16일 플로리다 주 선라이즈의 오피스 데포 센터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연합=AP
그러나 이같은 부시의 근소 우세가 선거당일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역대 선거에서 막판 표쏠림 현상이 현직 대통령보다는 대체로 도전자에게 치중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조그비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5% 안팎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동층의 3분의 2는 부시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그비 박사는 18일 LA타임스를 통해 "부시가 이들을 설득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면서 "케리 진영에게는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과제가 남겨져 있다"고 말했다.

결국 도전자인 케리가 이들 부동층을 투표에 참여시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지지율 추이로 보아서는 부시의 리드가 오차 범위(4%)내에서 케리를 근소하게 앞지르고 있고 막판 역전의 가능성도 있어 최종 승자를 점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전체 지지율 추이와 관련해 미국 여론조사기관들이 미 대선의 역사적 기록들을 갖고 만든 당선자 예측 지표가 있다. 즉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는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이상일 경우는 당선 가능성이 높지만, 49%일 경우는 당선이 불확실하고, 48% 이하일 경우는 낙선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부시의 경우는 어떨까. 지지율 변동의 분수령을 이룬 3차례의 TV 토론 이후의 지지율 추이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1차 TV토론 이후 진행된 36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는 케리에 21차례를 앞섰는데, 이 가운데 5차례만 50% 이상의 지지율로 케리를 이겼으며, 8차례는 49%로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자료만을 놓고 보면 결국 부시의 '확실한' 재선 확률은 24%를 넘지 않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일부 공화당 여론조사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49%까지 당선확률에 계산해 넣는다면, 부시의 재선 가능성은 62%에 가깝다. 그러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지율 49%의 승리를 '재선 확실'로 분류하기를 꺼리는 입장이다.

각종 지표 "부시 재선, 아직은 불확실"

그동안 미 대선의 대통령 당선자 예측에서 주요 지표중 하나로 삼아온 현직 대통령의 직무 수행지지도 추이도 이같은 지지율 추이 분석을 뒷받침 해 주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현직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도가 50%를 넘으면 재선될 확률이 높지만 49% 이하일 경우는 '위험'으로, 46% 이하일 경우는 '불가능'으로 보고 있다.

지난 16일 발표된 <뉴스위크> 여론조사와 21일 발표된 < AP 통신>의 여론조사에서 부시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재선 위험선인 47%였다. 부시가 가장 크게 이긴 지난 18일의 <폭스 뉴스> 여론조사에서도 부시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49%였다.

15일(현지시간)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위슨콘신주 애플턴에서 열린 선거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위슨콘신주 애플턴에서 열린 선거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다. ⓒ 연합=AP
결국 문제는 선거인단 수다. 미국의 대선은 전체 지지율에 따라 승자가 결정되는 방식이 아니고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에서 결판이 나기 때문이다. 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한다.

각 주는 인구 비례에 따라 선거인단 수가 책정되어 있으며, 단 한표라도 이기는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 수를 몽땅 차지하게 된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고어가 전체 득표에 있어 부시보다 55만여표를 더 획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인단 수에서 부시에 271명대 267명으로 뒤져 패하고 말았다.

각 언론사와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의 최근 선거인단 분석을 살펴 보기로 하자.

<뉴욕타임스>, 선거인단 케리 225명-부시 213명

<뉴욕타임스>가 20일 인터넷 판에 발표한 선거인단 분석을 보면 케리가 225명을, 부시는 213명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의 분석은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와 세차례의 TV토론을 거치며 치른 각종 여론조사의 추이를 반영한 것이다(아래 그림 참조).

ⓒ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는 이 분석에서 플로리다, 오하이오, 위스콘신, 미네소타, 아이오와, 오레곤, 네바다, 콜로라도, 뉴멕시코 등을 접전지로 분류, 이곳의 선거인단 100명에 대한 분석은 내리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의 분석에서 케리가 부시를 앞지른 결과가 나온 것은 초접전지인 선거인단 21명의 펜실베이니아를 케리 쪽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내 각종 여론조사들을 집대성하고 있는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는 20일 선거인단분석에서 부시가 227명을, 케리가 210명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을 포함한 9개 지역을 접전지로 분류해 이들을 선거인단 분석에서 제외했다.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는 뉴욕타임스가 접전지로 분류한 네바다와 콜로라도 등을 부시 우세로 꼽았다.

한편 뉴욕 타임스와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가 접전 지역들을 선거인단 분석에 넣지 않은 반면, 다른 기관들은 접전주들까지를 포함해 선거인단 분석을 내놓았다.

<월스트리트 저널> 21일 분석은 부시가 21개 주에서 총 189명의 선거인단을, 케리는 13개 주에서 172명의 선거인단을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월스트리트 저널>, 부시 274 - 케리 264
<커런트 일렉트럴 보트>, 케리 271 - 부시 257


<월스트리트 저널>은 여기에 접전주인 17개주를 가장 최근의 자체 여론조사 데이터를 근거로 각각 부시 우세주와 케리 우세주로 다시 계산해 넣었는데, 부시가 케리에 274명 대 264명으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선거인단 분석에서 부시가 케리에 앞선 결과가 나온 것은 <뉴욕타임스>가 접전주로 분류해 분석에서 포함시키지 않은 오하이오와 플로리다를 부시 승리 주로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각종 여론조사를 총 망라해 후보별 선건인단을 분석한 <커런트 일렉트럴 보트>는 21일, 케리가 271명대 257명으로 부시를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계산했다. <커런트 일렉트럴 보트>는 가장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를 케리 쪽으로, 오하이오를 부시 쪽으로 분류해 계산했다.

