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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의 헌재 비판 글에 붙은 '좋은 기사 원고료 올려주기'.
도올의 헌재 비판 글에 붙은 '좋은 기사 원고료 올려주기'. ⓒ 오마이뉴스 화면

[11월 8일 정오] 네티즌 5328명 참여, 2700만원 넘어

대한민국 네티즌들이 인터넷 저널리즘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네티즌이 도올 김용옥(중앙대 석좌교수)에게 주는 '좋은 기사 원고료'가 1천만원을 넘었다.

28일 오후 2시 15분 현재 2075명의 <오마이뉴스> 독자들이 도올 김용옥의 헌법재판소 비판 글에 원고료 1017만4천원을 자발적으로 기부했다(관련기사 포함). 헌재의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 위헌 결정을 비판한 도올의 첫 글이 지난 26일 오전 <오마이뉴스>에 실린지 이틀여만이다.

<오마이뉴스>가 2000년 2월 창간과 함께 '좋은기사 원고료주기'를 마련한 이후 최고 기록이다. 세계 어떤 언론에서도 볼 수 없었던 초유의 일이다. 독자가 자발적으로 좋은 기사를 발굴해, 그 의미를 키우고 확산시키는데 한푼두푼 주머니 돈을 털어내고 있는 것이다.

"꽉 막혔던 가슴이 뻥~ 뚫렸다"

특별한 모금운동도 아닌 '좋은 기사 원고료주기'에 독자들의 뜨거운 참여가 줄을 잇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몇몇 독자들 의견을 들어보자.

"가슴 한켠 꽉 막혀있던 무언가가 시원하게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정말 힘을 주는 시원한 글이었다." "명쾌하고 기분좋습니다."
"살아있는 당당한 역사의 함성" "양심과 용기, 지식의 삼위일체"
"젊은이들이 가질 역사적 소명의식을 얻어갑니다."
"언론과 지식인의 역할을 교과서적으로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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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은 도올 글에 대해 "후련, 시원, 명쾌, 정곡, 감동, 희망, 꿰뚫음. 시대정신, 양심" 등으로 소감을 전했다. 한 독자는 "제동 풀려 내려가는 자동차를 혼자 밀어올리다가 구세주 만난 기분"으로 표현했다. "헌재 결정 뒤 지난 며칠간의 답답함을 도올 글로 풀었다"는 독자도 있다.

젊은 학생부터, 직장인, 아이를 키우는 부모 등 참여자도 다양하다. 직장을 구하지 못해 용돈이 궁한 자칭 '백수'들의 행렬까지 이어지고 있다. "1000번 채우려고 한번 더 쐈다"는 독자, "대선 때, 친일사전편찬 때와 지금이 세 번째"라고 밝힌 독자 등 두 번, 세 번씩 내는 독자도 늘고 있다. 한 독자는 "조선일보 한달치보다 훨씬 값진 기사"라고 비유했다.

"읽고 나서 돈 내보기는 처음입니다."
"백수의 천금같은 1000원을 기꺼이 보냅니다."
"실업자인 나도 쐈다. 1000원이라도 쏴야지...취직하면 10만원 쏜다."
"답답합니다. 술마실 거 한 번 참으시고, 더 쏘십시오!!"
"도올과 오마이뉴스에게 느끼는 통쾌함으로 한끼 굶는다."
"우리 두 아이의 미래를 위해 1만원 쏜다" "집사람과 같이 합니다."
"너무나도 좋은 글을 공짜로 본다는 것은 죄악이지요."


익명의 독자는 "8개월 후 태어날 아이에게 태교로 사용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내와 가족, 친구들 및 선후배 모두에게 가장 좋은 선물로 이 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독자 '원영아빠'는 "내 아들이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는 더 정의롭기를 바란다"며 "그런 세상을 위해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감명과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도올 글을 접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민의 솔직한 목소리도 있다. 한 독자는 "서울에 살고, 서울에서 분양받은 아파트도 있고 수도가 이전하지 않으면 조금이라도 나에게 이익이 돌아오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초등학교 1학년 딸에게 너무 부끄러운 세상"이라고 안타까와했다.

