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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의원
홍준표 의원 ⓒ 시민일보
한나라당내에서 맹형규 의원과 함께 유력한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홍준표 의원이 20일 시민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대권주자로는 제3의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홍 의원은 “한나라당이 대권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2007년 봄까지 대권 주자가 될 만한 사람은 안개 속에 있어야 하는데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이미 드러나 버려 여권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며 “또 다른 주자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전 총재가 낙선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이미 대권주자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그로 인해 여권의 표적이 되고 4년 동안 국민들에게 신선한 감으로 다가갈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특히 ‘뉴라이트 운동’과 관련 “운동을 지지하지만, 섣부른 연대는 금물”이라며 한나라당의 ‘파괴와 해체’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홍 의원은 “지금 한나라당이 이들과 연대하는 것은 섣부른 작업”이라며 “한나라당의 파괴와 해체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의 파괴와 해체에 대해서는 “극좌와 극우의 모습을 털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한나라당에 대해 “울트라라이트 성향을 가진 감성보수우파에 의해 지배되는 정당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한 뒤, “이 정당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으며,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이번 대선은 어렵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설과 관련, “서울시장 논쟁은 내년 9월이 넘어가야 할 것”이라며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이영란
-홍 의원은 최근 '나돌아가고 싶다'는 자전적 에세이집을 출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글에서 ‘내부 부패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고 했는데.
“제가 15, 16대에 걸쳐서 'DJ 저격수'라고 알려졌는데요, 사실은 ‘DJ 저격수’라기 보다 그 당시에 검사직에서 다하지 못했던 권력비리를 감시 통제하는 업무를 국회의원으로써 충실히 하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국회의원의 헌법상 의무 중에 예산과 법률을 다루는 그런 업무 외에 세 번째 업무가 바로 권력비리를 감시·통제하는 헌법상 의무입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압수수색권이나 강제심문권이 없기 때문에 권력 비리를 감시·통제하는 데에는 상당한 제약이 있고 한계가 있습니다. 권력비리를 추적을 할 때에는 모든 팩트(fact)에 대해서 다 추적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리의 유형이나 크기, 실체 등이 드러났다고 생각되면 의혹을 제기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수했던 부분도(아직은 실수라고 판명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있었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평가를 나중에 받아야 합니다. 진실이 들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 검사출신이 의혹제기 한 것이 ‘허무맹랑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자료 없이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습니다. 근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소위 정부·여당의 비리부분만 파헤쳤지, 야당에 대해서는 눈감지 않았나, 그런 자괴감이 듭니다. 야당의 공천헌금이라든지 야당의 대선자금이라든지, 선거자금,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결국 비리가 될 수 있을 만한 소지가 있었습니다.

이번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서 여·야간의 비리가 밝혀지긴 했습니다만, 그게 우리 내부에서 관행화된 문제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털지 못하고 그만 눈 감았지 않았나하는 그런 것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지금 현재, 홍 의원은 당의 비주류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또 실제로 당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홍 의원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당이 혁명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은 제 말입니다. 이재오 의원의 말이 아니라 제 말입니다. 파괴와 해체를 통해서 당이 거듭나야 합니다. 소위 한나라당이 지난 8년간 두 번에 걸쳐서 대선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과거에의 집착’ 때문입니다. 과거의 화려했던 경력, 국가를 경영해봤던 이력, 이런 것에 대한 집착이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요인이 됐던 것입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2007년도 집권 대안세력이 되려면 첫째 과거에의 집착을 버려야 합니다. 그게 바로 혁명적 변화입니다.

지금 한나라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분들의 상당수가 과거에의 집착을 계속 가져가는, 말하자면 거부적(울트라 라이트) 성향을 가진 사람의 주장에 너무 전도되는(?) 감성보수우파에 의해서만 지배되는 정당구조가 돼 있기 때문에, 이 정당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이번 대권은 어렵습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사실 지난 9년간 주류였습니다. 박근혜 대표나 김덕룡 원내대표가 들어오고 난 뒤부터 9년 만에 한나라당 비주류로 물러섰지, 그동안 9년 동안은 우리가 한나라당 주류였습니다. 우리가 한나라당 주류를 하면서 바꾸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바꾸지 못하고 2번에 걸쳐 대선에 실패했기 때문에 주류자리를 내 준겁니다.

지금 박 대표나 김 원내대표가 그 당시에는 한나라당 비주류였습니다. 우리가 다시 주류로 복귀할 수도 있죠.“

"'뉴라이트 운동‘과의 연대, 한나라당의 파괴와 해체 통해 가능“

-홍 의원이 말하는 ‘혁명적 변화’는 지금 현재 ‘자유주의연대’나 ‘기독교사회책임’과 같은 ‘뉴라이트 운동’ 진영의 주장과 흡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뉴라이트’는 열린우리당 쪽보다는 한나라당 사고를 많이 갖고 있으나 그들도 한나라당의 지금 형태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지금 전개되는 ‘뉴 라이트’ 운동은, 신보수 운동이라기보다는 ‘올바른 보수 운동’, right라는 것은 오른쪽이 되지만 ‘옳다’라는 뜻도 됩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신 보수 운동이라기보다는 올바른 보수 운동이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말하자면 올바른 보수의 방향은 나는 옳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과 정치적 연대를 지금 하는 것은 섣부른 작업입니다. 뉴라이트 운동이 성공하려면 국민운동으로 승화가 돼야 합니다. 국민운동으로 승화가 되고 마지막에 소위 올바른 보수들이 이 땅에서 국가적 위기를 넘길 때 한나라당과 한나라당의 파괴와 해체를 통해서 뉴라이트 운동을 하는 분들과 연대가 가능할 겁니다.

