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을 앞둔 2004년 1월 20일 김홍일 의원이 목포민주당사에서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정거배
하지만 12일 만인 2월초 김홍일 의원이 다시 민주당으로 복당하고 목포지역구를 포기한 대신, 총선에서 민주당 전국구로 출마했다. 또 무안신안의 한화갑 의원이 민주당 지지표 결집을 위해 무안신안지역을 포기하고 수도권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시점은 바로 김홍일 의원이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 한지 일주일 뒤인 1월 26일이었다.
하지만 한화갑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2월초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민주당사에서 영장집행을 막는 민주당 당원들이 농성하는 등 복잡한 상황이 됐다. 이런 가운데 한화갑 의원은 수도권 출마를 포기하고 다시 무안신안으로 내려왔다.
서남권 일부 단체장, 탄핵공조 반발 민주당 탈당, 우리당 입당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목포권에서는 윤동환 강진군수가 민주당을 탈당했다. 윤동환 군수는 대통령 탄핵안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공조로 국회에서 통과된 날인 지난 3월 12일 탈당계를 냈다. 그 뒤 윤동환 강진군수를 비롯해 서삼석 무안군수, 그리고 민화식 해남군수도 열린 우리당에 입당했다. 이밖에 목포시의회 김대중 의장을 포함해 해남과 무안, 장흥 등 시군의회 의원들도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하는 등 총선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기에 탄핵역풍이 불기 시작했다.
민화식 전 해남군수 행보 논란
지난 10월 30일 군수보궐선거가 치러졌던 해남의 경우 많은 논란이 계속됐다. 해남진도 지역구는 지난 4월 총선에서 이정일 민주당 의원이 당선됐다. 3월 당시 민화식 해남군수는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자 무소속 신분에서 열린 우리당으로 입당했었다. 민화식 군수는 그 뒤 5월 중순 전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군수직을 사퇴했다. 결국 6월 5일 치러진 전남지사 보궐선거에서 열린우리당 민화식 후보는 민주당 박준영 후보에게 졌다. 하지만 그 뒤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 경선과정에서 민화식 후보를 위해 해남군 공무원들 개입한 사건을 드러나 당국의 수사에 착수해, 해남군 공무원 100여명이 무더기 소환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 뒤 10월 30일 있었던 해남군수 보궐선거에 사퇴했던 민화식 전 군수가 다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방 재ㆍ보궐선거 민주당 승리
뇌물수수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던 박태영 전남지사가 지난 4월 29일 서울 한강에 투신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그 뒤 6월 5일 치러진 도지사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 박준영 후보가 57,6%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박준영 후보는 4월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존폐위기까지 몰린 민주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동정론까지 겹치면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또 지난 2003년 12월 진도군 양인섭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상실해 6월 5일 치러진 진도군수 재선거에서도 민주당 김경부 후보가 당선됐다. 이밖에 6.5 재ㆍ보궐선거 결과 전남도의원 보궐선거 목포1선거구는 시의원 출신 민주당 황정호 후보가, 인근 무안 제2선거구도 전남도의원에 민주당 김철주 후보가 당선됐다.
10월 30일 치러진 재ㆍ보궐선거 역시 강진군수는 민주당 황주홍, 해남군수는 민주당 박희현씨가 당선됐다.
윤동환 강진군수 선거법 위반 군수직 상실
지난 8월에는 그동안 선거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아온 윤동환 강진군수가 군수직을 상실했다. 8월 30일 대법원은 윤동환 강진군수에 대한 상고심 공판에서 1심과 2심에서 선고한 벌금 700만원을 원심대로 확정했다. 현행 선거법에는 후보 본인이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이상 벌금형을 선고 받게 되면 당선무효 처리하게 돼 있다.
윤 군수는 지난 2002년 5월 군수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1000여만원을 건넨 혐의로 군수 취임 직후에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왔다.1심과 2심 모두 금품전달 사실이 인정돼 각각 벌금 700만원이 선고 된 바 있다.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윤 전 군수는 2년 2개월 만에 군수자리에서 물러났다.
기초의회 의장선거 뇌물로 무더기 구속
지난 7월 기초의회별로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했다. 하지만 목포권에서는 함평과 무안, 장흥, 신안군의회까지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혐의로 당국에 수사를 받고 무더기 구속되는 사태로 번지면서, 지난 7월 22일 무안군의원 2명이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됐다.
무안군의회의원 9명 모두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며 장흥군 의원 1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함평과 무안,장흥 등 목포권 기초의원들이 후반기 의장단 선거와 관련 뇌물혐의로 무더기 사법처리됐다 ⓒ 정거배
특히 함평군의회는 의장선출과 관련에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의원들이 무더기로 구속돼, 지방의회 사상 처음으로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의회기능이 마비될 상황까지 갈 뻔한 부끄러운 일이 있었다.
함평군의회는 의장단 선출과 관련해 금품수수 혐의로 지난 8월과 9월초 사이 전체 의원 9명 가운데 5명이 구속되거나 긴급체포 돼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들 의원들은 의장선거와 관련해 함평 모업체 대표로부터 각각 2000만원씩 받은 혐의였다. 그런데 지방자치법에는 지방의회가 자치단체 예산안과 주요시책을 승인할 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91년 지방의회 부활이후 한 지방의회 의원 과반수가 구금되는 보기 드문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9월 15일 5번째로 함평군의회 K모 의원이 구속되는 날, 이미 구속된 J모의원이 보석으로 석방돼 의결정족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 기초의회 의원들이 의장선거와 관련, 뇌물수수라는 의원들의 부정비리 사건으로 줄줄이 사법 처리되자 자성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게 일기도 했다.
3자 뇌물혐의 고길호 신안군수 ‘극과 극’ 경험
고길호 신안군수는 2003년부터 특가법상 제3자 뇌물수수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다가 지난 2월13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5년의 실형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됐다. 그러나 지난 7월 8일 있었던 항소심 공판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아 다시 군수직에 복귀하는 극과 극을 오갔다.
▲고길호 신안군수가 지난 7월 8일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이날 오후 군수실로 들어서고 있다 ⓒ 정거배
고 군수는 내연녀와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건설업자를 시켜 돈을 전달한 대신, 그 업자에게 신안군이 발주한 태풍피해 복구공사를 하게 한 혐의로 2003년 8월 불구속 기소 됐었다.
지난 2월 13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있었던 1심 선고 공판에서 뇌물수수죄가 인정돼 징역 5년의 실형과 함께 법정 구속됐다. 당시 재판부는 지난 2002년 8월 1억6500만원을 고 군수의 내연녀 문아무씨에게 전달한 것은 독단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7월 이 사건을 담당한 광주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공무원이 아닌 대리인을 거쳐 뇌물을 받았을 때는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은 것으로 동일하게 볼 수 없다며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 군수가 내연녀 문씨에게 법적으로 돈을 줄 의무는 없지만 의도는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유죄를 인정한 1심 재판부와는 법리해석을 달리했다. 이 사건은 검찰이 무죄선고에 불복, 상고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특히 이 사건은 본인이 직접 받은 것과는 달리, 관계가 있는 제3자에게 전달된 금품에 대해 뇌물수수죄가 성립한지 여부를 법적으로 판단하는 것이어서 판결결과가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