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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 전시관 앞에 내걸린 제2회 대한민국지역혁신박람회 홍보 플래카드
대구 경북 전시관 앞에 내걸린 제2회 대한민국지역혁신박람회 홍보 플래카드 ⓒ 박상봉
지역 혁신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혁신을 통한 지역의 희망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한 '제1회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가 전국 각 지역에서 10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성황을 이룬 가운데 지난 14일 오후 5시 막을 내렸다.

이번 박람회는 '지역이 희망입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부산 BEXCO에서 지난 11일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나흘간 계속됐다. 이번 행사는 그간 지역이 서로 개별적으로 추진해 왔던 지역 혁신 성과를 한곳에 모아 지방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희망을 발견했으며 상호 학습의 효과도 매우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분권운동본부가 주관한 학술회의에 참석한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김형기 교수는 "지역혁신이 성공하려면 지역 주민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면서 "이번 박람회가 산학연관 혁신주체는 물론 주민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지역혁신박람회가 열리는 동안 BEXCO 전시장과 다목적홀, 컨벤션홀 등 행사장 곳곳에는 전국 각 지역에서 몰려온 관람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전국 산학연관 337개 기관이 참여해 35개 전시관과 450여개 부스를 구성한 전시장에는 나흘간의 행사 기간 동안 연인원 6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성황을 이뤘다.

전시장은 국가균형 발전의 필요성과 정책을 소개하는 균형발정책관과 혁신도시관, 클러스터관, 4개 테마로 구성된 균형발전미래관을 비롯해 개최도시인 부산광역시와 15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한 지자체혁신관, 산학협력관, 지역산업기업관, 체험관 등이 설치돼, 지역혁신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보여준 전시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구 경북전시관에서 경북대학교 로봇축구동아리가 마련한 3:3 로봇축구경기를 몰두해 보고 있는 어린아이
대구 경북전시관에서 경북대학교 로봇축구동아리가 마련한 3:3 로봇축구경기를 몰두해 보고 있는 어린아이 ⓒ 박상봉
TIC관, 누리관, 산학협력중심대학관 등 전시행사에 참가한 전주대학교 공학부 권규식 교수는 "전시 부스가 획일화 되어 있고 공간이 좁아서 준비한 자료들을 충분하게 전달하기가 힘들었고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다른 지역의 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학습의 장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시장 곳곳에는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함께 열려 열기와 흥이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마련한 혁신클러스터관 앞에서는 마술쇼가 열려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래관광관에서는 키다리아저씨로 분장한 안내원이 풍선 인형을 만들어 줘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전시장 뒤쪽에 마련된 상설무대에서는 안동하회별신굿, 광명농악놀이, 충주 태껸시연, 혁신차력쇼, 레크레이션, 연주회 등이 주기적으로 열렸다. 또 관람객들이 특히 많이 몰려 인기가 높았던 제주도립국악단의 공연 등이 전시장 분위기를 북돋웠다.

또 대구·경북관에서는 지난 2004 아테네 올림픽 양궁의 금메달리스트 장용호 선수,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장지원 선수, 은메달리스트인 대구시청 소속 핸드볼선수들이 팬 사인회를 열어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선 관람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올해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금오공대의 'KIBOT'와 서울산업대 'IS'의 지능로봇시연과 경북대학교 로봇축구동아리가 마련한 3:3 로봇축구경기 등이 열렸다. 이 행사들은 평소 첨단 로봇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산학연 공동기술 개발 컨소시엄을 전시한 산학연 컨소시엄관에는 금오공과대학교와 다진시스템이 공동개발한 화가로봇이 관람객들의 얼굴을 똑같이 그려 주어 단체 관람을 나온 학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화가 로봇이 그려준 그림을 들고 기뻐하던 주인희(부산연제중학교 3년) 학생은 "로봇이 내 얼굴을 그려내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면서 "즉석 사진도 찍고 혈압 측정도 해 보면서 나에 대해 모르는 것을 알게 되어 즐거웠고 혁신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는 좋은 배움의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지역혁신 성공사례 발표회는 지자체, 대학, 중소기업, 산업단지, 연구지원기관 등 5개 분야별로 각 20~30개 내외의 사례 발표와 질의응답, 토론 등이 사흘간 매일 학습과 토론의 장을 마련해 열기를 띠었다. 또 각종 학술행사와 세미나 등이 이어진 컨퍼런스도 학생 등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지역혁신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엿보게 했다.

