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은 지난해 12월 7일 밀양성폭력사건이 발생한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 광화문과 인사동에서 촛불시위와 서명 운동을 벌여 왔다. 지금까지 대국민 호소를 한 지도 무려 4개월째다.
이들은 처음엔 촛불집회 형태로 성폭력규탄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촛불시위는 성폭력법 개정을 위한 서명 중심으로 바뀌었다.
때로는 수십명이, 때로는 서너명이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도 토요일 행사를 거른 적이 없다. 게다가 대검찰청 앞에서 성폭력 규탄과 성폭력법 개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다.
첫 촛불집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성폭력사건을 규탄해 온 한종현(20ㆍ대학생)씨는 전화통화에서 "밀양사건은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기회다. 가해자들의 강력한 처벌도 원하지만 무엇보다 이 기회를 성폭력에 대한 사회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힘들어도 매주 규탄시위와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사회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시시때때로 일어나는 성폭력사건은 한 번의 논의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성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좀더 적극적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것이다"면서 "향후 우리들의 활동은 밀양사건의 종결과 상관없이 성폭력법 개정 서명 운동 등 성폭력관련 제도 개선에 집중할 것이다. 법에 정통한 분들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2일 울산지검은 집단성폭력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밀양지역 고교생 10명에게 최고 징역 장기 4년부터 최저 집행유예 2년 6월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고교생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으로 사회적 충격이 컸으며 공소사실이 인정되는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죄질이 나쁘다"고 하면서도 "청소년이고 초범인 점을 참작"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시 한번 분노했다. 포털사이트의 밀양사건 구형 관련 기사에는 검찰을 맹비난하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 'jazz4444'는 "공소사실이 인정되는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죄질이 나쁘지만 청소년이고 초범인 점을 참작한다고? 초범이지만 악질 범죄며, 범행 사실 부인 하니 최소 10년은 줘야 할 거 아냐. 성폭행 당한 사람은 평생 정신적 고통에서 시달릴 텐데…"라며 검찰의 약한 처벌을 비난했다.
네티즌 '환장부르'는 "겨우 이런 판결 내리려고 언론 공개 안 하고 재수사하고 그 난리를 폈답니까? 정말 너무나 어이없고 개탄스럽네요. 이러니 강간의 천국이라는 소리가 나오죠. 진짜 기분 X같네요. 장기 4년이라… 어이없습니다"며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네티즌 'hldragon'은 "(4년에서 2년 6월 집행유예는) 딱 군대 기간이네. 저 놈들은 결국 일반 남성들과 다를 바 없네. 전과로 군 면제 될 것이고 대기업은 힘들어도 일반 직장은 들어 가겠네… 훌륭한 판결이셔. 젠장 구형보다 선고는 형이 준다는데"라며 검찰의 구형을 비웃으며 판사의 선고에서는 형이 더욱 줄어들 것을 걱정했다.
현재 밀양사건은 경찰에 입건됐던 피의자 43명 가운데 20명은 소년부에 송치되고 나머지는 공소권 없음 등으로 처리된 상태다. 선고 공판은 내달 1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