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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큰딸 혜준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 발표회가 열렸습니다. 우리 때는 그냥 학예회라고 했는데 아이의 학교에선 '화순 제일 꿈동이 큰 잔치'라고 부릅니다. 아이는 한 달 전부터 수업이 끝나고 급식 후 학교에 남아 1시간씩 발표회 준비를 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우리 아이가 특별히 재주가 있는 건 아니고, 발표회를 하기 전 학교에서 엄마 아빠들에게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각 반에서 재능이 있는 몇몇 아이들만 발표하는 게 좋겠느냐, 아니면 전체 학생들이 골고루 참여하는 게 좋겠느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전 당연히 전체 다 참여하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다른 부모들 마음도 그랬나 봅니다. 내 아이가 특별한 재주가 있어 무슨 무슨 행사마다 항상 나가는 수준급도 아니고 끼가 엄청나게 많은 것도 아니어서 전 '골고루'를 택했지요.
지난해에도 그랬지만 올해에도 아이들은 정말 많은 걸 준비했더군요. 사물놀이, 스포츠 댄스, 바이올린 같이 특기적성반 아이들의 공연이 아니어도 수화, 품바타령, 영어연극, 현대 무용, 특히 발표회를 위해 팀을 짜 연습했다는 아이들의 줄넘기 공연은 부모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답니다.
아이들 7~8명이 줄을 가지고 폴짝폴짝 가볍게 뛰며 줄을 가지고 자유롭게 묘기를 부리는 모습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글쎄 사진 찍는 것도 잊었답니다. 집에 오자마자 딸아이를 앉혀놓고 결국 한마디했지요.
"혜준아, 너 줄넘기 반에 들어가라."
그랬더니 우리 딸, 같이 한마디하데요.
"엄마 나는 한 번밖에 못 넘는데…."
오늘 혜준이는 70명 아이들의 틈바구니에 껴서 합창을 했거든요. 엄마의 욕심이란 게 그런 거 아닐까요? 이왕이면 내 아이가 저 혼자만의 재주를 자랑하면 좋겠고 그게 아니라면 앞자리에서 잘 보이는 곳에 섰으면 좋겠다는 바람 말입니다.
아이들의 공연을 지켜보면서 참 많이 변했구나 싶었습니다. 엄마아빠들 대부분이 필름을 넣는 카메라 대신 디지털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많은 분들이 캠코더로 촬영을 하시더라고요. 혜준이가 유치원 다닐 때 만해도(2년 전쯤) 거의 필름을 넣는 카메라를 들고 다녔었는데….
아무쪼록 우리 아이들이 김영석 교장선생님의 말처럼 선생님들이 우리 학교가 전남에서 제일이라는 자존심을 갖고 열과 성의를 다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만큼, 꼭 그만큼만 선생님들을 따라 바르고 착하고 건강하게 꼭 그만큼만 자라주었으면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