왜 최고가 1만원입니까?... 다시 대문으로 올려달라

항의성 글도 있다. 독자 김근호씨는 원고료 상한선 1만원에 대해 애교섞인 추궁을 했다. 그는 "금전으로 값어치를 따지기 힘든 글"이라며 "최고가 1만원이라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도올 글을 다른 일간지 등을 통해 널리 퍼뜨리자는 제안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4대 일간지 1면 광고란에 도올 글을 싣기 위한 모금운동을 하자는 안도 나왔다.

"무료일간지에라도 전문이 실렸으면 합니다."
"조선일보에 실렸으면 합니다."
"도올 글을 4대 일간지 1면 광고란에 올렸으면 합니다."
"조선일보 편집자님 조선일보 1면에 실어주세요. 글자크기 12에 자간1.3으로 해서 눈에 확 띄게..."


<오마이뉴스>에 대한 주문 역시 빠지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합니다. 반드시 다시 톱으로 올려주세요!"라며 도올 글을 대문(톱)으로 재배치 해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다. 이어 공개강연을 해달다는 당부, 헌재의 반박문이나 법학자 의견도 읽고 싶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그러나 독자들의 폭발적 호응에는 '참여정신'이 있다. '원고료 주기'는 단순한 불만표출이 아니라 헌재 결정에 항의하는 국민들의 온라인 촛불시위장인 셈이다. 그들은 "촛불을 드는 마음으로" "꽃을 던지는 심정으로" 헌재에 항의하고 있는 것이다. 한 독자는 "이 원고료가 촛불처럼, 들불처럼 우리 뜻을 밝히는 빛이 되어 퍼져나갔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독자들은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정치적 냉소에 빠지려 했다가 다시금 희망을 놓지 않게 됐다는 점도 큰 성과로 꼽았다. 한 독자는 "다시는 정치에 관심조차 갖지 않으려고 다짐하기도 했는데 그런 저를 위로해주는 글에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다른 한 독자는 "우리 역사가 변화되기를 바란다, 흐르는 강물같이 눈물이 흐른다"고 했고, "그래도 대한민국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희망을 놓지 않으련다"는 메시지가 잇따랐다.

"여기에 원고료 주는 게 아닙니까?"
관련기사에도 쇄도..."모두 도올 원고료로 집계"

도올 김용옥의 헌재 비판 글에 '좋은기사 원고료'가 쇄도하는 가운데, 이 자체를 다룬 기사에도 자발적 원고료가 몰리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독자들이 '원고료 주기' 코너로 인식한데서 비롯된 일인 듯하다.

28일 오전 10시 현재 <도올의 헌재 비판에 네티즌 반응 '폭발'>이란 제목의 기사에만 80만원이 넘는 원고료가 기부됐다. 참여 독자만 120여명에 달한다.

그러자 몇몇 독자들이 '공지'성 의견을 올렸다. 한 독자(서경호)는 "여기에 원고료 주기가 아니라 도올 기고문에 드리는 겁니다"라며 "그러니 도올선생 글 말미에 원고료 주기를 해야 합니다"라고 알렸다.

또다른 독자(헐~)도 "이 기사도 원고료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50만원은 너무했다, 어부지리인 거 맞죠?"라고 "오마이뉴스를 위해서 한번 쏘라"고 기자에게 주문했다.

그러나 독자, 네티즌 여러분이 안심하고 '원고료 주기'를 해도 된다. <오마이뉴스>측은 "여기에 낸 원고료는 도올에게 모두 전달된다"고 밝혔다. 독자 여러분! 이제 안심하고 마음 드는 만큼 '팍팍' 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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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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