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한석종
하지만 캄보디아 유적 답사에서 나를 가장 감동케 한 것은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앙코르왓, 앙코르톰, 타프롬 사원 등 지천으로 널려 있는 수많은 유적군이 아니었다. 바로 유적지 주변에서 진흙 속의 연꽃처럼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며 언뜻 언뜻 이방인들을 탐색하는 한없이 깊고 맑은 눈을 가진 아이들이었다.

ⓒ 한석종
한변의 길이가 3km인 정사각형의 거대한 사원도시를 형성한 앙코르톰의 중앙사원인 바이욘의 영광을 아는지 모르는지 답사객들을 의식하지 않고 문턱에 걸터 앉아 천연덕스럽게 놀고 있다.

ⓒ 한석종
열살 남짓 되어 보이는 수십명의 아이들이 몰려다닌다. 학교는 어떡하고 바푸욘 사원 앞에서 관광객들에게 유적지 그림 엽서를 팔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이 맑아 보인다.

ⓒ 한석종
자연의 파괴력이 인간과 신의 경계를 허물어 버린 곳. 자연이 정밀한 유물들을 얼마나 손쉽게 파괴하는지 알려 주려는 듯 사원 곳곳에는 자이언트 팜나무가 유물들을 뱀처럼 휘감고 있다. 그곳 따쁘롬 사원 앞에서 뱀의 진정한 친구를 자처한 형제를 만났다.

ⓒ 한석종
따쁘롬 사원 앞에서 답사객들에게 작은 타악기를 연주하며 물건을 팔고 있는 한 소녀의 표정이 밝기만 하다.

ⓒ 한석종
가장의 눈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말 못할 사연이 묻어 난다. 엄마는 어디다 두고 아빠와 두 남매만이 앙코르왓 사원을 찾아, 오가는 관광객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허기를 이기고 있는가?

ⓒ 한석종
누구를 위한 기도일까? 무엇을 얻기 위한 갈망일까? 프놈파켕사원의 옆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한 소녀가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두 손 모아 무언가 간절히 갈망하고 있다.

ⓒ 한석종
풍부한 어류자원으로 톤레샵 호수 주변에는 끝없이 이어진 수상촌이 펼쳐져 있다. 눈치없이 한가롭게 관광하는 우리를 먼저 보고 반기는 이는 이 아이들이었다. 그들은 맨발로 뛰어나와 두손을 흔들었다.

ⓒ 한석종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작은 유람선에는 기관사외에 한 두명의 어린 아이들이 조수로 따라 다녔다. 우리가 탄 배의 조수는 아직도 엄마 응석을 받아낼 일곱살배기 아이였지만 행동은 야물차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눈가에 촉촉이 젖어드는 그리움을 웃음으로 덜어내기에는 삶이 너무 버겁다.

ⓒ 한석종
웨스트메본사원 가는 길에 만난 이 두아이의 함박웃음. 우리가 진정 닮고자 갈망하는 모습은 아닐까?

아이들은
치자꽃처럼
늘 향기롭다

그 향기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오가는 사람들이 다
꽃으로 보인다

- <아이들의 향기> 한석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