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다 사태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대구지역 복지법인 청암재단 문제가 이번 주를 고비로 해결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우선 8일 오후 3시 대구시청, 동구청, 시민대책위, 재단 노동조합이 참석하는 1차 대책위원회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과 대구장애인연맹 등 대구지역 20여개 단체가 참가하고 있는 ‘청암재단 인권유린 및 진상규명과 민주적 운영을 위한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이하 청암재단 공대위)’ 한 관계자는 “청암재단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재단측에서는 기존의 이사진을 교체했고 대구시측에서는 신임 이사장이 참여하는 대책위를 구성하자고 주장했지만 공대위측에서는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청암재단 이사회 자체가 비리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에 의해 새롭게 구성된 이사진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대구시측에서) 대구시, 동구청, 청암재단 공대위, 재단 노동조합이 참석하는 1차 협의를 수정 제안했고, 8일 오후 3시경에 첫 회의가 열린다”고 밝혔다.
9일 KBS ‘추적 60분’에서 청암재단 문제 다뤄
한편 청암재단과 관련, KBS의 관심도 뜨겁다. 대구KBS <화요진단>에서는 지난 2월 22일,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권오일 에바다농아원장, 정기원 대구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복지재단 투명경영,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1시간 가까이 토론을 벌였다.
대구KBS <화요진단>은 “이번 장애인 복지재단 사태와 관련, 관리감독기관인 대구시에 수차례 출연요청을 했고,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했지만 끝내 토론에 참석을 거부했다"라며 관리감독기관의 소극적 자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청암재단 문제는 오는 9일 오후 11시부터 KBS ‘추적 60분’ <어느 재활원생들의 충격증언 "우리는 재단의 노예였다">을 통해 전국에 방송된다.
<추적 60분> 홈페이지에는 이번 프로그램과 관련 “강제노역에 동원된 원생 가운데 자격이 없는 정신지체장애인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이 가운데 사망한 원생은 의도적으로 죽음을 방치했다는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수년 동안 감춰져온 대구 ○○복지재단에서 벌어진 심각한 인권유린 실태와 재단 비리를 통해 우리나라 사회복지 시설 문제를 집중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청암재단 공대위, 민주노총 연달아 집회
한편 청암재단 공대위 관계자들은 지난주에 정부종합 감사팀과 면담을 갖고, 청암재단과 관련된 자료 일체를 제공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공대위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집중적인 감사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구지역의 복지시설에 대한 감사의 폭과 내용을 넓힐 예정이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이번 주에는 대구시청 앞에서 청암재단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청하는 집회가 이어진다. 오는 8일 오후 2시에는 민주노총 장애인특별위원회 김병태 의원과 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와 대구지역 장애인단체를 비롯, 청암재단 공대위에서 주최하는 규탄집회가 있을 예정이고, 이틀 뒤인 10일에는 민주노총 주최로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
청암재단 노동조합은 지난 22일부터 현재까지 동구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고, 청암재단 공대위와 함께 대구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