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 정치 패러디의 본산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의 '디시 폐인'들이 오는 6일 서울 강남의 한 호프집에서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논객 전여옥 대변인과 맞장토론을 벌일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디시인사이드는 지난 6월말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9월 18일 임종석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초청해 토론을 벌였다. 전 대변인은 김 장관과 임 대변인에 이어 세 번째 초청자이다. 더욱이 디시 폐인들은 한나라당의 '아햏햏'한 정치 행태를 비판하며 주요한 패러디의 대상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전 대변인과의 토론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 대변인은 디시인사이드의 초청을 흔쾌히 수락하면서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디시인사이드의 회원들도 여러 계층이 있을 것이고 모두 다 반(反)한나라당은 아닐 것"이라며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서로 공통점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또한 '사전 질문지'를 받지 않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1일 현재 디시인사이드 '정치·사회 갤러리' 코너에 실린 토론회 공지 글에는 120여 개의 사전 질문이 올라오는 등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정치인 초청 간담회 추진위는 "밉건 곱건 우리나라 제1 야당의 대변인이라는 자격으로 그리고 국회의원이라는 자격으로 정사갤(정치·사회 갤러리) '햏자'들과 맞장(간담회)을 뜨는 것이니 그게 걸맞게 즉흥적이며 감정적이며 경박한 질문들은 지양해주시고 질문하고자 하는 요점을 차분히 정리해서 립흘(리플)로 남겨주시기 바라오"라며 '사전 질문'을 받고 있다.
아이디가 'aaa'인 네티즌은 "논쟁할 때 자기의 즉흥적인 생각 말고, 이미 검증된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자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미네랄'이라는 네티즌은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과의 TV토론에서 전 대변인 한 '인큐베이터' 발언을 되짚으며 "(전 대변인이) 인큐베이터에 다시 들어가서 개념을 생성시키고 나오실 생각은 없느냐"고 꼬집었다.
'고정닉무'라는 네티즌은 "'한국논단'식 사상 검증을 준비해도 간담회가 전 의원 정견발표회로 끝날 거라는 생각"이라고 예상했고, '디시폐인'이라는 네티즌은 "왜 그렇게 노 대통령과 유시민 의원을 싫어하는지, 그들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인간탈'이라는 네티즌은 "대변인은 자신이 페미니스트라 생각하느냐"며 "페미니즘의 본질은 양성평등이냐, 여성우월이냐"고 물었다.
'럭셔리'라는 네티즌은 "민주주의 국가는 다양한 '개성'들이 존재하는데 우리나라의 보수주의자들은 자기편이 아니면 무조건 '친북좌파'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고, '올커니우스'라는 네티즌은 이전에 전 대변인이 문재인 민정수석과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만남에 대해 '왜 대낮에 호텔에서 만났느냐'고 꼬집은 논평에 대해 "당시 무슨 생각으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는 디시인사이드쪽에서는 '한나라당의 입'인 전 대변인과 대립각을 첨예하게 세우는 일부 네티즌이 충돌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행사장에 안전 담당 네티즌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