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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고 좀 망가지면 왜 안돼?
행복한 연말이다. 크리스마스다, 송년회다 해서 술자리는 좀 많은가. 흔히들 이맘 때쯤이면 술로 망가지는 연말이라는 둥, 흥청망청 크리스마스라는 둥 비판의 소리는 어찌나 많이 들리는지.
되려 이런 말 들어도 싸긴 하다.
"아니,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고. 그럼 우리네 잡초인생들은 언제 뭘 하며, 한번 '망가져' 보나요?"
맞다. 좀 망가지면 어떤가. 술 먹고 주정을 부리면 어떤가. 우리 맘대로 망가져 보자. 그래서 본 필자, 오늘 제대로 망가지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해 본다. 단, 끝까지 읽어야만 한다.
코가 '비뚤어지도록' 술 마시는 법
속에 술 좀 들어갔죠? 아침 해 뜨는 건 봐야지, 여기서 물러설 수 있나요. 속에 있는 것들을 길거리에 좀 꺼내놓으세요. 그래야 더 들어가죠. 그 다음, 길 가던 사람 붙잡고 말도 건네보고, 툭툭 건드려도 봅니다.
한마디로, 시비를 거는 거죠. 그 사람이 감히 덤벼들거든, 얼굴을 향해 주먹을 힘껏 펴주세요. 몹시 아파할 겁니다. 뭐 어때요? 그쪽에서도 내 어깨를 치고도 무시하던 걸, 뭐. 간간이 전봇대와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가면서, 보이는 사람마다 그렇게 시시비비를 가려주세요.
간혹 운 좋게, 열혈남아나 동네양아치들을 만날 수도 있겠죠. 이제 됐습니다. 자연히 코가 비뚤어질(?) 겁니다. 다만 좀 아프다는 것과 경찰서, 병원 등 공공기관을 드나드는 번거로움으로 성격마저 비뚤어지는 부작용도 간혹 있습니다만 하루 잘 놀고 망가져 봤다는데 의의를 둬야겠죠?
'인간 중심적' 사고를 갖자
무단횡단은 어떤가. 스릴 만점 아닌가. 횡단보도만 빼고 이 날 만큼은 모든 도로가 내 안방이란 말씀. 사실, 사람이 먼저지, 차가 먼전가? 사람이 제 볼일 보겠다고, 제 갈 길을 간다는데, 덩치가 산만한 기계덩어리가 방해한다는 것도 우습잖아. 안 그래요? 우리 거꾸로 한번 생각해 봅시다.
'무단횡단'이라는 말도 웃겨요. 모름지기 세상이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사람 입장에서 보면 말이죠. 바로 '자동차들의 무단종단'이라구요. 동의하십니까? 자, 그렇다면 이제 인간중심적 사고로 돌아가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자유로이 직립보행을 합시다.
아 참, 술을 마셨으니 그건 좀 무리겠군요. 어쨌건 그렇게 신나게 휘청휘청 휘젓고 다닙시다. 다만 주의할 것은 이 경우에는 코뿐만 아니라, 팔다리와 허리 심지어 머리도 심하게 '비뚤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경우에는 경찰서, 병원 등 각종 공공기관을 당신 대신, 당신 가족들이 드나들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뭐 어때요? 하루 잘 놀고 망가져 본다는 데 의의를 둬야겠죠?
망가지기 전, 꼭 명심할 점
자, 이렇게 망가지는 건 좋은데 그전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죠. 1년에 단 하루, 이렇게 망가져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게 언제냐구요? 바로 12월 32일입니다!
물론 12월 32일은 없지요. 그렇게 망가져선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망가지더라도 마지 노선을 현명하게 잡아야 하겠죠. 다사다난했던 한 해, 좋은 사람들과 좋은 만남 가지시길 바랍니다. 이상, 연말특집칼럼 '술 먹고 사고치는 법'이었습니다.
-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