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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6일) 점심때였습니다. 갑자기 아이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엄마 아빠, 나와 보세요!”
저는 글을 쓰다말고 베란다로 뛰어갔습니다. 아이들이 손뼉을 치고 난리입니다. 처음에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바깥세상이 온통 하얗습니다.
“세상에! 창원에도 이런 눈이 다 내리네요.”
아내가 탄성을 질렀습니다. 눈 내리는 풍경이 가히 장관입니다.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자고 조릅니다. 아내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 밖에 나가서 눈사람도 만들고 그래요.”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내가 아이들 옷을 입힙니다. 큰아이에게는 모자까지 씌워줍니다. 집에서 나오니 아파트 경비원이 입구계단을 쓸고 있습니다.
“이런 눈 처음입니다.”
아파트 경비원이 부지런히 빗자루를 놀려댑니다. 우리 가족은 ‘상남도서관’ 앞으로 갔습니다. 벌써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눈을 굴리기 시작합니다. 큰아이가 굴리는 눈은 금방 불어납니다. 그런데 작은아이가 굴리는 눈은 좀체 커지질 않습니다. 아내가 작은아이를 도와줍니다. 어떤 아이는 바위 만큼이나 크게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옆에 기대서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큰아이가 벌렁 눈 위에 드러눕습니다. 작은아이도 따라 눕습니다. 양손을 활짝 벌립니다. 그리고는 날갯짓을 합니다. 마치 천사가 하늘로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아내가 아이들을 부릅니다. 아내는 두 개의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저와 아이들이 눈사람 앞에 섰습니다. 아내가 사진을 찍습니다.
아이들이 제 손을 끌고 큰길로 나갑니다. 무릎을 구부리고는 썰매를 태워달라고 합니다. 저는 큰아이의 두 손을, 아내는 작은아이의 두 손을 잡았습니다. 우리 부부는 힘차게 아이들의 팔을 끌고 앞으로 나갔습니다.
쭈르륵, 쭈르륵. 아이들의 몸이 딸려옵니다. 까르륵 까르륵.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저는 주위를 둘러봅니다. 우리 부부만 그렇게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많은 아빠와 엄마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썰매인양 끌어가고 있습니다. 눈 오는 날의 풍경은 그래서 더 아름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