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KNCC) 인권위원회가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를 촉구해 주목된다.
KNCC 인권위원회(위원장 문장식 목사)는 지난 10일 오후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진행된 'KNCC 인권주간 연합예배 및 제18회 인권상 시상식'에서 ‘KNCC 인권선언’을 채택해 “민중의 기본적 인권과 민족의 평화통일에 걸림돌이 되는 ‘국가보안법’은 완전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천명했다.
KNCC 인권위는 또한 “의문사위 활동에선 조사 활동이 국가 권력에 의한 방해로 진상규명이 재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올바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보상을 통해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KNCC 인권위는 ▲이주노동자 인권보호를 위한 산업연수제 폐지 ▲장애인과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보호 ▲테러방지법 제정 기도 즉각 중단 ▲사형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KNCC 황필규 목사(인권위원회 국장)는 "국가보안법은 국가안보를 지키기보다는 독재 정권의 권력 유지를 위해 민주화와 인권운동을 탄압하는 데 이용돼 왔다"며 "국보법 폐지야말로 우리 사회가 인권선진국과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할 길이라 판단해 인권선언에 넣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제18회 인권상, 삼청교육대인권운동연합이 수상
한편 제18회 KNCC 인권상은 삼청교육대인권운동연합(대표 전영순)이 수상했다.
KNCC 인권위 부위원장인 정상복 목사는 “삼청교육대인권운동연합은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의 정치적 희생양인 삼청교육대 피해자 인권회복을 위해 14년간 투쟁해 온 단체”라며 “특히 ‘삼청교육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안’을 제정케 하는 등 국가 폭력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한 보상이 가능토록 하는 데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상을 받은 삼청교육대인권운동연합 전영순 대표는 “KNCC에 1999년부터 5년간 줄곧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청하여 도움을 받아왔다”며 그 결과 “피맺힌 한을 풀게 된 명예회복이 되었는데, 귀한 상까지 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영순 대표는 또 “이 상이 상이라기 보다는 큰 채찍인 줄 알고, 지금이 시작이라는 생각”이라며 “행방이 묘연한 삼청교육 피해자 3만6545명의 진상을 철저히 밝히는 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백도웅(KNCC 총무) 목사와 이상영(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총장) 인권위원을 비롯해 서울 중구·수하동 세입자 대책위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가했다.
KNCC 인권위원회는 지난 1974년 4월 11일 창립 이후 박정희의 유신 독재에 항거해 목요기도회와 양심수 법률 지원 등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위해 힘써 왔다. KNCC 인권상은 지난 1987년 제정됐으며 역대 수상자(단체)는 아래와 같다.
KNCC 인권상 역대 수상자(단체)
▪ 1회 (1987년) 오연상씨 / 박종철군 물고문사건 진상규명
▪ 2회 (1988년) 이명식씨 / 1988년 중앙경제신문 오홍근부장 테러사건 폭로
▪ 3회 (1989년) 北美州인권연합 / 7, 80년대 한국 인권활동 지원 및 협력
▪ 4회 (1990년) 윤석양씨 /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
▪ 5회 (1991년) 강경대씨 유가족 / 민주화 운동에 헌신
▪ 6회 (1992년) 한준수 군수 / 공무원 청렴성과 도덕성 회복을 위해 양심선언
▪ 7회 (1993년) 주한미군의 윤금이씨 살해사건 공동대책위원회
▪ 8회 (1994년) 이효재, 유정옥 선생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활동
▪ 9회 (1995년) 성남외국인노동자의 집,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10회(1996년) 故 나카지마 목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 11회(1997년) 서준식 대표(인권운동사랑방)
▪ 12회(1998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 13회(1999년) 노근리 양민학살사건대책위원회(위원장 정은용)
▪ 14회(2000년) 매향리 미군폭격장철폐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전만규)
▪ 15회(2001년) 중국조선족한국초청 사기피해자 협의회(대표 이영숙)
▪ 16회(2002년) 미군장갑차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 살인사건범국민대책위원회
▪ 17회(2003년) 장애인편이시설촉진시민연대(대표 이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