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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이 넘어가고 새로운 2005년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덕담도 나누고 하는데 사람들이 한 가지 잘못 알고 넘어가는 점이 있더군요.

사실 2005년은 되었으되 을유년(乙酉年)은 아직 되지 않았습니다. 갑신년, 을유년 해서 띠를 구별하고 갑자를 따지는 것은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설날이 되려면 한 달여가 남았기에 지금은 을유년이 아니고 갑신년입니다.

우리가 양력을 기준으로 살고 음력은 뭐 양념 정도로 이용하고 있지만서도 구분해야 할 것은 짚고 넘어가려 합니다. 혹여 별 걸 다 걸고 넘어진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지금 태어나는 아기가 있다면 그 아기를 닭띠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기에 하는 말이비다. 지금 태어나는 아기(양력 1월1일부터 설날 전 날까지)는 닭띠가 아니라 잔나비띠입니다.

얘기를 풀어본 김에 음력과 양력을 비교해보면 우리에게 양력 1월 1일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1년이 지나간다는 것이 우주 공간상에서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고 다시 그 자리에 왔다는 것인데 그 처음 시작으로 잡은 자리가 서양사람들에게는 몰라도 우리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지요. 좀 심하게 말하면 똑같은 해가 뜨는데 사람이 임의적으로 저건 2004년의 해고 이건 2005년의 해라고 규정지어 놓고 사람들끼리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음력의 시작인 설날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설날은 항상 계절로 봄이 시작되고 또한 한 해 농사가 시작되는 때입니다. 선조들이 1년의 시작이 되는 기준을 봄이 시작되는 때로 잡은 것이지요. 달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항상 설날은 입춘 즈음에 있을 것입니다. 즉, 음력으로 해가 바뀐다는 것은 1년 사계절이 다시 시작되고 한 해 농사가 다시 시작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력 1월1일이 서양에서는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지만, 양력은 우리 나라가 기준이 아니고 서양이 기준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양력 1월1일보다는 음력 1월1일이 새해가 시작되는 기준으로는 더 잘 맞는다는 것입니다.

지금 사용하는 우리 음력은 엄밀히 말하면 태양태음력이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가 역사시간에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세종대왕 시대에 개발된 역법 '칠정산'에 기반하여 이어져 내려온 것입니다. 양력은 해를 중심으로 음력은 달을 중심으로 만든 역법인데, 순양력과 순음력으로만 했을 때 생기는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 태양태음력입니다.

순양력으로만 하면 달에 의한 주기인 월이 맞지 않고 순음력으로만 하면 해에 의한 주기인 년이 안 맞는데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음력은 달에 의한 주기를 중심으로 하되 윤달, 윤일 등을 이용하여 해에 의한 주기인 년을 맞춰가는 태양태음력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달의 모양이 초승달에서 그믐달로 한 번 바뀌는 주기를 한 달로 달력을 만들어서 음력으로 매월 15일에는 항상 보름달이 뜨게 되지요. 그러나 양력으로 15일은 보름달이 뜨기도 하고 초승달이 뜨기도 하고 그믐달이 뜨기도 하죠.

따라서 지금 양력은 우리 생활에서 날짜가 지나가고 한 달이 되고 1년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말고는 아무 의미가 없지요. 그렇다고 제가 양력말고 음력으로만 살아가자는 과격한 주장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양력을 기준으로 살더라도 음력의 의미는 알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읍지역의 인터넷신문 정읍통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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