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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희 씨는 요즘 자신은 굶고 있으면서도 사람들만 만나면 '빵공장'과 '북녘어린이들이 빵 먹는 얘기'에 열심이다.
손미희 씨는 요즘 자신은 굶고 있으면서도 사람들만 만나면 '빵공장'과 '북녘어린이들이 빵 먹는 얘기'에 열심이다. ⓒ 이민우
"매달 5천원이면 북녘어린이들에게 빵을 지속적으로 먹일 수 있습니다. 2005년 3월이면 평양에 빵공장이 생산을 시작하거든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단식농성을 8일째 진행 중인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약칭 겨레하나) 손미희 기획실장을 만났다.

손미희씨는 요즘 자신은 굶고 있으면서도 사람들만 만나면 '빵공장'과 '북녘어린이들이 빵 먹는 얘기'에 열심이다.

"겨레하나 여성위원회에서 통일을 위해 여성이 어떻게 기여할 건지 고민하던 중 북녘어린이들을 돕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엔 북녘어린이들한테 자전거를 보내 통학에 도움을 주자는 제안도 있었단다. 하지만 면밀한 검토 끝에 '한 가정 자전거 1대 보내기'는 실행되지 않았다.

"빵공장엔 어려움 함께 극복하자는 염원 담겨"

"자전거 보내기는 일회성 사업이라는 의견이 많았어요. 한번 돕고 끝내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실천으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는 염원이 담긴 일을 찾다보니 빵공장 건립으로 뜻이 모아진 거죠."

겨레하나는 지난 7월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 대표단 방북 때 '빵공장 건립'을 북측에 공식 제안했다. 그 후 지난 9월 22일 대표단이 방북해 사업추진 '의향서'를 작성했고, 지난 달 24일엔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와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에서 북측은 공장 부지와 건물, 인력을 보장하고, 남측에선 빵 생산에 필요한 기계설비와 재료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빵은 내년 3월부터 생산할 예정이거든요. 북측에선 이미 공장 부지와 건물을 마련해 놓은 상태고요."

평양에 설립될 빵공장엔 하루 1만개, 월 3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서며, 2005년 3월 8일부터 빵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공장 설립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지속적인 빵 생산을 위해선 빵기계 구입비 외에도 매달 3천만원의 경비가 소요된다.

"기업 후원보단 5천원 인정 더 뜻 깊어"

"빵공장 설립 후원은 누구나 생활 속에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통일실천"이라고 강조하는 손미희 씨.
"빵공장 설립 후원은 누구나 생활 속에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통일실천"이라고 강조하는 손미희 씨. ⓒ 이민우
돈 좀 있는 사람에겐 별로 큰 액수가 아닐 수도 있는 월 3천만원.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손미희씨는 물론이고 겨레하나 식구 모두가 후원회원 모집에 발벗고 나섰다.

사업 진행을 알게 된 기업체에서 후원하겠다는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어려운 길을 택했다.

"모 기업에서 후원하겠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정중하게 거절을 했습니다. 기업이 참여하는 것보다는 힘들더라도 사업 취지에 맞게 아줌마들의 5천원 인정을 모으는 게 더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결국 3천만원은 고스란히 아줌마(?)들의 쌈짓돈을 모아 해결해야 할 판이다. 월 3천만원이면 매달 5천원씩 후원하는 회원 6천명이 필요하다.

"빵공장 후원은 누구나 참여하는 통일실천"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란 걸 알지만, 자신은 두 딸을 둔 어머니라며 '빵공장' 예찬에 열심인 손미희씨의 말을 듣고 있자니, 어느새 통일이 다 됐다는 생각이 든다.

"빵공장 설립 후원은 누구나 생활 속에서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통일실천이거든요. 월 5천원이 모여 북녘어린이들한테 날마다 따뜻한 빵을 먹일 수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사람을 모으는 게 쉽진 않지만, 얼마나 뿌듯한 지. 자기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의 마음은 다 소중한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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