11일 오전 개막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부산시청)
11일 오전 개막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부산시청)
'98년 미국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지난 7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 총장으로 선임된 러플린 총장은 11일 오후 부산 벡스코 다목적홀에서 '실리콘밸리는 잘못된 모델일까?'라는 제목의 초청 특강을 했다. 특강에서 러플린 총장은 "많은 국가들이 실리콘밸리를 본받으려 하지만 한 국가의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만이 능사가 아니며 한 분야에만 치중하기보다 예술적 감수성 등 다른 분야까지 복합적으로 가미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12일 오후 한국대학교육협회 주관으로 열린 '대학의 균형발전과 교육의 질 제고 전략' 산학연전국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산학연 컨소시엄사업의 발전방향 세미나' 등도 호응이 높았다. 11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원이 공동 주관한 지역특성화(RIS) 시범사업워크숍을 비롯한 정부부처 및 연구기관 주관 토론회도 큰 관심을 끌었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로봇 전시관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로봇 전시관 ⓒ 박상봉
한편 전국의 풍물과 특산물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 판매하는 공간이 야외에 마련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각 지자체마다 지역에서 나오는 특산물들을 30~40% 정도로 싼 가격에 팔면서 평소 볼 수 없는 제품들을 싸게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 사는 정판석(68)씨는 지역특산 한마당 곡성 부스에 들려 안내 도우미가 주는 부각을 시식한 후 맛이 너무 좋다면서 즉석에서 전통부각 한세트를 구입했다.

곡성군 혁신분권담당 이금노씨는 "곡성군에서 생산되는 특산 작물인 고추, 감자, 깻잎, 미역, 다시다, 김 등을 가공하여 부각을 만들어 국내 판매뿐 아니라 수출 상품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밥 반찬이나 술안주, 노인이나 아이들의 간식용으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곡성군에서 해마다 선발하는 심청 아가씨에 뽑혀 이번 박람회 특산한마당에 곡성군 부스 안내 도우미로 참여한 김혜미(20)씨는 "고향의 특산품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맡은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지나가는 노인들에게 일일이 부각을 맛보게 하는 친절한 안내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지역특산한마당과 함께 실내외에서 열린 각 지역의 대표적인 중요 무형문화재 및 축제 시연, 문화행사 등은 제1회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가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지역주민들이 참여하고 흥겹게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번 지역혁신박람회는 처음 열리는 행사지만 짜임새 있게 준비가 되었고 지역 혁신에 기여했다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 속에 막을 내렸다.

지방의 잠재력과 자신감 회복이 가장 큰 성과
[인터뷰]성경륭 위원장 일문일답

▲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 이번 박람회의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그간 각각의 지역이 서로 따로따로 분산돼 지역 혁신을 해왔다. 그래서 지역의 힘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스스로도 잘 알지 못했다. 이번 지역혁신박람회를 통해 한 곳에 모두 모이니 비로소 "지방의 힘이 대단하다"라는 자각과 지방의 잠재력을 확인하게 됐다.

박람회 기간 동안 다른 지역과의 비교 학습 등을 하면서 자기 지역의 문제를 풀기 위한 좋은 학습을 했다고 본다. 우리는 그간 '1만불의 늪'에 빠져있다고 걱정만 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이 늪을 벗어나 2만불, 3만불 시대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본다. 박람회를 통해 한국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각 지역의 여러 성공 사례를 보면서 안개를 걷어낼 수 있는 희망과 빛을 보았다. 지방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시간이었다. 지역 속에 희망이 있었다. 이제는 2만불 시대로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 박람회의 보완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번 박람회를 준비하면서는 되도록 많은 사례를 선보이려고 애썼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지자체, 대학 등이 참가하도록 독려했다. 박람회를 지켜보면서 내년부터는 산학협력, 클러스터, 낙후지역, 문화관광 등 하나의 주요테마를 선정해 행사의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관련한 해외 경험을 많이 소개하는 것이 앞으로 보강되어야 할 점이라고 본다."

-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갈 혁신주체들에게 한 말씀하신다면.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Open Mind)이다. 개방성을 가지고 꾸준히 배워야 한다. 우리 지역 우리 동네만 국한하지 말고 미래지향적 안목과 목표 지향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다른 지역과 다른 나라의 경험을 받아들이면서 현재의 지역혁신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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