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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대표자들이 노숙 투쟁을 선언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농민대표자들이 노숙 투쟁을 선언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민우
쌀수입 개방에 반대해 농기계 반납 시위까지 벌인 농민들이 이번엔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에 들어갔다.

8일 오후 2시 전국농민회총연맹(이라 전농, 의장 문경식) 소속 각도연맹 의장들을 비롯한 전국의 농민대표자 10여명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쌀협상 무효, 전면재협상 촉구 무기한 노숙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농민대표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의 일방적 독단적 밀실 쌀협상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정부는 한국 농업을 송두리째 파탄시킬 잠정적 쌀협상안을 무효화하고 전면 재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농민대표자들은 “정부가 지금까지의 협상 결과라고 내놓은 안을 보면 우리쌀의 붕괴뿐만 아니라 한국 농업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의 최악의 협상”이라며 “농가소득보장 등 식량의 자급자족을 통한 식량주권 수호와 근본적 농업회생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밀실 쌀협상안은 무효”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우리의 투쟁은 비가 오고 눈이 오더라도 식량주권수호 투쟁의 정당성을 확신하며 4백만 농민들과 함께 쌀협상 무효, 전면재협상 촉구의 완전한 승리를 위한 그날까지 투쟁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 ⓒ 이민우
전농 문경식 의장은 “올해 우리 농민들은 쌀개방을 하려면 국민투표로 물어야 한다며 단식도 했고, 2만명이 넘는 대규모 투쟁도 벌여왔다”며 “정부와 농림부의 쌀협상 마무리 수순을 막기 위해 오늘부터 노숙 농성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투쟁의 의미를 설명했다.

전국민중연대 정광훈 의장은 “쌀을 포함한 곡물은 어느 나라에서나 개방의 대상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먹고 부족한 부분만 사다 먹으면 되는 걸 초국적 자본의 주장에 따라 정부와 국회에선 개방만 하려든다”고 비판했다.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우리쌀지키기 식량주권수호 국민운동본부 오종렬 공동대표는 “비싼 공산품을 팔고 싼 농산물을 사다 먹이자는 논리는 그럴 듯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하지만 우리 나라가 쌀개방을 해 농업이 말살되면 비싼 값에 식량을 사올 수밖에 없는 식량 식민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종렬 공동대표는 또 “실제 강대국들은 식량 자급률이 200%, 300%나 된다”며 “겨우 26.9%의 식량자급률을 갖고 있는 우리가 쌀마저 개방한다면 자급률은 2.7%로 떨어질 것이란 게 농업 문제 전문가들의 경고”라며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들의, 농민들의 간절한 요구를 제대로 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전농은 이날부터 청와대 앞 노숙 농성을 무기한 실시하는 것과 함께 13일엔 전북도연맹과 경북도연맹, 14일엔 경남도연맹, 15일 광주전남연맹, 16일 강원·경기·충남·충북도연맹 소속 농민들의 상경 투쟁을 결합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20일엔 '농민들의 재산 1호인 농기계' 1만대를 동원 서울로 집결해 국민들에게 쌀개방 재협상의 필요성을 적극 알려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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