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조가비 모형이 함께한 해양생태관 정문
조가비 모형이 함께한 해양생태관 정문 ⓒ 서정일
"식인조개라 불리는 거인조개를 아십니까? 남서태평양의 산호초의 수심 20m 정도에서 서식하는 가장 큰 종류인 조개입니다. 조개 입에 손을 넣으면 금방이라도 삼킬 것 같은 거대한 조개. 하지만 이 조개는 육식성 조개가 아니랍니다. 잠수부들의 손이나 발이 패각 사이에 눌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하는 경우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진도 가계해수욕장 앞엔 청소년수련관과 야외공연장, 전망대 등과 함께 진도해양생태관이 있다. 71년부터 5대양 6대주를 여행하면서 희귀한 조가비 1만2000여점을 수집하여 기증한 허병운 선생의 애장품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해양 생태관이다.

"이런 생태학습관이 진도에 있다는 건 참 행운입니다. 어린이들이 보고 느낄 수 있게 만든 생태관은 부모님과 함께 오셔도 참 좋은 교육이 됩니다."

박태종 소장은 전시관 설명에 앞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느낄 수 있는 전시관이 되길 희망했다.

조가비 기증자인 허병윤씨의 사진과 가장 관심 대상이 되고 있는 거인조개
조가비 기증자인 허병윤씨의 사진과 가장 관심 대상이 되고 있는 거인조개 ⓒ 서정일
전시관은 1층과 2층으로 총 건평 270평 규모다. 국내·외 희귀어류와 조개류를 전시해 놓은 1층 수족관과 전시관엔 적투어, 미인쥐돔, 파랑쥐돔, 얼개돔 등 생소한 어류들이 있으며 조가비들을 종류별로 잘 전시해 놓았다. 특히 거인조개는 방문한 이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너무나 신기하기에 방문하는 사람들 마다 만져보고 두들겨 보는 통에 보호구를 만들어야겠다면서 사랑이 지나쳐 껍질이 반질반질한 거인조개 앞에서 "너무 사랑을 받아도 문제인가 봅니다"라면서 박 소장은 웃음을 지었다.

비교 전시되어 있기에 우리의 조가비들은 세계 희귀 조가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출하고 소박하지만 그만큼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데 갈고둥 구멍삿갓조개를 볼 땐 더더욱 정감이 간다. 하지만 온 몸에 무엇이든지 붙이고 다닌다는 비단무늬 고등과의 조가비를 볼 땐 참으로 신기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1층엔 수많은 조가비들이 각각 특성 있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관람하실 때 되도록이면 천천히 하나하나 꼼꼼히 보시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박 소장은 관람태도에 대해 우려를 하면서 가능하면 천천히 많은 시간을 갖고 지켜봐 주기를 당부했다.

문을 열고 들어 선 2층은 1층과 사뭇 달랐다. 1층이 각 종류별 전시 위주라면 2층은 바닷속 현장을 그대로 복원해 놓아 체험학습장 성격으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조간대 생물관에서 부터 우리와 너무 친숙한 웅덩이 생물관까지 직접 바닷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까지 일으키게 하는 세심한 배려에 더더욱 흥미 있는 2층 전시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해 주는 곳 웅덩이 생물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해 주는 곳 웅덩이 생물관 ⓒ 서정일
이곳저곳을 설명하던 박 소장은 웅덩이 생물관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그리고 더욱 힘찬 목소리로 '웅덩이 전시관' 생물 하나하나를 한참동안 설명했다. 이곳이 그렇게 중요한 곳일까 라는 의문으로 살짝 질문을 하니 "이곳엔 학생들이 많이 옵니다. 용기를 잃지 말라고 긴 시간을 할애합니다"라고 말한다.

학교 성적이 조금 안 좋은 학생들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는 뜻에서 비록 볼품없고 하잘 것 없어 보이는 이곳에 사는 생물들을 더욱 힘차게 설명한다는 박 소장. 그의 배려가 참 아름다워 보였다.

어류의 표본전시와 바닷속 생태를 전시한 2층 해양생태관과 박태종 소장
어류의 표본전시와 바닷속 생태를 전시한 2층 해양생태관과 박태종 소장 ⓒ 서정일
바다가 훤히 보이는 3층 베란다에서 진도 앞바다를 바라보면서 박 소장은 "바다를 알아야 21세기를 정복한다면서 앞으로 진도해양 생태관을 발전시키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곳에 부임한 지 불과 5개월 남짓한 그의 포부처럼 진도해양 생태관이 해양교육의 중요한 학습관으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해 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