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의정지원단이 발행하는 <의정활동 주간브리핑>이 최근 강기갑 의원의 둘째 아들 주호(12)군이 보낸 편지를 실어 눈길을 끈다.
이 편지는 강 의원이 지난해말 쌀개방 무효를 주장하며 국회 안에서 단식농성을 강행하던 지난해 12월 29일 쓰여졌다. 몇 군데 철자가 틀렸지만 주호군은 이 편지에서 나이답지 않게 강 의원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점잖은 모습을 보였다.
주호군은 이 편지에서 "농민 때는 조금 뵙기가 힘들었는데 국회의원이 되니 뵙기가 정말 아주 힘이 든다"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또한 "저도 한번 단식을 해서 밥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아야 되겠죠"라고 쓰기도 했다.
주호군이 아버지를 만나서 하고 싶은 것은 냉온욕. 주호군은 "빨리 오셔서 저랑 냉온욕해요"라고 당부했다. 강 의원은 평소 생식 및 채식 위주의 식사, 냉온욕 등으로 건강을 다진다.
<의정브리핑>에 따르면,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을 안 학교 친구들이 주호군을 놀렸지만 주호군은 "국회의원이지만 아버지를 너무도 존경하기 때문에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기로 '다짐'했다고 한다. 국회의원 아버지가 놀림감이 된다는 것도 달라진 세태다.
강 의원의 딸 소화(8)양이 단식 중인 강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에서 내려올 때 꼭 미미 인형을 사달라"고 부탁했다는 일화도 눈에 띈다. 강 의원은 10일간의 단식을 끝낸 뒤 인형을 샀다고 한다.
강 의원은 모두 3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고 막내인 금필군은 이제 3살이다. 그의 홈페이지(www.gigap.net)는 "피임, 낙태 등을 철저히 금하는 가톨릭 신자답게 '주시면 기쁘게 받아야 한다'는 믿음으로 3남 1녀를 두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1953년생인 강 의원은 지난 91년 늦게 결혼한 탓에 자녀들도 다소 어린 나이이다.
다음은 주호군이 아버지 강기갑 의원에게 보낸 편지 전문.
그리운 아버지
그립고 사랑하는 아버지,
아버지께서 농민 때는 조금 뵙기가 힘들었는데 국회의원이 되니 정말 뵙기가 정말 아주 힘이 드네요. 아버지 저번에 저와 함께 대모를 하고 이젠 아버지와 다른 분들과 함께 단식 투쟁을 하시나요? 아버지 저도 한번 단식을 해서 밥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아야 되겠죠?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 이젠 정말 아버지가 너무나 보고 싶어요. 신문에 아버지를 보며 눈물이 글성거렸어요.
글이 좀 길죠? 하지만 드리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아요. 아버지 전 태어나 느끼지는 못해도 아버지를 너무나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 같아요. 아버지 빨리 오셔서 저랑 냉온욕 해요. 아버지 타자를 많이 치니 손끝이 좀 아픈 것 같네요. 그럼 주려도 되겠죠? 안녕히 계세요. 존경하는 아버지께 <주호 씀>
2004년 12월 29일 사랑해요.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