결국, 언론사와 여론조사 분석기관들의 선거인단 분석을 종합해 보면,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를 어느 쪽으로 분류해 넣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고 있음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들이 초박빙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위스콘신과 아이오와가 대혼전을 벌이며 이들 세 개주와 더불어 양 후보의 당락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대선전이 시작될 당시 미국의 여론조사기관들이 꼽았던 21개 접전지들 중 대부분은 속속 양 진영의 지지로 돌아서 현재 접전지역은 8개~10개 정도로 분류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미주리, 테네시, 아칸소, 웨스트버지니아, 콜로라도와 네바다 등은 부시쪽으로, 미시간, 미네소타, 뉴저지, 워싱턴, 오레곤, 뉴햄프셔, 뉴멕시코, 메인 등은 케리쪽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주 가운데 부시쪽의 아칸소, 케리쪽의 뉴햄프셔, 뉴멕시코, 메인 등이 뒤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볼 때 21일 현재, 양 후보 모두에게 최대의 전략 지역이자 당락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아이오와 등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이들 5개주에 대한 판세를 분석해 보기로 하자.

□ 플로리다 대혼전

접전 지역 중 선거인단이 가장 많고 이번 대선에서 다시 회오리를 일으킬 가능성이 큰 플로리다(선거인단수 27명)는 3차 TV토론 이후로 초 박빙 상태에 접어들었다.

3차 토론 직전인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4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와 케리는 한차례씩 앞서면서 각 2승2패를 기록하고 있다.

퀴니펙이 808명의 투표의향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오차한계 ±2.8%)에서 부시는 48%를 얻었고, 케리는 47%를 얻었다. 그러나 '서베이 USA'가 601명의 투표의향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오차한계 ±4%)에서는 케리가 50%, 부시가 49%를 얻었다.

플로리다 지역은 한때 연방정부의 허리케인 머니 덕분에 부시의 완승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가장 최근 플로리다 지역 신문들이 부시의 이라크전을 비난하며 케리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케리 진영이 크게 고무되어 있는 상태다.

케리 진영은 이번 대선에서 높은 투표율이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 이 지역에서 18일부터 시작된 조기 투표가 투표율을 크게 높여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은퇴연금 문제와 독감 예방 주사약 파동으로 수세에 몰려 있는 부시는 지난 주 마이애미 유세에서 유태계 미국인들의 표를 겨냥해 미국과 해외에서 유태인들을 보호하는 법안인 반 셈족 법안에 서명해 유태계 미국인들의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동생 잽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든든한 원군 역할을 계속하고 있는 점도 부시 진영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 케리 - 펜실베이니아 찍고 , 오하이오서 상승세

ⓒ 연합=AP
펜실베이니아(21)는 1차 토론 이후로 케리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케리는 8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 부시에 1%P 차이로 지고 7차례를 이겼다. 가장 최근 '서베이 USA'가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수 619명, 오차한계 ±4%)에서 케리는 부시에 6%P 차이의 승리를 거두었다.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고어가 4.2%P차로 승리를 거둔 바 있어 이번에도 케리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오하이오(20)에서는 1차 TV 토론 이후로 케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케리는 21일 현재까지 12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에 7차례를 이기고 4차례를 졌으며 한차례를 비겼다. 이는 지난 8월 30일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1차 토론 때까지 한차례도 부시에 이기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것이다.

가장 최근인 21일 갤럽이 706명의 투표의향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오차한계 ±4%)에서 케리는 48%을 얻고 부시는 47%를 얻었다. 18일 발표한 '서베이 USA' 여론조사(투표 의향자 698명, 오차한계 ±3.8%)에서도 49%대 47%로 케리가 부시에 2%P 이겼다. 그러나 같은날 <폭스뉴스>가 발표한 여론조사(투표의향자 800명, 오차한계 ±3.5%)에서는 부시가 케리에 49%대 44%로 이긴 것으로 드러났다.

중부지역 주들 가운데 위스콘신(10)은 1차 TV 토론 이후 케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케리는 토론 이후 8차례의 여론조사에서 4번을 부시에 이기고 3차례를 졌으며, 한 차례를 비겼다. 이 지역 역시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케리가 한번도 이기지 못한 것에 비하면 케리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케리의 우세를 점치기 어렵다.

아이오와(7)는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1차 TV 토론 때까지 9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전승을 거두었으나, 1차 TV 토론 이후 7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와 케리가 각각 3차례씩 승리하고 한차례를 비기는 등 그야말로 팽팽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지지율은 부시, 선거인단은 케리?

종합적으로 보면, 지지율에서는 부시가 근소하게 우세를 보이고 있고 선거인단 확보수는 케리가 부시보다 다소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1차 토론 이후 일부 여론조사 기관들이 조심스럽게 '지지율은 부시, 선거인단은 케리'를 점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아직도 선거일이 열흘 이상 남았고, 지난 봄 선거전이 시작된 이래 끊임없이 나돌고 있는 '빈라덴 카드(체포나 사살)'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대선 판도에 회오리를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 대선은 사상 초유의 9·11 테러를 당한 이후 미국 땅에 형성된 특수한 분위기들이 평상시와는 다른 독특한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어 선거 막판에 이에 대한 여론몰이가 당락을 가를 가능성도 있다. 현재 두 후보가 '누가 지금 같은 시기에 리더로서 적합한가'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이는 이유다.

또한 당락을 판가름할 주요 접전주들에서 20년 만에 신규 등록 유권자가 최고치로 증가한 것과 여론조사에서 잘 잡히지 않고 있는 '모바일(셀룰러 폰) 세대'가 어떤 투표 행태를 보일지도 큰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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