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음악감상회는 국내 유수의 재즈평론가들이 함께 하여 눈길을 끈다. 20~30대 회원들이 주축인 이 재즈 동호회는 우연히 이러한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쓰나미 발생 직후부터 게시판에 위로의 글이 올라오자 한 회원이 '지구상 최초 남아시아 해일 관련 난민 돕기 JAZZ음감회 추진'이라는 엉뚱한 글을 올렸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이렇다.
"오늘 일단 재즈 평론가 성기완님, 하종욱님, 황덕호님께 초대와 진행 부탁의 메일을 오늘 보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나도 가능하지 않을수도 있고 여러분께서 기꺼이 자리를 빛내주실도 있겠네요.
그러니 여러분 일단 너무 기대는 하지 말아주세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JAZZ는 가난하고 소박한 사람들에 의한, 그들을 위한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참가비에서 몇천원씩 더 받으면 되겠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매 공연을 world peace를 위해 바치는 찰리헤이든이나.
마음씩 넉넉한 오스카 피터슨 할아버지등은 이런 취지가 있으면 기꺼이
동참해주실 분이시니. 아시는분 수소문 해서 연락좀 해주세요
히히^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농담스럽다. 하지만 기대없이 보낸 메일에 답장이 도착했다. 모두 뜻깊은 자리에 함께 하겠다는 승낙의 내용이었다.
운영진들과 논의를 거쳐 2월 매주 토요일에 재즈 음악 감상회를 열게된 이 동호회 회원은 무척 뿌듯해 하는 분위기다. 모두 자발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장난 삼아 메일을 보내고, 그 메일에 호응하고, 또 장소를 섭외해 함께 모여 서로가 좋아하는 재즈라는 음악을 듣는다는 일련의 과정이 가히 '재즈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재즈 동호회 운영진인 닉네임 피노키오 님은 "재즈 음악 감상회는 재즈를 좋아하거나 혹은 궁금한 사람들을 이어주는 소통의 자리"라며 "열린 행사이므로 동호회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쓰나미 피해는 우리에게 돕는다는 기쁨을 주었고, 특히 한두달에 한번씩 마련하는 정기 음악 감상회를 집중적으로 열 수 있게 해주었다.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지구촌 가족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구촌가족을 돕기 위한 취지의 모임을 함께 이끌게 되어 즐겁다"고 말한다. 자발적 동기에서 나온 순수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려면 재즈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음료와 장소대여료를 포함한 회비 5000원만 있으면 된다. 장소는 홍대 애비로드(ABBY ROAD)(02-322-2887). 난민돕기 성금 모금은 모금함을 돌려 원하시는 사람에 한해 받는다.
아래는 2월 재즈 음악 감상회 프로그램 안내
첫번째 음감(음악감상회를 줄여 동호회에서는 이렇게 부른다.)
재즈 평론가 성기완의 "빅스 바이더벡과 시카고 재즈"
일시 : 2005년 2월 5일 토요일 오후 3시 30분 ~ 5시 30분
약력
현재 록밴드 "지하철 3호선" 리더
저서 - 재즈를 찾아서(문학과 지성사), 시집 / "쇼핑갔다 오십니까"(문학과지성사)
시공 디스커버리 문고 29번 "재즈 그 원초적 열망의 서사시"옮김 외 다수
그는 지난 1월 이 동호회에서 재즈피아니스트 "몽크"음악 감상회를 열은 바 있다.
두번째 음감
"BY THE MEZZO, WITH THE MEZZO, FOR THE PEOPLE"
2005년 2월 둘째주 13일 일요일 오후 3시 30분 ~5시 30분
동호회 구성원이 마련하는 음악 감상회.
재즈 CD.DVD 함께 나누어 듣고 싶으신 분들 가져와서 맘껏 들려주는 시간.
꼭 재즈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참가자들은 잠을 자도 되고 춤을 춰도 된다.
세번째 음감
재즈 칼럼니스트 황덕호의 "BILL EVANS의 삶과 음악에 대하여"
일시 : 2005년 2월 19일 토요일 오후 3시 30분~5시 30분
약력 - 현재 KBS표준 FM 93.1 재즈 수첩 진행(매주 토.일 10시~12시)
저서 - 그남자의 재즈일기 1.2(돋을새김)
빌 에반스 - 재즈의 초상, 현대 예술의 거장 1(을유문화사)옮김.
2004년 12월 홍대 입구에 대한민국 최초의 재즈 전문 음반 매장 after hours 개점
2004년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 황덕호의 "아이 러브 재즈"강사
네번째 음감
EBS SPACE "공감"음악감독 하종욱의 "유럽 재즈 - 새로운 재즈의 발견"
일시 : 2005년 2월 네째주 27일 일요일 오후 3시 30분 ~5시 30분
약력
* 음반 제작
이정식 <화두>, 이성원 <동쪽산에>,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한대수 <고민>, 김도균 그룹
<정중동>, 이우창 <나없는 나>, 한대수 (Live- The Last Concert) 제작, Triologue( 3월 출시 예정)
* 프로듀서
이주한 (Miles Songbook), 신영옥 (My Songs), 시크릿 가든 (Ultimate Secret Garden)
레이디스 토크 (Ladies Talk) 프로듀서
* 방송, 강의, 재즈 원고 기고
KBS TV <재즈 클럽> 음악 감독, 현재 EBS SPACE <공감> 음악 감독
수원여대 대중음악과,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 음악과 출강
<객석>,(MM Jazz),<복스>,(The Proud)에 재즈 칼럼 기고 중
역시 지난해 이 동호회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던 "찰리헤이든"음감을 진행한 바 있다.
왠지 짧게 느껴지는 2월, 재즈의 선율속에서 지구촌이웃과 함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져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