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약 15만명에 이르는 시각장애인과 인터넷의 작은 문자의 해독력이 떨어지는 노인을 위한 이 같은 정보화 접근정책은 지난 1월 5일 소외계층의 웹 접근성 향상을 위한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1.0'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단체표준(정보통신 단체표준 TTAS.OT-10.0003)으로 확정됨으로써 이제 출발선상에 놓이게 됐다.
세계 IT산업의 최고를 달리는 우리로서는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 같은 제도가 만들어져 홈페이지를 제작하거나 웹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만큼은 환영할 일이라고 하겠다. 비록 강제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긴 하지만 말이다.
현재 이외에도 정부차원에서는 소외계층의 정보접근을 위한 사업을 위해 한국정보문화진흥원(KADO)을 통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소외계층은 물론 노인, 탈북자, 인터넷 중독자를 위한 재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장애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접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불편함이 따른다. 이에 일부 정부기관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제공 서비스로 별도의 홈페이지를 구축해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각 기관의 시각장애인 서비스 기능이 통일되어있지 않아 사용자들이 각 홈페이지마다 서비스 기능을 구분해서 활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실례로 각 홈페이지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페이지로 이동하는 방법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로 홈페이지 상단에 별도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동 버튼이 있기는 하지만 키보드의 기능키로 한번에 이동할 수도 있는데 그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용자들로써는 불편을 느낀다는 것이다.
방송위는 F8, 청와대는 F12
우선 대법원(www.scourt.go.kr)의 경우는 ‘F12’ 키, 방송위원회(www.kbc.go.kr) ‘F8’ 키, 청와대(www.president.go.kr) ‘F12’ 키 등으로 다른 데다 대다수 홈페이지에서는 이 같은 기능조차 없어 시각장애인 버튼을 마우스로 눌러야 한다.
이와 함께 시각장애인 홈페이지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문서를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나 글자를 확대해주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하여 사용해야 하는데 농림부(www.maf.co.kr)의 경우는 ‘수다방 확대경’, 특허청(www.kipo.go.kr)은 ‘보이스웨어’라는 실행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실행되지만 많은 경우 별도의 링크를 통해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자동으로 프로그램이 설치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기관의 홈페이지마다 그 실행 프로그램의 종류가 달라 홈페이지를 이용할 때마다 소리와 문자 확대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게 된다.
이 같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국가기관의 홈페이지에는 동일한 응용프로그램이 활용되거나 동일한 기능키를 활용하도록 해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노인들의 수고를 덜어줘야 하지 않을까.
메인 홈페이지에서 시각장애인용 페이지로 이동할 경우 현재 ‘F12’와 ‘F8’로 구분되는 것을 하나로 통일하고 해당 페이지에서 ‘맨 위’, ‘다음’, ‘맨 아래’, ‘메인으로’ 등 각 항목으로 이동하는 기능 역시 키보드의 일정한 키를 이용하는 통일된 표준이 제정되어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접근 편의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