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교육부가 사설학원에 대한 예산지원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성토했다. ⓒ 이민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설학원에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붓는 건 사교육을 조장하여 공교육을 황폐화시키는 한심한 작태입니다."
올해 초 제정된 유아교육법의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교육부가 사설학원에 대한 예산지원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교육 단체들이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유아교육 공교육체제 실현을 위한 범국민연대(아래 범국민연대) 소속 10여명은 14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부와 일부 야당의원은 국민 혈세로 학원을 지원하려는 음모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범국민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일부 야당 국회의원과 교육부가 일부 학원계의 요구에 흔들려 만 5세아 무상교육비 지원대상에 학원까지 포함시키려는 것은 공교육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성토한 뒤, 공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범국민연대는 또한 "유아교육법 시행령엔 '종일반 교사배치', '유아급식비 지원' 등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며 공교육으로서의 유아교육이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우선적인 노력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은 "사설학원에 대한 예산지원은 절대 있어선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 이민우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원영만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나라당 황우려 의원이 사립학교법 개정은 반대하면서 개인영리를 위한 학원에 국민 세금을 지원하도록 시행령을 제정하려 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국민 세금을 헛되이 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원영만 위원장은 또 "유아교육 공교육화는 교육의 기본인데, 이 기본을 교육부가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며 "사설학원에 대한 예산지원은 절대 있어선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범국민연대 조희주 집행위원장은 "유아교육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국가에서 지원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한 뒤, "공교육을 살리는 데 앞장서야 할 교육부가 사설학원을 지원하겠다고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열변을 토했다.
조희주 집행위원장은 "국민 혈세의 학원지원을 막아낼 수 있도록 각계 시민단체들이 힘 모아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한편 전국유아미술학원연합회를 비롯한 사설학원들은 정부의 유아대상 무상교육 범위에 사설학원도 포함시켜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이에 편승해 최근엔 한나라당의 일부 국회의원들도 유아교육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을 앞두고 학원비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내년 1월 30일부터 시행되는 유아교육법에 따라 2005년엔 일차적으로 농어촌지역, 2006년에는 중·소도시, 2007년까지는 대도시로 만 5세아에 대한 무상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