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갑사 장곡 주지스님으로부터 본격적인 괴목대신제 행사에 앞서 이번 행사의 의미와 바람을 잠깐 들어보았다.
“대동제를 함으로써 주민들이 편안해지고 동네 단합이 잘되고, 사찰과 주민간의 관계도 원만해집니다. 또한 축제를 통하여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가져다주어 인심이 좋아집니다.
중요한 것은 행사를 위한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큰 의미로 사찰과 사하촌의 단합을 함으로써 불교와 토속신앙과 하나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 축제는 새해를 여는 우리마음을 표현하는 대동제입니다. 새해에는 모든 사람들이 아무 어려움 없이 지나가게 해달라는 바람과 교통사고나 질병과 재앙 없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경제가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과 더블어사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마을의 안녕과 민족의 번영을 기원하는 계룡산 갑사 괴목대신제가 11일 오전 11시 30분, 갑사 대웅전과 괴목 앞에서 스님과 마을주민 등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종이위패를 모신 연(가마)과 과일을 담은 연을 들고 대웅전 뜰을 3번 도는 것을 시작으로 괴목대신제가 시작되었다.
이어 연 뒤에 이어지는 긴 행렬은 일단의 풍물패의 장단에 맞추어 대웅전을 빠져나와 약 700m 떨어진 절 입구 용천교에 있는 1600여년 된 괴목(느티나무) 앞에서 스님과 마을 주민 등은 제를 올렸다.
장곡 스님은 마을 안녕과 민족의 번영을 위한 축원문 낭독이 끝나자 마을 주민 및 신도 등은 “괴목대신제”라고 말한 뒤 각자 가지고 있던 축원문을 태우면서 새해의 소망을 기원하였다.
그동안 몇 차례 괴목대신제 제관으로 참여한 이복선(73)할아버지는 “가정의 화목과 건강을 빌겠다”며 “모든 사람들이 각자가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송병근(54) 상가번영회장은 “크게는 국가의 번영과 안정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앞으로도 괴목대신제가 지속적으로 명맥이 이어나가는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신제(노변에서 제사)에서는 교통사고와 질병이 없는 한해를 바라는 축원이 있었다.
이어 또 갑사 괴목으로부터 약 200m 아래 떨어진 도로변 양 옆에 있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 앞에서는 “집안에 화평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는 축원을 끝으로 괴목대신제, 로신제, 장승제를 마쳤다.
점심시간에는 공주시 계룡면 중장1리에서 많은 부녀회원들이 나와 행사 참가자 및 등산객들에게 점심으로 떡국 등을 제공하는 등 봉사에 여념이 없었다.
중장1리 부녀회원인 한순자(46)씨는 “어제부터 이 마을에 많은 부녀회원들이 나와 1500인분의 떡국 등 음식을 준비하였다”며 “작지만 이렇게 땀 흘리며 봉사하니까 마음이 즐겁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오후부터는 전통 놀이마당이 있었다. 어른들은 윷놀이, 널뛰기 등을 하며 모처럼 민속놀이를 즐기며 동심으로 돌아가 자연스럽게 한데 어울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은 모처럼 해보는 투호놀이를 하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오후 행사에는 (사)한국국악협회공주시지부소속 회원 김익세씨 외 9명은 창작품인 사물놀이 난타를 공연하여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사물놀이 난타는 지난해 10월 13일 김익세씨가 창작한 작품으로 항아리, 다듬이 등 우리의 옛 생활용품를 이용하여 공연을 하는 것이다.
난타공연에서 일부 관광객들은 음악에 취한 나머지 어깨를 들썩이며 흥겹게 장단을 맞추어 춤을 추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이날 행사는 볼거리와 함께 오후 늦게까지 노래자랑과 전통놀이를 즐기며 남녀노소 흥겨운 시간을 보냈으며 명실상부한 승과 속의 대 화합의 대동제가 되었다.
덧붙이는 글 | 계룡산 갑사 괴목은 80년대 중반까지 살아있던, 죽은 지는 15년 이상된 고목입니다. 갑사에서는 괴목을 복원하고자 2004년 12월 중에 괴목 옆에 느티나무를 이식해 놓은 상태입니다.
괴목의 부식을 지연시키기 위하여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갑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의 고목이 완전히 소멸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10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