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에서 "로마시대의 인간과 신" 전시회를 보았다. 11월 14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는 그동안 교과서나 잡지에서만 보아 온 로마의 유물과는 다른 전시품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대리석 조각상, 동전, 도자기, 음각보석, 세공과 같은 전시품 390여 점이 “인간”과 “신”의 두 부분으로 구분된 것도 이색적이었다.
“인간”이라고 명명된 구분에서는 대리석 조각상, 청동 조각상 외에 그 시대를 살았던 로마인들의 일상생활을 알 수 있는 여러가지 도구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끝을 뾰족한 형태로 만든 커다란 항아리는 어떻게 사용했을지 궁금함이 생겼고 오늘날에도 사용이 가능해 보이는 귀거리, 반지와 같은 보석 장신구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리석 조각상, 작은 청동상, 가면으로 만든 유피테르(제우스) 전시품을 보면서 “신”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었고 로마의 신들이 어떻게 숭배를 받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또 목욕하는 모습과 포도 밭에서 일하는 로마인들의 삶의 현장과 일터가 묘사된 조각도 볼거리였다. 석관과 비석에 그려진 머리빗을 보면서는 우리나라의 참빗을 떠올리기도 했다. 우리네 삶의 모습과 다른점을 느꼈지만 생노병사의 순환은 고대나 현대나 별반 다를 것이 없구나하는 철학적(?)인 생각도 잠시 해 보았다.
전시장에서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음각보석이니 동전이니 하는 제목만 부착되어 있었는데 언제 어떻게 사용하고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설명이 없었다는 점이다. 도우미가 안내를 도와주고는 있었지만 전시품에 대한 궁금한 점을 풀어주기보다는 전시품 보호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보였다.
물론 전시품 훼손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전시 관람의 감상을 도와주거나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지 도움말이나 안내를 해주었다면 세계를 정복한 로마인들의 세계를 더 잘 감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