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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찬 마음을 안고 새봄처럼 다가온 서른다섯 명의 새내기들과 5명의 전·편입생, 그리고 새내기들보다 더 많이 참석한 학부모들과 내빈들을 모시고 풍성하고 정겨운 입학식을 가졌습니다.

▲ 식전행사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이채우 학생
ⓒ 정일관
2학년 이채우 학생의 피아노 연주를 식전 공연으로 하여 시작한 입학식은 새내기들의 양양한 앞길을 염원하는 설명기도로부터 시작하여 정연수 교장 선생님은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근본이 되는 은혜를 발견하며, 마음을 잘 사용하자는 교훈에 따라, 맑고 밝고 훈훈한 학교생활로, 행복하고 풍요롭게 성숙하고 발전하기를 기원한다"면서 입학을 허가한다고 선언하였습니다.

▲ '아름다운 쪽지'와 축하 꽃다발 전달
ⓒ 정일관
이어 새내기들이 입학 전 훈련 때 찍은 사진을 영상물로 시청하는 "원경 새내기들아, 우리 마음을 나누자." 시간에는 부끄러움과 즐거움이 교차하였고, 전 교사들이 새내기들을 떠올리며 따뜻한 환영의 글을 적은 '아름다운 쪽지'를 꽃다발과 함께 전달하는 시간에는 정겨움이 넘쳤습니다. 또한 첫 번째로 신입생 모집 원서를 제출했던 채현수 학생이 새내기 대표로 입학 다짐의 글을 읽으며, 신입생 선서를 대신하였습니다.

▲ 원명학원 장경진 이사장 축사
ⓒ 정일관
새내기들을 축하하는 무대도 가졌습니다. 장경진 원명학원 이사장은 축사에서 "신입생들이 가진 에너지를 잘 활용하여 자신의 미래를 가꾸어나가고 낙오하는 사람 하나 없이 모두 졸업하기를 바란다"고 새내기들을 격려하였습니다. 이어서 정일관 도무가 자작시 <연어처럼>을 축시로 낭송하여, 우리 아이들이 연어처럼 "믿음직한 막무가내"로 또는 "회귀하는 방랑자"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표현하였고, 관악부 학생들이 지도 교사와 함께 나와서 플롯과 색소폰을 연주하여 서툰 솜씨지만 새내기들의 입학을 한껏 축하해주었습니다.

▲ 축하 공연
ⓒ 정일관
교직원 소개 시간도 형식적인 소개와 인사로 그치지 않고, 교사 하나 하나의 소중한 점을 부각시켜 알뜰하게 소개하는 바람에 비록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그것은 원경고등학교에서 대안교육을 혈심 정성으로 실천하고 있는 교사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의 표현이었습니다.

▲ 교직원 소개
ⓒ 정일관
입학식을 모두 마치고 학부모들은 다시 모였습니다. 종합 강의실을 가득 메운 학부모들의 교육 열기는 어느 해보다 뜨거웠습니다. 담임 시간을 통해 학교 교육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해소하고, 학부모로서도 불안과 걱정을 달래는 자리였습니다.

일반 학교와 달리 입학식을 끝내고도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갈 수 없는 기숙사 학교이다 보니, 아이들을 두고 가는 마음이 못내 아쉬워 눈물짓는 부모도 계셨는데, 과연 아이가 공동체 생활을 잘 해쳐나갈 수 있을까? 부모 없이 자립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자녀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다가도 새로운 선택과 도전에 대한 믿음으로 마음을 달래기도 하였습니다. 새로 출발하는 아이들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들의 마음이 이렇게 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와 닿아서 마음이 덩달아 찡해지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입학식을 계기로 부모와 이어져 있던 물리적인 젖줄은 놓고 아이들은 '홀로 서기'의 연습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다만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마음과 정성과 사랑의 보이지 않는 젖줄을 잇대어 함께 이루어나갈 미래가 남아있을 것입니다.

멀리 전북 군산에서 아이를 두고 가는 학부모 한 분은 교무실에 인사를 하러 오셔서, 새내기 입학 전 훈련과 입학식을 보고 느낀 감상을 이렇게 말하고 떠났습니다.

"원경고등학교는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학교입니다."

▲ 2005학년도 새내기들
ⓒ 정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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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의 작은 대안고등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시집 <느티나무 그늘 아래로>(내일을 여는 책), <너를 놓치다>(푸른사상사)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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