파괴와 해체라는 것은 소위 한나라당에 있는 극좌와 극우의 모습을 털어내는 것이 되겠지요."

"2007년 대권주자 안개 속에 있어야“

-최근 뉴라이트 관계자를 만나 한나라당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세분(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의 장단점에 대해 물었더니, 아직 그들을 비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대권주자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을 하던데, 홍 의원도 제3의 대권 주자가 가능하다고 봅니까?
“한나라당이 대권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소위 2007년 봄까지 대권 주자가 될 만한 사람은 안개 속에 있어야 합니다. 헌데 지금 드러나 있으면, 여권의 집중 타깃이 되고 공격의 목표가 됩니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총재가 낙선한 가장 큰 이유가 하나가 한나라당이 대권주자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여권의 표적이 되고 4년 동안 국민들에게 신선한 감으로 다가갈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민은 한나라당의 대권주자에 대한 관심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새천년 민주당 대권주자가 누가될 것인가에 훨씬 관심을 갖고 이벤트를 거쳐서 국민들의 눈길을 끌어 당겼습니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1월에 대권도전 선언을 할 때 지지율은 3% 미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벤트를 통해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 올려서 나중에 대권주자까지 됐습니다. 한나라당은 야당이기 때문에 더더욱 대권주자가 안개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누가될지 모른다는 상황으로 끌고 가야 합니다.

ⓒ 시민일보
-이야기를 ‘빙빙’돌리시는 것 같은데, 홍 의원의 얘기는 이미 가시화 된 사람은 안개 속으로 들어가라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것인지.
“또 다른 주자가 준비하고 또 다른 주자가 나와야 합니다. 지금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한나라당 내에서 3선 이상 중진 중에는 분명히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마라톤을 할 때 주자가 수월하게 완주하도록 돕거나 주자 거리의 단축을 위해서 페이스메이커라는 존재가 필요합니다. 가령 한 40km까지 같이 뛰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20km까지를 뛰어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런 페이스메이커가 많이 필요합니다.

지금 한나라당에는 그런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고, 또 그런 사람이 대권 전선에 나설 수 있어야 합니다. 페이스메이커하고 실질적인 대권주자가 같이 안개 속에 들어갔다가 2007년 봄부터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야만 한나라당이 대권을 쟁취할 수 있지, 처음부터 대권주자로 ‘이사람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했다가 또다시 대안 부재론으로 가게 되면 한나라당은 대권창출을 할 수 없습니다. 불가능합니다.“

-지금 국가보안법 폐지문제로 여야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국보법 폐지에 대한 홍 의원의 견해는 무엇입니까?
“한나라당 당론의 최종적인 결정은 박 대표한테 위임이 됐습니다. 그 사이 한 달 동안 울트라 레프트부터 라이트까지 전부 조율을 했습니다. 그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낸 안이 이번 국가보안법 개정안입니다.

첫째, 법 명칭을 국가안전보장법으로(이것은 제가 낸 아이디어 입니다) 할 것이냐 국가보안법으로 할 것이냐, 두 번째는 정부 참칭조항을 그대로 존치할 것이냐 풀어쓸 것이냐가 쟁점입니다.

국가보안법은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관련되는 중요한 문제고, 국가보안법의 전향적 개정은 한나라당이 과거에만 집착한다는 그런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저는 전향적 개정안을 내 놓았습니다. 그리고 당내에 많은 의원들로부터 동의를 얻었고, 당 전체로 보면 이미지 쇄신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죠.

이 기회에 당이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한 달간 거기에 대한 작업을 몰입해서 이번에 성과가 나왔습니다. 박 대표도 대세를 이룬 그 안으로 갈 것으로 봅니다.“

"이철우 의원 사건‘, 여야 모두 사과해야“

-당내에 다양한 의견은 당 발전을 위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국보법 문제 등 당에 불만을 품고 탈당 얘기도 나오고 그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특히 색깔파동, 탄핵정국과 한나라당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홍 의원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탈당은 무리한 얘기죠. 소위 극우성향을 가진 분, 최소한 외부에 극우성향으로 알려진 분들은 김기춘 의원이 설득을 했고, 극좌성향의 소장파는 제가 설득을 했습니다. 사실 색깔론, 좀 과잉된 부분은 한나라당이 사과를 해야 합니다. 그 의원 개인이나 그분들이 다 사과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오버 했고, 오버 정도가 심했죠. 사과를 해야죠. 또 이철우 의원과 열린우리당이 대법원에 소위 지방판결문 자체를 부인한 것 또한 사과를 해야 합니다. 판결문 내용 자체를 부인하고, 호도하고, 일부 판결문을 누락시켜서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그런 은폐 작업한 것도 사과해야 합니다. 이제 서로 사과를 하고 끝내야 하는 것입니다.“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여타 후보예정자들 가운데 홍 의원의 경쟁력부분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그것을 얘기하는 단계가 아닌 것 같습니다. 서울시장 논쟁은 내년 9월이 넘어가야 할 겁니다. 그 전에는 서울시장 논쟁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물론 생각을 가지고 준비하는 사람들은 각자가 준비는 하겠지만 공격적인 레이스는 당내 경선을 거쳐 내년 9월, 10월쯤에 시작되리라고 봅니다. 그때 가서 할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할 이야기가 아니고. 야당입장으로 봐서는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광역단체장을 한번 해보는 것도 좋겠죠. 정권을 자꾸 뺏기니깐 행정을 해볼 수 있는 게 유일하게 광역단체장입니다.

특히 서울시는 국방부만 없는 청와대 입니다. 엄청난 자리고, 또 행정을 경험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서울시장 자리는 절대 절명의 기회죠. 그것은 내년 10월중 가서 각자가 준비하고 나서 할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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