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지난해 9월 1일 정기국회를 시작하며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가 국회 기자실에서 `특권없는 국회, 참여국회, 정책국회, 깨끗한 국회`를 기조로 17대 국회개혁 기조와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치자금이 부족하다고? 국민들 사이에서는 국회의원 얼굴의 기름기와 어깨의 힘을 더 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동당은 논평에서 "돈이 부족하면 보다 소탈하고 서민과 가까운 국회의원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며 최근 정치자금법 완화 흐름을 일축했다.

민주노동당 역시 예산 부족이 매해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19일 중앙위원회에서는 중앙당 활동비와 국회의원 입법활동비가 40% 삭감됐고, 최고위원 활동비도 20% 삭감됐다. 임금은 삭감되지 않는 동결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초 예산안 논의 과정에서 일부 보좌관들의 월급이 삭감되자 보좌관협의회가 "월급 반납을 하지 않겠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의원실에서는 대부분 "돈이 많으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겠지만 올해는 후원회 사업을 보강할 예정이고 재정부족으로 인해 의정활동이 크게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별히 아끼지 않아도 불필요한 지출만 하지 않으면 경비가 남는다"고 말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짠돌이' 운영법

빠듯한 예산을 아껴쓰기 위해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지역에 방문하면 대부분 당원들 집에서 잠을 잔다. 최순영 의원은 지난 1월 독일의 유럽 지역위원회 방문에서도 당원들 집에서 '홈 스테이'를 했다. 당원 집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모텔을 이용하고, 행사에 초청한 주최측이 미리 방을 잡아두지 않는 한 호텔을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해외에 나갈 때 당연히 이코노미석을 끊는다. 퍼스트 클래스와 이코노미의 가격차이는 3∼4배에 달한다. 지난 1월 브라질 세계사회포럼을 방문한 심상정 의원은 마침 같은 시기 브라질에서 열린 APEC 후속조치 점검 등을 위한 의원 방문단에 참여해 200만원대의 비행기값을 아낄 수 있었다.

대신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의정활동을 위해서는 보좌진과 당 정책연구원을 '풀 가동'한다. 대부분의 보좌진이 정책수행을 맡고 의원실에 따라서는 보좌진 전원이 정책 테스크포스를 꾸린 경우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른 당 의원의 보좌진이 따로 활동비를 받아가며 운전만 하는 반면, 민주노동당 보좌진에는 '운짱'이 없다.

국회의 이런저런 지원비도 의정활동의 재정으로 활용된다.

심상정 의원실은 지난해 소속 상임위인 국회 재경위원회에서 토론회 개최비용 350만원을 지원받았다. 상임위는 의원 모두에게 150만원을 지원하는데 다른 상임위원들이 이를 다 쓰지 않아 남은 전체 비용 중 200만원을 더 받아낸 것이다. 또한 심 의원실은 차량지원비(유지비 80만원, 기름값 30만원) 등의 경비도 아껴서 정책지원비로 사용한다. 의원 차량이 소형인 아반떼여서 가능한 일이다.

소형차 아반떼로 차량지원비 아끼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다른 당 의원에 비해 돈을 아낄 수 있는 가장 큰 항목은 지역구 활동이다. 비례대표 의원이 많지만, 지역구 의원들 역시 지역 주민에 대한 선물은 물론 주민 경조사에 화환이나 조화를 일체 보내지 않는다.

조승수(울산 북구) 의원실 보좌관은 "주민들과 지역 당원, 노동조합, 사회단체를 더 많이 만나 '몸으로 때우는' 식으로 지역활동을 하고 있다"며 "당 지역조직이 있으니까 별로 돈이 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방식의 지역활동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크지만 다른 의원들이 돈쓰는 방식으로 지역구 관리를 한다고 해서 신경쓰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노회찬 의원은 "한 초선의원은 자기 돈을 들여 15명의 보좌관을 두고 있는데 이 사람들이 의정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지역관리활동을 하더라"며 "한 중진 의원은 매달 조화 값으로만 400만원을 쓴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노 의원은 "고비용 정치로 하려면 3억도 부족하고 발로 뛰어 돈을 만들어야 저비용정치가 가능하다"며 "이 제도에 맞게 정치행태를 바꿀 것인지 줄줄이 비리혐의로 검찰에 잡혀간 예전 시절로 돌아갈지 선택할 때"라고 강조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