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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경대학 전 총장 하스미 씨가 쓴 독도에 관해 발언한 내용
ⓒ 김재영
하스미 전동경대학교 총장은 ‘일본정부는 외교를 포기하는 것인가?’라는 글을 통해 “양국은 지금 민족주의에 빠져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가 누구의 땅인지 일본인이 역사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서류상으로 보면 시마네현에 합병된 것으로 되어 있으나 한국과의 합의를 통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왜 시마네현 의회는 이 시기에 그런 결정을 했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일본 정부가 그런 행동(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제정)을 사전에 제지하지 않았다는 것은 외교를 포기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라고 해석했다.

▲ 일본의 대표 우익 만화가 고바야시가 그린 만화 신코마니즘 의 표지
ⓒ 김재영
“현재 일본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은 너무 평화스럽고 배가 불러서 아무 생각 없이 산다. 대동아 평화를 위해 민족의 명운을 걸고 만주, 인도네시아에서 미 제국주의와 맞서 장렬하게 전사한 우리 선조들은 지금의 일본을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다. 나는 일본 젊은이들의 바보 같은 모습을 보고 너무나 분개한다.”

이 말은 고바야시 요시노리라는 일본의 극우 만화가가 그린 <신코마니즘>이라는 책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는 왜곡된 일본 역사 교과서를 집필한 단체의 대표위원이기도 하다.

많은 일본 젊은이들은 독도문제에 대해 모른다. 어디 있는 섬인지 어느 나라와 무슨 이유로 분쟁을 하고 있는지. 일본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네 개의 섬을 놓고, 남쪽으로는 중국과 영해 분쟁을 하고 있다.

그 어느 섬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독도보다 득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내가 아는 많은 일본 젊은이들은 그 어느 것에도 별 관심이 없다. 그들은 독도뿐 아니라 정치, 사회, 역사 등 사회 공동체 제반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요코하마의 내 직장 동료 2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독도문제에 대해 확연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노우에 다키리(26세)

이노우에씨의 취미는 한국말 공부하는 것이며 좋아하는 배우는 배용준.

- 독도의 영유권 문제를 알고 있나?
“최근 언론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전혀 몰랐다.”

- 독도의 영유권 문제에 관해 학교에서 배운 적이 있나?
“없다. 아마 애매한 사실은 책에 싣지 않는 역사 편찬방향 때문인 것 같다.”

- 독도에 관한 보도중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된 부분은?
“배용준의 ‘독도는 한국땅 입니다’라는 발언. 연예인에게 그런 말을 하도록 만든 사회적 배경에 큰 차이를 느꼈다. 아마 그는 무리한 질문에 무리하게 대답한 것 같다. 한국인은 정말 뜨거운 민족인 것 같다. 사실 일본인들은 독도에 별 관심이 없다.”

- 일본인은 왜 관심이 없는가?
“직접 자기 자신과 관계가 없는 일이라 그런 것 아닐까”

-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고 생각하는가?
“일본의 영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거에 대해선 잘 모른다.”

- 일본은 독도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도 영해분쟁이 있는데 그것도 관심이 없는가?
“러시아와의 문제는 책에서 배운 적이 있다. 하지만 관심 없기는 마찬가지다.”

-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정치권의 극우적인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의 얘기는 관심밖이라서….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것은 사실이고 지금까지 여러 번 사과한 것으로 안다. 과거사 문제를 잊어버리는 것도 문제지만 한국인들처럼 너무 떠들썩한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한일관계는 어떻게 될까?
“한국이 많이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이 일본에 문화개방을 한 지 아직 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많은 일본문화가 한국에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들었다. 정부 간의 교류보단 민간 교류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나카무라 노부마사(62세)

나카무라씨는 회사일로 해외출장이 잦지만 한국은 수십 번 다녀왔다고.

- 독도를 알고 있나?
“물론 알고 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승만이 자기 맘대로 영유권을 주장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 한국이 독도를 한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알고 있나?
“‘2차 대전 후 지에이치큐(GHQ)의 기록에도 독도는 오키나와와 함께 일시적으로 일본의 영토에서 제외한다고 기록돼 있으나 단지, 이것은 영토를 확정하는 의미가 아니다’라는 기술이 있다. 이것을 토대로 하여 오키나와 등은 반환 됐으나 독도는 반환되지 않고 있다. 그 통치권은 일시적인 것으로 이제는 한국은 일본에 독도를 돌려줘야 한다.”

- 한국인들이 시마네현의 다케시마 날 제정에 흥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흥분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으로서는 정당한 요구다. 현재 일본에는 러시와의 영토문제가 다케시마보다 더 큰 문제다. 그것도 일본 영토이기 때문에 러시아에게도 정당한 요구를 해야 한다. 내가 태어난 시모노세키에는 옛날부터 한국인들이 참 많이 살고 있었다.

젊은 시절 친한 한국인 친구 중 한 명은 만경봉호를 타고 북한으로 간 친구도 있다. 그들을 생각하면 일본인 친구보다도 가슴이 아프다. 나는 누구보다도 한국인들이 의리 있고 정 많은 민족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독도문제는 그런 것과는 관계 없다. 객관적으로 독도는 일본령이기에 당연한 요구라 생각한다.”

- 고이즈미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 방문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기 조상을 찾아가는 것은 후손들의 당연한 의무이고 정성을 다해서 할 일이다. 그런 것까지 왈가왈부하는 한국과 중국의 태도는 이해가 안 된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바라보는 야스쿠니의 이미지와 우리 일본사람이 바라보는 야스쿠니의 이미지는 다르다. 단지 우리는 선조를 찾아가는 것이다. 그것을 전범을 찾아간다고 말하는 것은 일본인을 무시하는 행위다.”

- 앞으로 한일관계를 위해 필요한 것은?
“우선 한국은 반일 감정을 북돋지 말아야 한다. 일본인들도 과거의 침략에 대해서는 참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을 언제까지 질질 끌고 갈 것인가. 지금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을 모르는 사람들이고 그들에게까지 전쟁 경험 세대들의 나쁜 기억을 넘겨줄 필요가 있는가. 총대를 쥐고 있는 것은 일본이 아닌 한국이다. 일본은 언제든지 한국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한국인들의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또한 반일감정을 자신의 정권 유지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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