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국가보안법(국보법)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대로 남북통일이 되고 북한 청소년들과 하나되기 위해서는 국보법이 완전폐지 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대한민국 청소년의회(www.youthassembly.or.kr)'와 '청소년의 권리찾기 모임(cafe.daum.net/youthplus)' 등 7개 청소년 단체로 구성된 '국보법폐지를 위한 청소년모임'은 27일 오후 6시 30분 조선일보 옆 광장에서 3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국보법 완전폐지를 위한 청소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청소년들은 "와우! 국보법 없는 즐거운 겨울방학", "청소년도 국보법 폐지를 원한다", "국보법 넌 퇴학감이야" 등 청소년들의 정서가 담긴 피켓을 들고 "청소년이 앞장서서 국보법 폐지하자"는 구호를 외친 뒤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어른들은 우리들에게 말합니다. 너희는 공부만 해라, 학생들이 뭘 아느냐고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만 해라고…. 학교에서는 통일을 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금강산을 가라고 장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강산을 가는 것, 금강산이 어떻다고 말하는 것, 그런 것 자체가 국보법 위반 아닙니까?"
이들은 국보법 폐지에 나서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하는 것이 법을 위반하는 것인 그런 사회, 배운대로 하고 싶은 우리들의 소망이, 우리들을 이곳에 모이게 했습니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모든 자유를 억압받지 않기 위해, 학교에서 배운 대로 북과 통일을 하기 위해, 그들과 하나 되기 위해, 우리 청소년들은 이곳에 모였으며 오늘을 시작으로 국보법 완전폐지를 외칠 것입니다."
"개성냄비가 백화점에서 팔리는 시대... 청소년들은 화해와 통일의 시대를 꿈꾼다"
강선미, 김재근 등 130여명이 서명한 '국보법 폐지를 위한 청소년 선언문'에서 이들은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기 위해 일제가 만들었던 치안유지법을 계승한 국보법이 제정된 지 벌써 56년이 되었다"며 "국보법은 정권유지를 보장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해 버렸고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가로막는 등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며 국보법을 문제삼았다.
이들은 또한 "국보법은 청소년들의 생각과 행동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그 증거로 "청소년 권장도서로 지정되어 있는 조정래씨의 <태백산맥>, <체 게바라 평전>도 국보법 상 이적표현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처럼 학교 안에서 배운 것과 다른 모순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특히 "개성에서 만들어진 냄비가 백화점에서 팔리는 시대,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지원해주는 시대가 도래하였다"며 "청소년들은 자유민주주의와 화해와 평화의 시대, 공존과 통일의 시대를 꿈꾼다. 그러기에 반민주, 반통일, 반교육, 반인권적인 국보법의 연내 폐지를 요구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국보법에 대해 토론하던 중 청소년이 국보법 폐지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모아 '국보법 폐지를 위한 청소년 모임'을 결성한 뒤 세 차례 회의를 통해 선언문 발표와 촛불문화제를 준비하게 됐다고 경위를 밝혔다.
이들은 또한 국보법 완전폐지를 위해 "전국의 모든 청소년 단체와 연대를 목표로 활동하고, 홍보활동과 사이버 시위 등을 진행하겠다"며 "국보법 폐지 선언에 함께 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하루 단식을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