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디알북<대한민국 사실은-데일리 서프라이즈 출판>은 한 네티즌(아이디: 디알)의 ‘도표로 보는 세상이야기’다.
그의 잠재력은 한나라당 김윤환 전 의원의 동생 김태환 의원이 오징어로 골프장 경비원의 뺨을 때린 사건에서 갑자기 분출하였다. 야구선수 강병규의 잠재력이 선수협 대변인 하다 물꼬가 트였다면, 디알 박 대령의 잠재력은 김태환 의원의 오징어에서 출발하였다.
아무튼 그는 날짜지난 신문기사들을 검색해가며 우리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혹은 매일매일 뉴스의 홍수 속에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린 이야기들의 ‘핵심을 요약’하여 하나의 ‘도표’로 만들었다.
서민경제가 진짜 어려운 이유는? 우리교육이 망해가는 진짜이유는? 대한민국 총리가 특정신문을 나무란 이유는? 서민을 어렵게 만드는 수구 기득권자는 어떤 분들인가 등등의 제목아래 100편의 도표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알짜설명으로 한권의 책을 이루고 있다.
너도 나도 경제가 어렵다는데
기자들은 경제가 어렵다는 말을 전하기에 앞서 꼭 재래시장에 가서 손님 없어 애태우는 상인들의 인터뷰를 배경으로 깔며 경제의 어려움을 전한다. 그러면 우리는 재래시장이 그렇게 썰렁하도록 먹지도 입지도 않고 산다는 말인가. 그렇지는 않을진대 그냥 관성적으로 그렇구나 하면서 경제를 살려내라며 대통령을 윽박질렀다.
그러나 실상은 재래시장에 손님이 없는 것은 대형할인점으로 다 몰리기 때문이 아닌가. 나부터도 언제부터인가 물건 사러 갈 때는 할인점으로 가는 일이 빈번해졌다. 디알은 소비자들의 이러한 동향을 지난신문을 뒤져서 화살표 두개와 몇 개의 숫자로 간단히 정리해준다.
즉, ‘지난 4년간 대기업 할인점의 매출이 77%증가 할 동안 재래시장의 매출은 35%감소했다’고. ‘대기업 할인점의 연간 매출액이 37조원임에 반해 재래시장 매출액은 13조원’, 1억도 벅찬 나인지로 조 단위는 감이 안 잡히나 할인점이 재래시장 손님을 왕창 빼앗아 간 것은 확실히 이해가 갔다.
그리고 일부 국회의원들이 말끝마다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에 힘써라’하고 국민들 또한 대통령에게 제일 바라는 것이 경제를 살려 달라는 이야기인데. 대통령이 도깨비 방망이를 가진 것도 아니고, 수 십 년 진행되어온 암 환자가 하루아침에 건강 할 수 없듯이 우리경제 또한 나름의 조치를 취하긴 해도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디알은 ‘실무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였다. ‘회사의 실무적인 일은 회장이 아닌 사장이 하듯이 나랏일의 실무자는 전국 시도지사 및 지방 자치단체장’이라고 정리하였다. 디알 도표를 보니 전라도와 충남을 빼고는 다 한나라당 소속이 시도지사였다. 그뿐인가 ‘시장, 구청장, 군수의 60%가 시도위원71%가 한나라당 소속’이라고 하였다.
즉 껍데기만 집권당이 열린우리당이지 그 속은 한나라당이었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야당 국회의원들은 혹은 일부 국민들은 막연히 대통령을 향해 아우성을 치기보다 시도지사들을 닦달하거나 혹은 그들의 애로를 경청해야 할 것이다.
다들 교육이 문제라는데
어렴풋이 듣고 잊어버렸는데 나는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실력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OECD회원국(선진 32개국)중 과학이 1위, 수학이 2위, 독해력 6위라고 한다. 재치만점 디알은 넓적한 화살표 속에 ‘이런 아이들을 데려다가’라는 말을 삽입하여 결과를 가리키고 있다.
전 세계 500위권 대학교중에 하버드1위, 도쿄대 20위, 서울대는 화살표를 보아하니 100보다 200에 가까운 등수였다. 고교등급제를 주장하고 실지로 등급을 적용하여 학생을 선발한 연세대와 고려대는 300위와 500위다. '도대체 대학에서는 4년 동안 무엇을 가르쳤던 것일까.'
