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유기견들이 2살 정도의 성견이라 주인이 키울 자신이 없어 버린 것으로 보고 김씨는 자신의 가게로 데려와 목욕을 시키고 먹이를 주었다. 그러나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올해 8월 호흡기 곤란으로 죽었다. 김씨는 이 유기견이 따뜻한 인간의 정을 알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 미안함을 감출 수 없다. 지금도 그는 세상을 떠난 유기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가게 한 구석에 보관하고 있는데 이 유기견의 죽음은 그에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되었다.
그 후에도 유기견들과 그녀의 인연은 계속되었다. 왜냐면 새로운 유기견이 그녀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얼룩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이 유기견(코카스파니엘)은 이제 가족이 된 지 한 달이 되었다.
처음 얼룩이가 가게로 왔을 때는 사람을 경계하고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지금은 활발하고 주위 강아지들과 친하게 지내지만 가끔씩 예전의 충격 때문에 낮선 사람을 두려워한다고.
애견카페 빙고에는 유기견 외에도 혈관주사를 잘못 많아 신경을 다쳐 다리를 저는 강아지도 있다. 이 강아지는 심하게 저는 자신의 처지를 아는지 의자에만 앉아 있다. 그녀가 가장 신경을 쓰고 돌보는 강아지가 바로 이 강아지다.
요즘 김주연씨는 새로 들어온 유기견들에게 좋은 주인을 소개시켜 주는 일을 하고 있다. 또 그때마다 새 주인에게서 유기견을 잘 키우겠다는 서약도 꼭 받는다. 물론 유기견을 소개시켜 줄 때 돈은 받지 않는다.
김씨는 얼마 전 새 주인을 만나 행복해 하는 유기견의 사연도 들려주었다.
동물학대방지연합회에서 데려온 유기견이 있었는데 딱한 소식을 들은 카페 손님이 자신이 키우겠다고 데려간 적이 있었다. 처음에 그 유기견은 정말 겁이 많고 사람을 두려워했는데 두달 후 다시 주인과 찾아온 그 유기견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주인과 예전에 알던 것처럼 친하게 지내며 장난치는 모습에 그녀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을 정도였다.
그런 그녀도 요즘 부쩍 늘어난 문의전화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애완견을 더 이상 못 키우겠다고 대신 맡아달라는 전화가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다짜고짜 강아지를 맡겨놓고 안 찾아 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강아지들은 대부분 성견이라 무료로 나누어준다고 해도 가져가지 않아 결국은 유기견 보호소에 가게 된다.
그녀는 인터뷰하는 중간 중간에도 강아지가 카페에 흘리는 배설물들을 청소했다. 애견카페에서는 보통 강아지를 풀어놓고 키운다. 그래도 하루 종일 강아지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말하는 그녀는 앞으로 강아지들과 평생 같이 지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마지막으로 "솔직히 정 애완견을 못 키울 때면 버리지 말고 잘 키울 수 있는 사람에게 맡겼으면 좋을 것 같다"며 "그리고 버리기 이전에 한번만이라도 더 그 강아지와 같이 지내면서 예뻐했던 순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라고 부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