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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인사들은 광화문 촛불시위가 불법이라는 판결은 대법원의 사대근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기에 결코 수용할 수 없으며 "전국민의 가슴속에 살아 숨쉬는 촛불행진의 명예를 회복하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불평등한 소파협정의 개정과 자주권 회복을 위해 투쟁할 것"임을 다짐했다.
각계인사들은 광화문 촛불시위가 불법이라는 판결은 대법원의 사대근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기에 결코 수용할 수 없으며 "전국민의 가슴속에 살아 숨쉬는 촛불행진의 명예를 회복하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불평등한 소파협정의 개정과 자주권 회복을 위해 투쟁할 것"임을 다짐했다. ⓒ 이민우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미선이, 효순이 추모 촛불행진은 이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새로운 집회문화의 지평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은 바 있습니다. 400여일동안 하루도 쉬지않고 연인원 5백만명이 참가한 촛불행진이 어떻게 유죄일 수 있단 말입니까."

미군 장갑차에 치어 숨진 고 심미선·신효순양 추모 촛불집회를 개최해 집시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여중생 범대위 김종일 집행위원장(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에게 대법원이 유죄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강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통일연대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 30여명은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고 심미선·신효순양 추모 촛불집회가 이어졌던 장소인 광화문 교보문고 앞은 이른바 '살인 미군'에 대한 분노보다도 더 큰 대법원을 향한 울분과 분노 속에서 진행됐다.

각계인사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광화문 촛불시위가 불법이라는 대법원의 최종판결은 대법원의 사대근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 성토한 뒤, "대법원의 몰역사적이고 국민감정을 반영하지 못한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각계인사들은 "대법원이 그렇게 강조하던 우리 법이 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의 한을 풀고 당당한 나라로서의 소명을 다했다면 그 어느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왔겠는가"라며 "소파협정(SOFA, 한미주둔군지위협정)의 개정과 살인미군 처벌을 요구한 촛불행진은 자신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정치권과 정부당국 대신 자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국민의 정당한 항거"였음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중생 범대위 상임대표였던 홍근수 목사는 "당시 집회신고를 하려해도 경찰이 추모행사이기 때문에 신고가 필요없다고 했고 오히려 격려했던 기억이 난다"며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집회나 역사적인 6월 항쟁이 유죄라는 판결이 내려진 바 없는 데 어찌 여중생 추모 촛불만 유죄일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여중생 추모 행사는 모든 국민들이 분노에 따라 자발적으로 참여한 역사적인 행사였습니다. 그렇기에 억울하게 죽은 여중생의 한을 풀고 불평등한 한미관계 개선을 요구한 평화적 촛불집회에 유죄의 딱지를 붙인 대법원의 판결에 국민 어느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민주노동당 최규엽 최고위원은 "촛불집회를 통해 많은 국민들이 미군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어떤 처지에 있는 지 깨닫게 되었다"고 강조한 뒤,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한미소파개정에 서명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이 정부에서 촛불대행진을 유죄판결 할 수 있는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사법부의 수준과 대법관들의 의식수준, 양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거예요. 대법원은 젊은 판사들이 집단적인 의견 제시에 대해선 처벌해야 한다고 해놓고 자기들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면 안된다는 정치적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법관들을 싹 다시 뽑아야 합니다."

'광화문 할어버지' 이관복씨는 "촛불시위는 민족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분노의 뜻을 밝힌 정당한 행동"이었다며 대법원의 유죄 판결을 성토했다.
'광화문 할어버지' 이관복씨는 "촛불시위는 민족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분노의 뜻을 밝힌 정당한 행동"이었다며 대법원의 유죄 판결을 성토했다. ⓒ 이민우
촛불시위와 관련 50만원의 벌금형을 받고 항소 중인 '광화문 할아버지' 이관복씨는 "만일 대법원 판사의 딸이 희생됐을 때 우리 민족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심정이었을지 묻고 싶다"며 "자기 딸의 죽어서 항의하는 촛불시위에도 유죄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대법원의 유죄 판결을 거세게 비난했다.

"올해는 분단 60년이자, 미군이 강점한 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아직 이땅은 미군의 천국이자 낙원이란 말이예요. 난 미국을 욕하기 전에 우리 주위에 널려있는 더럽고 추악하고 비겁한 자발적 노예의식부터 버려야 합니다. 우리 민족의 분노로 대법원을 부수고 싶은 심정입니다."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김종일 사무처장은 "대법원은 살해 미군 처벌과 소파 개정을 요구한 것에 대해 순수한 관혼상제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기에 유죄라 주장했다"며 "미국에 굴종하는 정부의 사대정책에 편승한 판결에 불복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민족의 자주를 지키고자 떨쳐나선 국민들의 힘과 도도한 역사적 흐름을 되돌리려는 사법부의 반역사적, 반민족적 판결에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여중생 사건 관련 수사자료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가 고법에서 승소해 대법원의 판결이 남았습니다. 반드시 재심을 청구해 무죄임을 입증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중생 추모 촛불집회와 관련 유죄판결을 받아 재판을 진행중인 인사들이 앞으로 나와 유죄판결 '딱지'를 떼어내고 있다. 촛불집회는 결코 유죄일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다.
지금까지 여중생 추모 촛불집회와 관련 유죄판결을 받아 재판을 진행중인 인사들이 앞으로 나와 유죄판결 '딱지'를 떼어내고 있다. 촛불집회는 결코 유죄일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다. ⓒ 이민우
한편 각계인사들은 앞으로 대법원의 판결에 항의해 촛불행진을 열고, 헌법소헌 등의 대응을 펴 나가기로 결의했다. 아울러 오는 6월 13일엔 고 심미선·신효순양 3주기 추모대회를 범국민적으로 개최하여 평택미군기지 재배치, 불평등한 소파협정 개정 등을 위해 힘을 모아낼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신문[참말로](www.chammalo.com)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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