대학선생의 문제라기보다 학생 스스로 고교 내내 성적에 찌들어 대학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공부를 놓아 버렸다면 그런 학생 더 이상 필요 없으니 과감히 잘라 버리면 될 것이 아닌가. 혹시 그렇지 못할 속사정이라도?
‘사학재단들의 경우 재정의 80%를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충당 한다’고 하였다. 나머지는 국고보조금이었고 재단 전입금은 극히 일부였다. 그러니 대학 관계자의 눈에는 학생의 머리수는 곧 돈이므로 함부로 자르지 못할 것이다.
행정수도는 돈이 많이 든다고 하던데
내가 살고 있는 지역사람들은 대부분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한다. 이유를 물으니, 아, 행정수도가 대구에 온다면 모를까. 충남으로 가면 대구 부자들 다 대전으로 이사 가버리고 대구에는 쭉정이만 남을 것이라나.
“이 의근 지사는 경북북부가 살아날 것이라 하여 찬성하던 쪽이던데요? ”
“경북 북부? 그건 모르겠고 암튼 세금 많이 내야 되는 것이 싫어.”
행정수도만이 세금 잡아먹는 도둑일까. 디알 도표를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행정수도 건설비용은 단번에 11조가 드는 것이 아니었고 해마다 1조씩 들어가면 되는 것이었다. 역시 1억에도 손이 떨리는 나인지라 1조라니 감이 안 잡히는데,
‘매년 수도권이 교통 혼잡으로 지불하는 국가 손실액이 10조이고, 파주 신도시 6조, 일산 신도시 3조, 서울시 환경 공해비 8조, 청계천 문화재 파괴비 12조, 김포 신도시 7조, 강북 뉴타운 건설 100조......’ 왜 유독 행정수도 건설비용 11조에만 인색한 것일까. 그것이 22조로 부풀려 졌다 해도 강북 뉴타운 건설시의 100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진대.
그 외
위에 언급한 것 외에도 <대한민국 사실은>의 100편의 도표전체가 ‘한눈에 쏘옥 들어오는 알짜배기 진실’들이다. 상세한 것은 직접 감상해 보시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특히나 나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한 흥미로운 소재들을 몇 가지 소개할까 한다.
헌법 재판소 나이: 나는 헌재의 나이가 16세 미성년이라는 것을 몰랐다. 나는 8인 법관들의 붉은 옷자락과 근엄한 얼굴에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느꼈다. 그랬는데, 실은 노태우 군사정권 시절 하도 마구잡이로 사람들을 가두어 들이다 보니 그에 대한 견제로 어쩔 수 없이 하나 만들어 준 ‘법 해석 기관’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법 해석 기관일 뿐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지존'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한 달 월급: ‘MBC지분 30%, 부산일보 지분 100%, 경향신문 사옥땅 700평을 강탈하여 만든 516장학회(81년 이후 정수 장학회).’ 박근혜씨는 95년부터 10년동안 정수 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직하였고 연봉이 2억5천. 그러면 대략 월 2000만원이었다.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연봉: 세 아들을 모두 군에 안 보내는 기염을 토한 개신교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조 목사의 연봉은 대략 ‘11억3천만원 (동아일보 송평인 기자)’이라고 한다.
그리고 병역을 면제 받은 국회의원은 왜 그리도 많은지. 굴비사건의 안상수, 서울시를 하나님께 바치는 이명박, 한나라 경제통 이한구, 강릉사나이 최돈웅, 법사위의 짱 최연희 등등 손가락 발가락 다 합쳐도 모자라고 자식들까지 합치면? 머리에서 김이 난다.
각설하고. 30년 군사 독재와 그에 기생한 수구 기득권들에게 찌든 우리의 내면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또, 잘못 알고 있는 우리의 현대사를 바로 알기 위해서는 다음의 책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정래 선생의 대하소설 <한강>과 강준만 교수의 <현대사산책 시리즈> 그리고 한홍구 교수의 <대한민국사1, 2>권,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 대령의 <대한민국 사실은>을 꼭 추천하고 싶다.
성질이 급해서 혹은 사업이 바빠서 진득하니 위의 책들을 다 못 읽겠는 사람들에게는 급한 대로 디알 박 대령의 <대한민국 사실은>을 먼저 읽기를 권하고 싶다. 그렇게 숨고르기를 한 다음 훼손된 영혼의 복원하기 위하여 꼭 나머지 책들을 찬찬히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