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전교생 500여명밖에 안 되는 충남 부여의 한국전통문화학교 졸업식장. 학교는 작지만 졸업식 풍경은 역시 달랐다. ‘민족자존 문화창달’, ‘온고지신 독신호학’이란 휘장이 무대의 좌청룡우백호를 형성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인상적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졸업생들의 복장을 자세히 보면 한복의 멋을 살려서 디자인 한 것을 입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온고지신(溫故知新) : 옛 것을 알고 새 것을 익힌다.’
졸업생을 위한 공연도 마련됐다. 매화타령과 거문고, 아쟁 등의 축하연주도 다른 졸업식장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졸업생은 전통조경학과, 문화재관리학과, 전통건축학과, 전통미술공예과 등4개 학과에서 34명. 2회 졸업생을 배출한 전통문화학교는 백제의 고도인 부여군 규암에 지난 2000년 3월에 개교했다. 교육인적자원부 소속이 아닌 문화재청이 설립한 4년제 국립대학교다. 전원 기숙사생활에 수업료는 일반국립대학의 70% 수준이다.
이 학교의 졸업생들은 국립중앙박물관, 전통조경업체, 국립문화재연구소 등과 일반대학교의 대학원으로 진출하여 5천년 역사의 전통을 지키고 창달하는 일을 한다. 21세기에는 문화가 힘인 시대라고 한다. 이 학교를 졸업하는 사람들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해본다.
4만8천 평의 대지에 지어진 현대식건물과 한옥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는 캠퍼스는 봄날 고궁에 온 것 같은 푸근한 기운이 감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