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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하면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이른바 ‘남대문경찰서 기자 사건’이다. 나로 하여금 오마이뉴스에서 어떤 가능성을 발견하게 하고 매료되게 만든 게 바로 그 사건이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가 창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로 기억한다. 당시 한 방송국 기자가 남대문경찰서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라디에이터에 묶이는 수모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른 기자에 의해 이 사건은 ‘경찰의 인권 유린’ 운운하며 세상에 알려졌고, 관련 경찰 3명은 감사과의 조사를 받은 뒤 다른 곳으로 전보조치됐다.
문제가 커진 것은 이렇게 전보조치된 경찰 중 한 명이 대학학보사에 다니던 아들의 도움을 받아 ‘법 위에 군림하는 기자’라는 제목으로 사건 당시 상황을 인터넷에 올리면서부터.
이 글에 의하면 해당 방송국 기자는 이날 술에 만취된 채 남대문경찰서로 들어와 ‘출입기자도 몰라본다’며 컴퓨터와 팩시밀리를 때려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고, 이 같은 난동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갑을 채웠다는 것이었다.
이 글이 오마이뉴스 등을 통해 세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자 해당 방송국 기자는 ‘경찰서 집기를 때려부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경찰이 수갑을 채우는 인권유린을 자행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수갑을 채웠기 때문에 난동을 부렸다는 것이었다.
이 때부터 한동안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식의 논쟁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오마이뉴스는 다른 기성 언론들과는 달리 ‘동업자’를 두둔하지 않았고, 결국 기자가 난동을 부린 게 먼저라는 사실을 밝혀내는데 앞장섬으로써 자칫 억울한 누명을 쓸 뻔했던 경찰들을 구제했다.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나름대로 생각을 바탕으로 몇 마디 말을 거들기도 했던 나는 이를 통해 오마이뉴스의 가능성에 대해 큰 믿음을 갖게 됐다. 기존 언론을 통해서는 내기 힘들었던 힘없는 자의 목소리를 힘을 실어 담아낼 수 있는 좋은 그릇이라는 판단이 들었던 것이다.
그 믿음은 적중했고, 지난 5년간 오마이뉴스는 많은 일들을 해왔다. 과거에는 이른바 메이저라 불리는 몇몇 언론사들이 독점하다시피 해왔던 언로를 좀더 많은 보통사람들의 몫으로 열어줬고, 엠바고니 오프 더 레코드니 해가며 몇몇 사람들끼리만 정보를 공유해오던 관행을 깨는데도 적지않게 일조를 했다.
처음 그렇게 시작해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오마이뉴스가 앞으로도 더 많은 힘없는 보통사람들의 편에 서서 이들의 낮은 목소리를 좀더 크게 대변해주는 도구가 돼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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