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묵었던 산장에서 광동성 광주에서 온 '럭키'라고 불러달라는 한 광동총각과 같이 식사하던 중에 산장주인이 내온 중국 동치미입니다. '신무'라는 광서성, 호남성에서 즐겨 먹는 무 초절임은 무에다 식초와 설탕을 넣어 만들지만 이 산장주인이 내온 '신무'는 한국동치미와 정말 맛이 하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주인이 내온 고추를 먹다가 꽤 맛있어서 주인을 재촉하여 광까지 따라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무도 먹어봤는데 정말 1년만에 먹는 맛이었습니다(제가 현재 중국 산동성 유방에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의 요리들은 정말 한국의 맛과 닮았습니다. 단지 비슷한 밭작물, 기후, 지형 탓일까요? 아니면 과거 '백제인'들이 남긴 맛일까요? 웬 뜬금없는 '백제'가 나오냐고요?
먼저 아래 사진 정중앙에 중국 광서성 지도가 있는데 '전주(全州)'라고 나옵니다. 보이나요? 같은 '전주'라는 지명 때문에 '백제'로 비약한 건 아닙니다.
몇 년 전 KBS 전주방송국에서 만든 '중국 속의 전주'라는 프로그램을 보고나서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 전주는 한국 전주와 근처 산이름도 전부 똑같습니다. 역시 광서성 남녕(南寧) 근처에는 백제허(百濟墟)라는 옛 백제인이 만든 성터도 있다고 합니다.
프로그램 내용은 중국역사기록에 나온 중국내 백제에 관한 내용과 유적입니다. 우리들이 배우지 못한, 우리들이 스스로 무시해 온, 아니 무관심하게 대해 온 백제의 흔적은 중국내 꽤 많이 있습니다(저도 다시 보고싶습니다. 여러분들도 KBS 시청자 의견란에 재방요청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만약 호남성 형양(衡陽)에서 광서성 계림을 통해 가신다면 중국내에서 가장 한국과 닮은 지형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과거 백제인들은 아마 한국과 가장 닮은 이 지역을 선택했을 겁니다(이건 제 사견입니다).
백제인들은 과연 언제, 어떻게, 왜 이 먼 곳까지 왔을까요? 잃어버린 백제를 찾아서…. 먹는 얘기하다가 옆으로 좀 샜습니다(저는 중국배낭여행가지 역사가는 아니기에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해량해주시길)
이 지역은 '날아다는 건 비행기 빼고 네 발 달린 건 의자만 빼고 다 먹는다'는 광동성옆이라서 그런지 정말 다양하게 먹더군요.
윗 사진은 '고슴도치'입니다. 애완용은 아닙니다.
개구리 다리인줄 알고 시식해보려다 두꺼비라고 해서 질겁을 했습니다. 옆의 광주총각은 '광동성 광주'에서는 한 근(필자주: 중국은 한 근이 500g)에 15원한다고 친절히 알려주더군요(필자주 2005.2월 중국원 1원 = 한국원 130원정도).
위의 두꺼비는 한 마리에 '20원'달라고 하더군요. 구경만 했습니다. 앗! 잊어버릴 뻔했는데 주인이 내온 한국 동동주(?)입니다.
밥풀이 보이시나요? 맛은 동동주보다는 동치미국물에 소주를 탄 듯한 개운한 맛이었습니다. 역시 동동주처럼 단 맛도 좀 있고요.
마지막은 용승에서 발견한 '말린 쥐고기'입니다. 한마리에 '15원'부르기에 간다고 하니까 '10원'으로 내리더군요. 용기있는 분은 한 번 새로운 미각에 도전해보시길. 저도 이번 여행에서 '말고기'를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는데. 쥐고기는 차마…
오늘 이야기 주제는 '중국의 동치미'였는데 '중국인의 다양한 입맛'으로 약간 변질된 것같군요. 좀 산만한 건 제 문장이 짧은 탓입니다. 나머지 내용들은 앞으로 나올 제 여행기를 봐주시길.
산동 유방에서
자칭 중국배낭여행전문가
기마민족 자티 올림
덧붙이는 글 | 1. 이 글은 2005년 2월 3일부터 20일까지 호남성 장사(長沙) > 남악 형산(衡山) > 광서성 계림(桂林) > 양삭(陽朔) > 용승(龍勝) > 삼강(三江) > 호남성 봉황고성(鳳凰古城)> 장사 > 악양(岳陽)을 둘러본 여행기입니다.
2. '인터넷 한겨레-차이나21-자티의 중국여행' http://ichina21.hani.co.kr/과 제 중국여행동호회http://www.jalingobi.co.kr/ 에도 올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