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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비주류 중진으로 꼽히는 홍준표(서울 동대문구을·3선) 한나라당 의원이 이철우 의원의 조선노동당 가입전력 의혹으로 극한 대치에 있는 정국을 향해 말문을 열었다. 홍 의원은 "이철우 의원 사건은 해프닝에 불과하다"며 "국가보안법의 개폐가 문제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한나라당 지도부를 향해 "정기국회 때는 국가보안법이 예산 부수법안이 아니니 상정이 안 된다는 논리였지만 이제 임시국회 상황이기 때문에 그 논리로는 안된다"며 "국보법 개정안 당론을 확정하고 법사위에 상정, 여당과 정상적으로 토론하고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다.

"국보법, 국민이 폐지 원한다면 폐지해야"

12일 홍 의원은 기자들과 가진 오찬회동에서 이 같은 해법을 내놓으며, 국보법 폐지반대로 일관하고 있는 지도부의 행보를 비판했다.

"열린우리당이 폐지안과 형법보완안을 냈는데, 그게 저들의 개정안이다. 그 사람들에게 자기들 안을 철회하라고 주장하면 안된다. 각자가 안을 내놓고 국민을 상대로 설득하고 의견수렴해야 한다. 정말 국민이 폐지를 원한다면 폐지해야 한다."

당내 국보법개정안특위(간사 장윤석)에 제출된 개정안은 모두 7개. 하지만 최근에는 새정치수요모임과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의 절충안, 자유포럼의 소폭 개정안으로 압축되었다고 알려졌다.

홍 의원은 절충안에 힘을 실으며 "자유포럼안은 '못먹어도 고'식"이라고 일축한 뒤, "이름을 국가안전보장법으로 하고 정부참칭 조항은 삭제하는 대신 ‘정부를 표방하면서,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인하는…’이라고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철우 의원의 전력시비에 대해서는 (주성영 의원 등이)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과잉대응이다, 그도 어쨌든 당선된 의원이다"라며 주 의원을 향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식이다, 트러블메이커로 정국의 핵이 되고 있다"며 혹평했다.

홍 의원은 17대 국회 개원 초기 주성영 의원을 '차세대 저격수'로 꼽는 등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홍 의원은 "한나라당 법사위원 중에서 주성영 의원 하나만 입심이 있다"며 "앞으로 법사위에서 본격적으로 국가보안법 개폐 토론을 벌이려면 새로운 논객이 필요하다"고 진용변화를 주문했다.

홍 의원은 또 양당 지도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홍 의원은 "양당 지도부가 똑같이 외부의 압박과 자기들 말에 발목 잡혀 외통수에 몰렸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가보안법과 관련 여당에겐 "어쨌든 56년간 체제를 유지해온 중요한 법안이니, 기습처리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고, 한나라당에겐 "내부 강경 기류 때문에 한 자도 못 고치겠다는 주장은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철우 의원 건과 관련, 홍 의원은 "양당이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에서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표는 영남보수파의 덫에 걸려 운신의 폭이 없다"

박근혜 대표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홍 의원은 "박 대표가 영남보수파의 덫에 걸려 운신의 폭이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오늘 얘기로 내가 박 대표의 공신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해 박 대표 비판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차기대권과 관련 홍 의원은 "내가 박근혜니, 이명박이니 줄을 서는 걸 따지는데, 그러기엔 내가 너무 컸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뉴라이트(New Right·신보수)' 세력과의 교분을 과시하며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에 거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내가 신지호 대표에게 정당하고 결합하면 끝장나니, 국민운동으로 쭉 해나가라고 코치했다. 뉴라이트가 잘하는 건 10년 집권한 수구좌파를 거꾸러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메시지 차단 효과에 시달리고 있다. 전여옥 대변인이 아무리 표독스럽게 얘기해도 우리 지지자들만 속시원해 할 뿐, 국민 일반은 '차떼기 수구꼴통'하면서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한편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보법 개정안 제출과 관련 "논의를 해서 결론을 맺을 단계에 와 있다"고 말하면서도 제출시기와 관련해서는 "여당이 폐지안을 철회하고 개정의 장에 나와야 우리도 대안을 제시하고 협상할 수 있다"며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했다.

하지만 "여당이 폐지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내지 않겠다는 건가'는 질문에 "꼭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빠른 시간 안에 우리 당의 안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해 대안 없이 반대만 한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 고심중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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