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도 확실한 4년짜리 비정규직"이라며 청중의 웃음을 자아낸 단병호 의원은 현 정부가 진행중인 ‘파견근로자보호를 위한 법률안’과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에 관한 법률안’은 허구적이고 거짓투성이라고 지적했다. 그 속을 끄집어 내면 사용자의 권한을 강화하고 반면 노동자에겐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는 법률일 뿐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주장대로 과연 노동 유연성은 일부 확대하고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기능은 획기적으로 강화했느냐? 아닙니다. 노동의 유연성은 확실하게 분명히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로 비정규직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는 매우 추상적이고 불확실하고 미비하게 제도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3년으로 비정규직 기간을 늘려 기업주가 노동자의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노동조합의 씨를 말려 말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단병호 의원은 "이 세상에 정규직 노동자는 천연기념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정규직이 신분에 따른 불이익을 주장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다면 3년 동안 오르지 기계처럼 충성하는 노동자만 입맛대로 선택해 고용하여 노동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도덕과 사회적 가치를 버리고 노동자의 생존을 불안하게 만들어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반노동자 정책과 사용자 중심의 노동 정책을 성토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냐? 정부가 얘기하는 3년짜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입니다. 법률적인 용어로 사유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여름에 엄청난 수요가 있어 생산을 늘려야 하고 겨울엔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에는 허용돼야 하는 것입니다. 여름 한철 고용하고 일년 내내 고정적으로 월급 달라는 것이 말이 됩니까? 이처럼 비정규직을 쓰더라도 꼭 필요할 때만 단기간에 걸쳐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병호 의원은 계절적 사유가 인정되는 사업이나 합리적 사유가 분명하거나 기한을 정해 놓은 사업에 대해서만 기업이 비정규직을 사용하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리적인 사유 이외는 절대로 비정규직을 써서는 안되며 비정규직을 쓰더라도 1년으로 제한하고 노동력이 계속 필요하다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에 대한 주장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파견제 문제는 정상적인 고용 형태로서의 법률적 지위를 가지는 정당성이 없는 고용관계입니다. 쉽게 말해 이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용관계에서 최소한의 기본적 가치관은 있어야 하는 것인데 고용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이 노동을 통한 생산과 생산을 통한 노동의 가치가 서로 교류하고 정상적으로 거래될 때만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파견법은 노예제도이고 인신매매제도라고 설명하는 단병호 의원은 “어떤 가치도 생산하지 않고 다만 사람을 사고 사람을 팔아주는 이런 제도를 마치 정상적인 제도인양 말하는 것이 무엇이겠냐?”며 “어쩔 수 없이 시행하는 일부 파견 직종에 머무르던 것이 지금은 전면적으로 허용하자고 바꾸려는 것인데 과연 노동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냐?”고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비정규직은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습니다. 이미 비정규직은 떨어질 만큼 떨어져 바닥에 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이 통과되는 순간 결정적으로 피해를 보고 대상이 되는 것은 바로 정규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줄곧 노동자를 공격할 때 뭐라고 했습니까? 대기업 노동자들과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기주의를 말하면서 우리 나라 노동 시장의 경직성은 대기업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들 때문이라고 노골적으로 공격하고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을 여러분들 기억하지요?”
단병호 의원은 세계에서 노동 시장의 유연화는 우리 나라가 1, 2위 권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있는 현장에서는 이런 파견법이 사실적으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으로 현 정부는 정규직 노동자와 대기업 노동자를 회피시켜야 한다고 끊임없이 지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것이 지금의 파견법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 법이 겨냥하고 있는 목표는 정확히 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정규직 노동자를 회피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왜 노무현 정부가 정규직 노동자를 그렇게 못 잡아먹어 안달했을까? 바로 노무현 정부의 경제 정책의 철학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철저한 신자유주의 신봉자입니다. 신자유주의가 요구하고 있는 핵심이 몇가지 있습니다. 자본이 무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그 영역을 확대 보장하라 두번째로 자본이 활동하는 데 어떤 규제도 두지 말라, 모든 규제를 풀어라 이것이 신자유주의의 두번째 핵심입니다.
그리고 모든 자본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도록 모든 걸 풀어라 이겁니다. 그 다음으로 마지막이 무어냐 어떤 저항도 용납하지 않는다 입니다. 바로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키는 것입니다.”
단병호 의원은 파견법이 통과되면 한국 사회의 정규직은 5년에서 10년 사이에 아주 소수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노동자의 인식 변화와 모든 선택은 노동자에게 달린 것이라고 지적하며 국회에서 비정규직 관련법과 파견 관련법을 막을 수 없는 현실에서는 노동자의 투쟁만이 유일한 길임을 강조했다.
단병호 의원은 노동조합이 10% 이하의 조직을 가진 어떠한 진보정당도 집권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사회가 급속도로 불평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개탄하고 차별은 엄청난 희생과 고통을 낳을 뿐만 아니라 커다란 사회적 저항에 부딪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단병호 의원은 강연을 마치고 포항지역 민주노총산하 노동조합 위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노동조합의 고민을 청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