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스님은 천성산을 지키기 위해 그야말로 생명을 걸고 수차례 단식을 진행했다. 1차 35일(2003.2.5 - 3.15)과 2차 45일(2003.10.5 – 11.7), 3차 58일(2004.6.30 – 8.26) 모두 130일 남짓 단식을 벌였다.
스님은 10월 27일부터 또 다시 단식을 시작했다. 지난 8월 26일 청와대 앞에서 진행하던 단식을 푼 이유는 청와대와 환경부가 '전문가 참여 후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에 합의했기 때문인데 환경부가 이를 어겼기에 다시 단식에 나선 것이다. 그래서 이번 단식은 '58+'로 청와대 앞 단식의 연장이다.
지율 스님은 '58+' 단식을 시작하며 단호하게 말했다.
"원칙과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다. 닫혀 있다. 우리 사회에 힘의 논리가 관행처럼 되어 왔는데, 거기에 묻혀 갈 수 없다."
스님은 생명을 걸고 자연파괴의 위험성과 생태보전의 필요성을 온 몸으로 외치고 있다.
지율스님의 단식일기와 경과보고, 천성산 도룡뇽 및 그 친구들의 이야기는 천성산 홈페이지(http://www.cheonsung.com)에 잘 나와 있다.
종교예배 선택권을 위한 강의석군의 단식투쟁
대한민국 헌법 20조 1항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됐지만, 고등학교 선택권은 갖지 못해 벌어진 일인가? 지난 9월 24일 대광고 3학년생인 강의석(18)군은 무려 46일 간 단식을 해 학교로부터 종교예배 선택권을 얻어낼 수 있었다.
당시 사진을 보니 정말이지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단식이란 무릇 생명을 담보로 벌이는 사투다. 강의석군은 10대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대단하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며 학교에서 행하는 종교예배 강요에 반대하는 여론을 형성했다.(미션스쿨종교자유 http://cafe.daum.net/whdrytkfkd 참고)
그러나 강의석군의 단식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0월 16일 학교가 '학생들에게 예배 참석의 자율권을 준다'는 데 합의해 놓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단식을 재개했다가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강의석군은 최종 10월 22일 단식을 풀고 학교 측의 조치를 지켜보고 있다.
한 달간 패스트푸드만 먹는 윤광용씨의 생체(?)실험
지율 스님과 강의석군이 단식으로 뜻을 관철하려 한다면, 윤광용(31·환경정의 시민연대)씨는 식음(食飮)으로 뜻을 펼치고 있다. 윤광용씨는 한 달 동안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햄버거 등을 주식으로 먹고 중간 중간에 다른 부가 메뉴를 간식으로 먹으며 생체(?)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유해성을 알리고자 자신의 몸을 실험대상으로 삼아 진행한 것이 벌써 2주째인데 27일 저녁 TV에 비친 모습은 상당히 위태로워 보인다. 몸무게도 늘었고, 화장실도 눈에 띄게 자주 간단다. 건강을 검진하는 의사는 간 수치도 정상 이상이고 체지방도 높아 실험을 마쳤으면 좋겠다고 권한다.
그러나 윤광용씨는 비장하게 햄버거를 베어 물며 끝까지 진행하겠다고 했다. 패스트푸드의 유해성은 미국에서부터 검증되어 한국으로 날아왔다. 패스트푸드만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직접 연기하며 촬영한 모건 스퍼록 감독의 < 슈퍼 사이즈 미 Super size me >라는 영화가 그것이다.
굶거나 먹어서 탈나거나…'몸'을 내던져야 들어주는 사회
지율 스님의 천성산 도룡뇽과 강의석 군의 종교예배선택권 그리고 윤광용씨의 패스트푸드 생체실험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모두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사회의 원칙과 약속, 공존'을 위해 거대한 싸움을 하고 있다.
스님은 비구니의 몸으로 청와대와 건교부, 환경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중생 구제의 시비(是非)를 논하고 있고, 강군은 영락교회(대광고교 재단이사장이 영락교회 당회장)를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고 있고, 윤씨는 거대 다국적기업인 맥도날드와 한 판 먹거리 승부를 벌이고 있다.
몸을 던져 싸우는 만큼 힘들지라도 한 발 한 발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 끝으로 '도룡뇽 소송 국민행동'이 10월 27일 천성산 홈페이지에서 밝힌 '58+1' 대국민 호소문의 일부를 옮겨 적는다. 지율 스님도 강의석군도 윤광용씨도 모두 도룡뇽의 처지다.
천성산 어느 계곡에서 놀고 있을 한 마리의 작은 도롱뇽이 다만 멸종위기에 처한 양서류 동물이 아니라 실은 깊은 망각 속에 버려져 온 '본래의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우리 각자는 깨달아야 한다.
도롱뇽이 사라지면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자신 또한 사라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진실이다.
자기 자신뿐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서 이러한 희망을 만들어내는 일에 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이 주의를 집중하여 기꺼이 동참해줄 것을 우리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구하고, 또 기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