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수배 중에 있는 한 대학생이 원인 모를 질병에 시달리고 있어 지역시민사회단체가 검찰에 거듭 치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뚜렷한 답변을 꺼리고 있어 주변 사람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양심수후원회 등 대전·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6일 오전 11시 대전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배 중인 고려대학교 서창 캠퍼스 전 총학생회장인 김현주씨의 안정적인 치료 보장을 촉구했다.
친구들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02년부터 잦은 구토 증세와 원인을 알 수 없이 쓰러지는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전날 무리한 경우에는 다음 날 기절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 하지만 수배 중이어서 병원 진료나 정기검진 한번 제대로 받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1인 시위와 서면을 통해 공안기관에 수차례 치료 보장을 요구하는 면담과 답변을 요청했음에도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동료인 박지현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동료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진료 보장을 요구하게 됐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장기간 수배를 내려 치료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공안기관의 또 다른 횡포”라고 말했다.
검찰이 치료 보장을 허락하지 않을 경우 김씨는 오는 29일 낮 12시를 기해 천안역에서 치료 보장 촉구와 국보법 철폐를 요구하는 거리행진 집회를 갖고 천안단대 의료원에서 공개적으로 치료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2003년 충청총련 의장으로 활동하던 중 11기 한총련 대의원을 맡아 국보법 상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 혐의로 수배를 받은 상태다.
한편 검찰은 최근 호서대 동아리연합회장 이모씨를 한총련 대의원으로 활동한 점 등을 들어 국보법 위반 혐의로 이유로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