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충남 아산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던 열린우리당 조종정(43) 후보가 예비후보를 사퇴했다.
조 후보는 후보사퇴를 선언하며 작금의 우리당의 문제에 대해 비판하는 것으로 말문을 연 뒤 정체성 회복 노력 등 우리당을 위한 헌신을 약속한다면 이명수(50·열린우리당) 공천자를 지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조 후보는 4일(월) 오전 11시 온천동 소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위원회의 고뇌에 찬 결정과정을 존중하며 따르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후보사퇴를 선언하며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당의 정체성을 살리는 일이다. 정당민주화의 길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서슴없이 가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국민은 철새정치, 밀실정치, 야합정치를 거부하며 열린우리당의 손을 들어줬고, 정당개혁의 길에 더욱 박차를 가해 전국 시·군·구별로 기간당원들의 손으로 직접 '당원협의회'를 구성했다"며 "이는 과거 정치신인이 중앙당을 기웃거리며 돈을 싸들고 보스를 찾아다니던 돈정치, 보스정치에서 벗어나 자치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봉사하는 정치신인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아울러 정치의 지방분권을 이뤘고, 당원협의회에서 기간당원들이 심판하는 경선을 통해 '상향식 공천'을 함으로써 '당권을 당원에게', '당원이 주인이다'라는 정당민주화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4·30 아산시 국회의원 재선거는 후보선출 방식에 있어 '전략공천'이라는 미명하에 당원과 민심을 외면, 모두가 바람하는 정치개혁을 역행했다"며 "이 때문에 당원협의회의 분노를 사며 낙선운동까지 거론하게 만들었다"고 힐책했다.
하지만 조 후보는 "현 시점에서 지난 일의 책임을 묻기보다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과 정체성을 아산에서 더욱 발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할 때"라며 창당초심으로 돌아가 신명나는 정치, 자발적 참여정치를 만들어 나갈 더욱 강고한 투쟁을 할 것을 언급한 뒤 "이를 위해 이명수 후보가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한다면 지지할 수도 있다"고 사실상의 지지를 선언했다.
조 후보의 이같은 결정은 "아산에 어렵게 뿌리내린 열린우리당이 정체성 논란을 빚으며 당원 간 반목으로 최악의 일로를 걸을 수 있음을 염두, 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측근은 설명했다.
현재 조 후보 외에도 당원협의회 내부에서는 일부 이명수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비치는 당원들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원협의회는 이와 관련한 내부정리를 위해 오후 7시 운영위원회의를 갖기로 했다.
한편 조 후보가 이 후보에게 제의한 건의내용은 ▶열린우리당이 정당개혁의 하나로 이룩한 당원협의회를 통해서 향후 있을 모든 선거에서 '상향식 공천'이 이뤄지도록 적극 동의할 것 ▶정당개혁의 길에 동참하며 전략공천이라는 미명하에 저질러지는 당원을 배제하는 행위는 이번 만으로 끝낼 것 등이다.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조 후보는 "이 후보를 지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낙선운동까지 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역설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4월12일자 게재 예정(박성규 기자는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방송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진연(아산지역언론연대)'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