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올해 양력으로 8살이 되는 아이들은 3월이면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이 아이들은 이미 7살이 되던 해부터 내년에 학교에 간다는 사실을 부모나 선생님, 혹은 이웃이나 친지를 통해 알게 된다.
유치원에서도 자연스럽게 내년에 학교에 입학할 학생으로서 필요한 공부며 인성교육을 시키게 마련이다. 그러나 똑같이 7살을 맞는 아이의 부모들이라도 걔중에는 망설이고 당황하며 어찌해야 좋을지 길을 찾지못하고 이런저런 경험담을 귀동냥하러 다녀야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의 경우가 그렇다. 둘째 강혁이는 양력으로 99년 2월 9일, 음력으로는 12월 24일생이다. 양력으로 따지면 올해 7살이지만 음력으로는 8살이다. 양력으로는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될 나이지만 음력으로는 학교에 가야할 나이다.
초등학교 입학통지서가 98년 3월 1일생부터 99년 2월 28일생까지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나오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놓고 아이가 양력으로 4살이 되던 해부터 고민해야 했다. 2002년당시 양력 4살이 된 아이는 활동량이 많아져 집에서 엄마와 있는 시간을 별로 달가와 하지 않았다. 또래 친구들과 맘껏 뛰고 달리며 놀고 싶어했다.
아이가 아직 4살이고 그 당시 집에서 전업주부로 있던터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굳이 보낼 마음이 없던 우리 부부는 아이를 근처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병설유치원에 입학시켰다. 원비도 사설 어린이집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아이가 4살이니 프로그램과는 상관없이 그저 부담없이 맘껏 놀게하자는 마음에서였다.
병설유치원에선 원래 99년 3월 1일생부터는 입학할 수 없는데 다행히 아이가 2월생이라 2005년도에 취학하는 아이들과 함께 입학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때부터 아이의 나이를 놓고 우리 부부의 고민이 시작됐다.
아이와 같은 반 아이들은 양력으로 5살이었다. 자기 나이를 4살로 알고 있던 아이는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헷갈려했다. 결국 아이와 같이 생각해낸 방법이 ‘양력으론 5살인데 음력으론 99년생이라 4살’이지만 친구들한테는 5살이라고 하자는 거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양력으로 7살이된 아이는 지금은 제나이을 정확하게 안다. 큰 글씨론 7살이고 작은 글씨론 8살인데 7살 하기로 했다고...
지난 주에 취학통지서를 받아들고 아이가 아직 어리고 저보다 1년이나 앞선 아이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혹 자는 취학을 유예하는 이유를 1년간 더 유치원 등에 보내 학교에 갔을때 다른 아이들보다 앞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비롯된 부모의 이기심이라고 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호적상으로도 대다수 아이들보다 한해 늦게 기록됐고 2월생 아이가 태어났을때 빠른 아이는 걸음마를 하고 몇마디 말을 했을 그 아이들, 양력 5살에 입학해 3년간 유치원을 다닌 대다수의 아이들과 같이 선뜻 학교에 보내려고 망설이지 않고 결단을 내릴 부모가 과연 얼마나 될는지....
우리 아이같이 다음해 1,2월에 태어나 취학통지서를 받고 입학을 유예하는 아이들때문에 관계기관에선 그해 입학할 아이들의 정확한 통계를 내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 시기의 엄마들이 입학 유예를 놓고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질까봐하는 우려때문이다. 입학유예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의 생일이 다른 아이들보다 1년 늦게 기록됐기 때문이다.
취학대상이 98년 1월 1일생부터 98년 12월 31일까지이고 우리 아이가 12월 31일에만 태어났더라도 우리는 아이를 취학통지서가 나온 시기에 별다른 고민없이 취학을 결정했을 것이다. 관련당국에선 이런 문제를 알고나 있는지 해마다 되풀이되는 1,2월생 아이들의 입학유예를 해마다 반복되는 일로 그냥 두고 볼건지 한번쯤 물어보고 싶다.
우리 부부는 아직도 아이를 취학시킬지 취학유예를 시킬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우리만 그런걸까?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hwasunnews.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