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자신들의 대통령조차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고 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긴커녕 이라크파병연장안 처리를 위해 한나라당과 흥정하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이른바 '4자회담'을 통해 오는 30일 파병연장동의안을 처리키로 하고,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에 대해서도 '합의해 처리'하기로 한 것에 대해 각계 인사들이 강력히 성토하고 나섰다.
23일 오후 국가보안법 폐지 끝장 단식농성 참가자 등 각계인사 200여명은 여의도 국회 앞에서 '파병연장 반대, 자이툰 부대 철수 결의대회'를 열고 "자이툰 부대 즉각 철수"와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촉구했다.
"학살전쟁 연장하는 파병연장동의안 철회하라"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라', '파병연장 중단하라', '돌아오라 자이툰' 등의 글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학살전쟁 연장하는 파병연장동의안 철회하라", "파병연장 야합처리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동당 이정미 최고위원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지도부의 파병연장안 처리 등을 비난하며 "천명이 넘는 사람이 노상 단식을 벌이고 있음에도 국회는 국민의 개혁 열망을 헌신짝 버리듯 팽개쳐 버렸다"며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의 의지가 있는가"라고 목소릴 높였다.
이정미 최고위원은 "열린우리당이 수십년간 무고한 사람을 고문하고 살인했던 미친 악법을 처리하지 않는 건 우리 젊은이를 미국의 총알받이로 만들려는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내팽개친 것"이라며 "더 이상 국민의 뜻을 외면한다면 열린우리당은 존재할 가치도 없다"고 성토했다.
"파병연장동의안과 국보법 페지안을 바꾸다니"
반전·반자본주의·노동자운동 단체인 '다함께'의 김광일 운영위원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파병연장동의안과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바꾸는 야합을 벌였다"며 "열린우리당이 국보법을 폐지하겠다는 사기극에 더 이상 속지 말자"고 열변을 토했다.
김광일 운영위원은 "미국에서도 이라크 전쟁이 잘못됐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국가보안법 폐지와 파병연장안 폐지를 우리의 투쟁으로 이뤄낸다면 부시는 이라크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더 강력한 투쟁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권상훈 간사는 "열린우리당 젊은 의원들도 보안법 폐지와 개혁을 위해 파병연장안은 어쩔 수 없다는 식"이라고 꼬집은 뒤, "만일 파병이 연장돼 한반도에 테러가 일어난다면 어떠한 개혁도 하지 못하는 안보국가가 되고 말 것"이라고 파병연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권상훈 간사는 "우리가 끊임없이 투쟁하면 반드시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파병연장동의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막아낼 수 있다"며 "지금은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이 무섭다는 보여줄 때이니 적극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국회의원에게 국민 무서운 걸 보여줄 때"
한편 파병철회 운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는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은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파병연장안이 통과되는 걸 막기 위해 국회 앞 천막농성과 사이버 시위 등 실천을 계속하기로 했다.
아울러 파병연장동의안 처리를 막지 못하더라도 끊없는 투쟁으로 자이툰 부대 철수를 이뤄내어 전범국가의 오명을 씻는 데 매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