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절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옛날 하늘나라에서 옥황상제가 아끼는 신조(神鳥) 한 마리가 인간세상으로 도망을 치자 옥황상제가 노하여 정월 보름에 인간 세상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라는 명령을 내렸다.
당시 옥황상제에게는 마음씨 착한 공주가 있었는데, 옥황상제의 명령을 들은 공주는 인간들을 불쌍히 여겨 이 사실을 인간세상의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다.
부랴부랴 대책에 나선 인간세상의 사람들은 한 노인의 의견에 따라 정월 14일, 15일, 16일에 집집마다 등을 달고 폭죽을 터뜨리며 모닥불을 피웠다.
보름이 되어 옥황상제가 대군을 이끌고 하늘에서 내려오면서 보니 이미 인간세상은 불바다가 되어있었다. 이미 불바다가 된 것을 본 옥황상제는 그냥 돌아가 버렸고 덕분에 재산과 생명을 무사히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로 사람들은 정월 대보름이 되면 등을 달고 폭죽을 터뜨려 불바다가 된 것처럼 꾸몄다고 한다.
중국의 원소절과 우리 정월 대보름의 공통점
모든 풍습은 세월 따라 변하게 마련이지만 언제부턴가 중국사람들은 정월대보름을 '밸런타인데이'라고도 부른다. 이 날 처녀들은 달 밝은 강가에 나가 좋은 사람에게 시집가게 해 달라고 빌며 오렌지를 강에 던진다.
그런데 요즘은 또 다른 풍습이 생기고 있다 한다. 젊은 남자들이 강 상류에서 전화번호를 적어 강에 띄워 보내면 아래쪽에서 오렌지를 강에 던지던 처녀들이 그것을 건져 서로 연락하여 인연을 맺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절기가 같고 또 각 절기별 풍습 또한 비슷한데 유독 정월대보름만은 전연 공통점을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두 나라 정월대보름의 유사점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자료를 찾을 수 있었다.
신라시대 때부터 정월대보름은 일 년 중 처녀들이 공식적으로 나들이할 수 있는 유일한 날이었다고 한다. 그 나들이는 탑돌이를 위한 것이었는데 미혼의 남녀가 탑을 돌다가 마음이 맞으면 사랑을 나누는 그런 날이 정월대보름이었다.
여기서 비롯해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났으나 사랑을 이루지 못하여 병이 난 처녀들의 상사병을 '보름병'이라고 불렀고, 이 풍습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내려오게 되었다. 특히 원각사의 탑돌이는 매우 유명하여 세조 때는 풍기가 문란하다고 금지령까지 내린 일이 있다고 한다.
이런 자료에 의하면 정월대보름이 '연인의 날'이었던 모양이고 중국의 정월대보름 즉 요즘의 밸런타인데이와 우리의 탑돌이는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것 같다.
이 참에 상업적으로 시작되어 초콜릿을 돌리는 서양의 밸런타인데이 대신에 정월대보름을 우리의 연인의 날로 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