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의 대표적 문화상품인 온양민속박물관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17일 박효신(여·56) 신임관장의 취임 이후 체제정비를 통해 일신, 새로운 경영시스템을 준비한 온양민속박물관의 전환 기점은 2005년.
오는 25일(목) 박효신 관장이 취임 1백일을 맞는다. 많지 않은 시간이지만 취임 이후 박 관장은 온양민속박물관의 경영 안정과 혁신을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크지 않은 작은 변화를 통해 안정적 변화를 모색하는 박 관장의 운영계획이 대체로 과장된 계획을 제시하는 선례에 비쳐 더욱 믿음을 준다. 그의 알찬 이력이 이런 믿음을 더욱 크게 갖게 하는지도 모른다. 박 관장을 만나 온양민속박물관의 운영계획과 비전을 들어봤다.
온양민속박물관 ‘아산 문화의 자부심’
2만5000여평 부지에 유물 2만여 점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립박물관인 온양민속박물관. 박 관장은 온양민속박물관을 ‘아산 문화의 자부심’이라고 정의한다. 지난 70년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박 관장.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부·홍보부 참사를 비롯해 (주)여성신문 편집부장을 거쳐 한국광고주협회 홍보실장·상무이사, 뉴데이커뮤니케이션 대표, 전국문화원연합회 문화동력연구소 연구위원, 방송위원회 심의위원,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동안의 경력이 이곳에 오기 위한 훈련 기간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온양민속박물관에 대한 애착을 보인다.
화려한 경력이 대변해 주듯 그가 제시하는 각종 발전계획이 말뿐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이런 그가 평가한 온양민속박물관의 가치는 최상이다.
“설립자이신 고 김원대 회장님(계몽사)이 타계하신 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물을 비롯한 온양민속박물관의 가치와 규모는 그렇게 쉽게 무너질 수준이 아니다. 아산시민, 더 나아가 국민들이 자부심을 느낄만한 세계적 수준의 박물관과 유물이며, 아산의 문화 인프라와 합쳐진다면 세계 최고의 박물관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박 관장의 평가다.
발전, ‘고객감동 서비스’ 등 작은 것부터 시작
“온양민속박물관의 발전, 작은 것부터 시작하겠다.” 박 관장이 밝히는 계획과 비전은 과장되거나 크게 허황되지 않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고 체감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개선 및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6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흐르며 건물을 비롯해 각종 기물이 많이 낡았다. 빗물이 새는 곳도 있고…. 이로 인해 유물보전과 환경조성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이를 다 개·보수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현재로서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그렇다고 시나 도에 도움을 요청할 수는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는 연차적으로 풀어나갈 고민거리다.”
걱정과 희망을 동시에 느낀다는 박 관장은 당장은 관람객들에 대한 서비스부터 개선하고 있다. 단순히 전시역할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감동’이 이뤄질 때까지 무조건 친절하자는 것이 박 관장의 지론이다. 관객들에게 절대로 실망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는다.
자세를 낮추고 항상 최상의 기분에서 박물관을 찾고, 나설 수 있도록 각별한 신경을 쓰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관람객들에게 문화 체험기회 확대 및 교육기회 제공을 위해 어린이 민속놀이 체험교실, 풍물놀이·탈춤 배우기, 박물관 학교, 어린이 한자교실 등의 다채로운 행사도 운영하고 있다.
특별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 전시유물을 전체적으로 교체 전시 할 수 없는 현재로서는 특별기획전을 통해 이를 보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한 달에 한 번꼴로 특별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올 때마다 같은 유물을 관람한다는 비판을 없애기 위해 필요한 방침이다. 수장고에 있는 유물도 일부 자주는 못하지만 3개월 주기로 교체 전시할 예정이며, 상당량 보관하고 있는 목가구 유물도 한데 모아 특별전 형식으로 전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박 관장은 이와 함께 학술프로그램 강화를 통한 박물관 활성화도 모색할 계획이다. 아울러 아산의 문화 및 인적기반과 어우러진 문화 인프라 구축을 통해 아산시와 온양민속박물관의 상생 발전을 꾀하는 데 큰 무게를 두기로 했다.
아산에 있는 박물관이 아닌 대한민국 박물관으로
“단순히 아산에 소재한 민속박물관이 아닌 국민이 아낄 수 있는 대한민국 박물관으로 성장하고 싶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 중 하나가 홍보다.”
박 관장은 홍보계획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알려지지 않으면 누가 오겠냐’는, 지극히 단순하지만 중요한 논리다. 취임 이후 추진해온 홈페이지 개편작업도 막바지에 달했다. 올해까지는 모두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홈페이지 개편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유물검색 기능. 이를 통해 경쟁력과 차별화를 갖출 수 있다고 자신한다.
또한 놀이터, 쉼터, 교육터라는 온양민속박물관의 새로운 콘셉트를 구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쌍방향 홍보 시스템을 지향하며 박물관의 문을 모두에게 열어놓고 있다.
박 관장은 “문화사업도 비즈니스다. 상품성을 갖추고 그 가치를 전파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상품도 사장될 수밖에 없다. 이런 차원에서 홍보는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해법을 홍보에서부터 풀어나가려는 뉘앙스를 풍겼다.
“지난해 재구성된 이사회에서도 이사장님을 비롯해 모두 적극적 관심과 지원을 표명하고 있다. 자생력 강화가 활로라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으며, 이를 도와주듯 최근에는 각계의 협찬도 많이 늘었다. 온양민속박물관의 회생 및 발전을 기대하는 모두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박 관장은 끝으로 그동안 온양민속박물관을 사랑하고 아껴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부탁했다. (문화체험 문의:☎542-6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