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이 29일 오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4층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지막으로 35년간의 '금융 인생'을 접었다.
김 행장은 이날 퇴임사를 통해 "지난 35년 금융인생이 한달처럼 느껴지고, 통합 은행 3년이 3일처럼 짧게 느껴진다"며 "매일 같이 오직 금융 하나만을 생각하고 금융인으로 살아왔는데, 아쉬움은 많지만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은 역시 은행장 재임시절"이라며 "IMF 환란 이후 금융시장은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위기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김 행장은 국민·주택은행 합병 이후 진정한 조직 통합을 이루지 못한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이와 관련, 김 행장은 "합병에 대한 논란이 있을수 있지만 IMF 이후 금융 위기에서 은행간 합병은 피할 수 없는 대세였고, 우리가 합병하지 않았다면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당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행장은 이어서 "합병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채널간 갈등이 남아있고 차별, 역차별 등의 논쟁도 많았다"며 "하지만 채널간 갈등은 이를 이용한 일부 직원들의 주장일 뿐 대부분의 직원들이 한가족처럼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또 "굳이 차별을 했다면 과거 관행을 차별했고, 역차별을 했다면 편법과 청탁에 대해 역차별했다"면서 "오늘 꽃다발이나 기념패가 아니라 은행내 갈등 요소를 모조리 안고 떠났으면 좋겠다"고 말해 조직 통합에 관한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울러 김 행장은 퇴임 후 농장에서 생활하며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퇴임 후 화성 농장에서 생활하며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며 "이 기간 중에 바둑을 복기하듯 쉼 없이 달려온 인생을 되돌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또 "건강이 허락하는 만큼 후배들과 금융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사회를 위한 의무감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