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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자오퉁대가 발표한 2004년 세계 500대 대학순위. 졸업자 수상경력(10%), 교수 수상경력(20%), 21개 분야별 고급연구원 확보율(20%), 자연과학 연구논문성과(20%), SCI 논문순위성과(20%), 대학규모 대비 학문성과(10%) 반영기준.
중국 상하이자오퉁대가 발표한 2004년 세계 500대 대학순위. 졸업자 수상경력(10%), 교수 수상경력(20%), 21개 분야별 고급연구원 확보율(20%), 자연과학 연구논문성과(20%), SCI 논문순위성과(20%), 대학규모 대비 학문성과(10%) 반영기준. ⓒ 한국대학신문
대한민국은 ‘입시공화국’... 고교 졸업자의 81.3% 대학진학

12월 1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2005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부정행위자(2004. 12. 6 기준)를 제외했을 때 57만4218명으로 재학생은 41만1208명이고 졸업생은 16만3010명이었다.

교육부의 통계를 보면 1985년 93만명이던 대학생 수는 고등교육 보편화를 통해 2003년 180만명에 이르렀다. 교육부는 2003년 기준으로 전체 대학생 수가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일 것이며 2007년 176만명, 2010년 174만명, 10년 후인 2013년에는 173만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81.3%가 대학에 진학하고 수능 응시자가 57만명, 대학생이 180만명에 이르는 나라. 실로 엄청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매년 ‘대학과 수능’을 둘러 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이해된다. 대한민국은 가히 ‘입시공화국’이자 ‘대학지상주의 국가’라 불릴 만하다.

안병영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일 신년사를 통해 “대학에서는 ‘선택과 집중’, ‘경쟁과 자율’의 바탕 위에서 지식 강국을 이끌어갈 인재 양성에 진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대학의 정보 공개, 대학평가시스템 구축 등 자율적인 구조 개혁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은 중요하다. 더불어 대학 평가의 근거가 되는 정보 공개와 평가 시스템을 위한 법과 제도 마련도 중요하다. 대학의 구조개혁 논의는 대학의 주인인 대학생과 대학 진학을 원하는 수험생을 위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대학생과 수험생을 빼놓고 대학을 논할 수는 없다.

대학생과 수험생, 믿을 수 있는 대학평가와 입시정보 간절

대학생들은 정당한 대학 평가가 이뤄지길 원한다. 학문 분야와 학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수긍할 수 있는 평가가 매겨지길 원한다. 단지 입학 점수와 명성에 따라 대학 순위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논할 수 있는 평가를 원한다.

2004 중앙일보 대학평가. 중앙일보는 수년 동안 국내 대학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대학평가 정보는 대학의 경쟁력과 수험생의 판단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다.
2004 중앙일보 대학평가. 중앙일보는 수년 동안 국내 대학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대학평가 정보는 대학의 경쟁력과 수험생의 판단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다. ⓒ 중앙일보
기업들이 신입사원들을 뽑을 때 학교별로 등급과 점수를 매긴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모기업의 ‘사정 기준표’라는 것이 나돌고 있다. 기준표를 보면 대학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점수를 매겨 놓았다. 이 기준표대로라면 대학 입학부터 기업 입사 때까지 정해진 점수를 뒤바꿀 수 없게 된다.

사람들이 기업을 평가할 때는 다양한 잣대를 들이댄다. 매출액 기준으로 평가하기도 하고, 순이익 기준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주가 변동과 시가총액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또 매출액 증가율과 순이익 증가율로 평가하기도 한다. 기업을 평가함에도 이렇듯 다양한 기준이 있는데 대학을 이름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수험생들은 200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서 ‘로또입시’라는 것을 경험했다. 수능 점수 평가 방법과 대학별 전형 방법이 다양해져서 진학지도 선생님들과 수험생들, 학부모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사설 학원의 입시 배치표도 제각각으로 혼란을 가중시켰다. 한마디로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이 없어서 로또복권 사듯 운에 맡겼다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신뢰할 수 있는 대학의 정보에 목마르다. 사설 학원들의 부정확한 입시 배치표 점수에 따른 대학 선택이 아니라, 인생과 미래를 위한 대학 선택이 필요하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대학의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고 대학 평가를 위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수험생들의 대학 선택과 진로 결정을 돕기 위해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3일 현재 4년제 대학들은 2005학년도 정시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대들도 2월 말까지 독자적으로 입학 전형을 실시한다. 모든 대학들은 추가 모집 등을 거쳐 2월 28일까지 합격자 선정을 마무리 짓는다. 이미 2006학년도 대학 입시를 위한 전쟁은 시작됐다.

교육부, ‘대학정보공시제’와 ‘고등교육평가원’통한 정보 공개·평가시스템 마련

지난 12월 28일 교육부는 대학 구조 개혁을 위해 신입생 충원율, 교원확보율, 취업률 등을 공개하는 ‘대학정보공시제’를 도입하고 대학교육협의회와 학술진흥재단 등에서 나눠 이뤄지던 평가 기능을 통합해 ‘고등교육평가원’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학구조개혁특별법, 대학평가에 관한 법률, 고등교육법, 사립학교법 등을 제·개정할 계획이며, 입시관리 업무는 대학 자율화 확대를 위해 수능 시험일이나 전형 일정을 포함해 대학교육협의회 등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안 부총리는 신년사에서 “국가경쟁력의 열쇠는 바로 대학의 경쟁력”이라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수대학을 육성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경제계와 대학간 연계체제를 강화하고, 대학의 국제화에도 앞장서겠다"며 대학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논할 때 대학 문제는 핵심이다. 대학의 서열화와 학벌주의는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까지 전반적인 입시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교육부와 부총리가 밝힌 대학 구조 개혁 논의는 기대된다. 대학 구조 개혁은 정확하면서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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