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처럼 여겨졌던 대학생들의 강의교재 무단복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복사전송관리센터는 2일부터 일선 기관들과 해당 공무원, 검찰, 경찰 등과 함께 강의교재 무단복제에 대한 합동단속을 시작했다. 또 일부 출판사는 대학가의 불법복제 풍토를 개선하기 위해 교재용 보급판 출판과 함께 불법 복사 반대 캠페인에 나섰다.
대학가 강의교재 무단복제는 관습처럼 공공연히 행해져왔다. 특히 강의교재가 지정되는 3월과 9월 대학가 복사점은 수강교재를 복사하려는 학생들로 성황을 이룬다.
이와 같이 대학가에 불법복제가 판치게 된 이유는 ‘교재구입에 따른 경제적 부담감’때문. 필자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교재를 구입하지 않고 복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교재 구입비의 40%정도면 복사와 제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자와 같은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은 “책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라며 “책의 질을 낮춰서라도 책값을 내려야한다”고 불법복제를 옹호했다. 이어 그는 “진도도 얼마 나가지 않는데 비싼 책사기 싫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학생은 “지성인이라 할 수 있는 대학생들이 책을 불법 복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술값은 아깝지 않고 책사는 돈은 아깝다고 말하는 대학생들을 보면 한심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의 한 관계자는 2일 필자와 전화인터뷰에서 “서적의 복제 허용비율은 전권 기준 10%라고 법률로 정해져 있다”면서 “이 범위 이상 복제했을 경우 불법 복제로 간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작권에 대한 의식이 확대돼야 하는데 점차 약화되고 있다”면서 “한국이 지식국가로의 위상 정립을 하기 위해서는 서적의 불법복제를 꼭 막아야한다”라고 주장했다.
대학가의 불법복제와 관련 신문방송학 관련 서적을 출판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북스>는 지난달부터 언론학 관련 서적 중 34종을 교재용 보급판으로 새로 펴내기 시작했다.
교재용 보급판은 평균 정가 2만원선인 교재 가격을 8500원으로 낮추고 판형과 활자는 정본의 85% 크기로 줄여서 판매한다. 단, 표지 윗부분에 ‘교재용 특별 보급판’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또 이 회사는 교재용 보급판 출간에 맞춰 ‘불법 복사는 책과 출판과 지성을 죽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전국 대학에 배포, 불법 복사 반대 캠페인도 함께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전정욱 <커뮤니케이션 북스> 팀장은 “신문방송학 관련 서적들을 교재로 쓰는 대학생들의 교재 구입비율이 30%여서 자체조사를 실시했는데 교재를 구입하지 않은 주된 이유가 가격이 부담스러워서였다”면서 “전문출판사로서 학생들이 교재를 구입해 공부 할 수 있도록 교재용 보급판을 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보급판 출간은 불법 복제가 아닌 정당한 방법으로 서적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 | "전권 기준 10%이상 복사하면 불법복제" | | | 2일,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 관계자 인터뷰 | | | | - 서적 불법 복제에 대한 단속에 나선다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
“서적의 복제 허용비율은 전권 기준 10%라고 법률로 정해져있다. 이 범위 이상을 복제하는 경우는 불법복제로 간주한다. 오늘(3월 2일)부터 대대적인 합동 단속을 시작했다.
이 합동단속은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가 위임을 받아서 하는데 3월과 9월 등 학기 초에 불법복제가 심할 것으로 보고 지역 기관, 공무원, 검찰 경찰의 협조를 받는다.”
- 이번 합동단속에서 적발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
“일반 복사점이 10%이상 복사하다가 적발된 경우 확인서를 받는다. 이후 출판자나 저자의 동의를 받아 고소를 하게 된다. 고소를 하면 재판 절차를 밟게 된다. 지금까지 많은 과태료를 물거나 처벌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 복사점이 영세업자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에 대한 의식이 확대되어야 하는데 점차 약화되고 있어 우려된다. 저자에 대한 보호나 한국의 지식국가로서의 위상 정립을 위해서는 서적의 불법복제를 꼭 막아야 한다.”
- 대학생의 입장에서는 교재 구입비용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불법 복제 근절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상당히 근원적인 문제다. 외국처럼 꼭 필요한 부분을 강의록에 요약 해주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책을 분리하여 일정 부분을 강의록을 만들어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학기 초에 교재를 지정하기 때문에 불법복제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교수들이 한 가지 교재를 지정하지 않고 일정부분 발췌해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불법 교재를 막는 한 가지 방안 일 것이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