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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주 시내버스 요금인상과 관련해 시민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시민들은 한결같이 “서비스는 개선된 것이 없는데 요금만 대폭 올렸다”고 입을 모았다. 심지어 요금인상과 관련해 홍보나 안내조차 부실하게 해놓고 “요금이 오른 것도 몰랐냐”며 승객을 구박하는 버스기사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문제는 요금이 인상될 때마다 앵무새처럼 반복되는 소리들이라는 점이다. 시청에 접수되거나 인터넷 게시판, 교통 불편 신고란에 시민들이 올린 시내버스와 관련한 불편사항 처리결과를 보면 개선될 기미도 의지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시내버스로 출근하려다 결행(나중에 정시보다 먼저 출발한 것으로 확인됨)하는 바람에 낭패를 보고 전주시청에 신고한 후 처리과정을 지켜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내버스 승객들의 권리는 없고 버스회사와 기사들의 목소리만 존재했다. 불편신고는 '소귀에 경 읽기'나 다름없었다. 전주시가 승객들의 권리는 나몰라라 하고 뒷짐을 지고 있으니 시내버스 서비스가 개선될 리 만무했다.
지난 10월 14일 출근길에 아침 7시 55분에 우석대를 출발해 삼례터미널을 거쳐 아중리로 가는 337번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삼례 터미널에 나갔다. 삼례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시내버스가 우석대를 출발하는 7시 55분께, 도착예정 시간을 지났는데도 시내버스는 오지 않았다. 8시 25분까지 30분을 기다리다 시내버스를 포기하고 택시를 탔다.
전주시청 운송사업지도계에 전화를 걸어 신고했다. 처리결과를 통보해달라며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남겼다. 처리기간은 보름정도 걸린다고 했다. 처리기간이 지났지만 통보가 없다. 20여 일만에 전주시청에 전화를 했더니 해당 구청에서 운전기사 청문 등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기다리라고 한다. 신고 후 1개월 10일이 지난 11월 23일까지 처리결과는 통보되지 않았다. 시청에 다시 문의해보니 구청에서 '불문' 처리했다고 했다.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것이다. 내용은 구청에 확인하라고 한다.
구청 확인결과 출발시간을 5분 앞당겨 운행했다고 한다. 55분에 삼례 터미널을 통과했다고 했다. 인공위성 위치추적으로 운행시간이 체크된다는 설명이다.
구청 관계자는 “5분정도로 행정 처분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신고자의 권리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최소한 10분정도는 돼야지…”라며 말끝을 흐린다. 승객에게 이해하라는 식이다. 시청 관계자에게 “왜 통보를 안했는가” 물었다. “구청에서 해야 한다”며 떠넘겼다. 구청은 “시청에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주시청 홈페이지 교통불편 신고란도 마찬가지였다. 불편신고에 행정처분하겠다는 답변은 거의 없다. 앵무새처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강력한 지도단속과 행정조치로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인공위성으로 위치추적과 운행시간 체크가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행정처분할 수 있을 텐데 신고자에게 자세한 내용을 올리라고 주문까지 한다.
강력한 행정처분은 말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전주시의 교통 불편신고 처리현황을 보면 시내버스 268건, 택시 170건 등 438건에 달한다. 이중 과태료 처분된 것은 140건으로 31%에 불과하다. 반면 경고와 불문은 115건, 92건이다. 그것도 택시와 합산된 것이어서 시내버스 부과건수와 금액은 확인할 수 없다. 전주시청 관계부서에 이 자료를 받는 데만 하루 가까이 걸렸으며 시내버스 처분내용은 내일까지 가야 된다고 했다.
타시도의 경우 불편사항 처리결과 통보는 기본이고 기간도 1주일에서 보름을 넘지 않는다. 왜 전주시가 신고한지 한 달을 훌쩍 넘기고도 신고자에게 결과 통보조차 않고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시내버스 불편 신고내용을 보면 결행이 107건으로 가장 많다. 다음이 지연 또는 조기출발 91건, 이행질서문란 38건, 불친절 21건 등으로 결행과 조기·지연출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중교통 문제에서만큼은 전주시청이 시민의 편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걸어 다닐 수도 없고….” 서민들의 발걸음은 더욱 힘들고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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