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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31일 '라이프 패스트 2004'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공연은 주최측의 '이중좌석'으로 취소됐다.
관객들이 31일 '라이프 패스트 2004'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공연은 주최측의 '이중좌석'으로 취소됐다. ⓒ 안티라이브패스트카페
공연이 취소된 뒤, 임시로 마련된 좌석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다.
공연이 취소된 뒤, 임시로 마련된 좌석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다. ⓒ 안티라이브패스트카페

보아, 비, 신화, jtl 등 최고 인기가수들이 출연 예정이었던 공연이 이유 없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네티즌들의 성토가 빗발치고 있다. 다른 공연 기획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31일 오후 6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번 공연은 2시간이 지난 저녁 8시가 지나서야 취소 사실이 알려졌다. 기획사인 에이븐 측은 '이중 좌석 배치' 때문에 공연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소속사 홈피 폐쇄... 기획사 홈페에 분노글 쇄도

공연이 취소된 뒤 기획사 홈페이지(www.livefast.co.kr)에는 네티즌들이 분노에 찬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당일 밤부터 오늘(1일) 오전까지 약 50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환불을 요구하며 주최측의 대책을 촉구했다. "어제 공연을 3시간동안 기다린 관객 중 한 명"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아이디 '엄중처벌'은 "멀리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으로서 환불과 함께 시간과 교통비 등 어떻게 대책을 마련 할 것인지 발표하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가 그렇지 뭐'라는 냉소적인 제목을 단 네티즌 '나나'는 "다른 나라 공연시스템이 어떤지 좀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서 '사기천국' 이라고 하는 거야"라고 꼬집었다.

초등학생 딸을 공연에 보냈다는 이정희씨는 "딸이 생전 처음으로 라이브 패스트라는 큰 공연을 본다기에 며칠 뒤에 있을 중요한 시험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 풀고오라고 보내줬더니 밤 10시쯤 와서 공연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어린애의 큰 바람을 짓밟은 것도 문제지만 딸아이가 가장 분개한 것은 국제적 망신을 시켰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티즌 중 일부는 언론의 보도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아이디 '아스'는 "관객들의 난동 때문에 공연이 취소됐다고 뉘앙스를 보이는 언론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연에 다녀왔던 네티즌들은 다음에 안티카페(cafe.daum.net/fkdlqmvotmxm)를 만들어 당일 정황이나 사진, 환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업계관계자 "황당... 언론보도 맞다면 사기"

팬들은 공연이 끝난 뒤, 다음에 카페를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팬들은 공연이 끝난 뒤, 다음에 카페를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이종행
이번 공연의 주최사인 에이븐 측은 1일 정오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 역시 현재 열리지 않는다.

이번 행사 취소에 대한 업계 반응 역시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한 공연 기획자는 "언론 보도가 맞는다면 사기"라며 "흥행이 부진했는데 어떻게 이중 좌석이 될 수 있는가, 요즘은 다 전산처리로 표를 팔기 때문에 좌석이 더블되는 일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물론 일정양은 온라인 판매를 하고 나머지는 직접 업체나 거래처에 팔면서 이중으로 판매했을 수 있지만 6~7천장이 그랬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의아해했다.

또 다른 기획자는 "이런 식으로 이중 티켓 판매로 공연이 취소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다만 흥행이 부진해서 하루이틀 전에 취소한다든지, 출현진의 사고로 부득이하게 취소된 사례들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 티켓 판매를 담당했던 '티켓파크'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서 우리의 판매수량은 3천여장 밖에 안됐다, 나머지 좌석이 안나가니까 기획사에서 이런저런 프로모션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이는 일본인을 상대로도 했을 것이고 일반 기업이나 팬들을 상대로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험이 많거나 잘하는 기획사가 아니다 보니 좌석 관리가 안 된 것 같다"며 "당일 현장에서도 공연이 제대로 안됐지만 그 전 티켓판매부터 관리가 안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오전에 에이븐측과 연락이 됐다, 오후 중으로 환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듣기로는 (에이븐 대표가) 오전에 업체들과의 문제 등으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들었고 내부에서도 여러가지를 놓고 논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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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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